최병석
한바탕 요란을 떨면 모두들 알아차리겠거니 했다 더위로 피곤하던 여름의 한 나절도 뜨거움의 단물을 쪽쪽 빨아대던 해수욕장의 바닷물도 땅속 아래에 비축해두었던 생명이 바닥날 지경이었던 커다란 산들도
가만히 노닐던 조용함을 휘저었다 그리고 터트렸다 여름은 한숨을 돌렸고 해수욕장도 그 큰 허파속에 차가움을 연신 담아내기에 바빴다 땅거죽을 뚫고 튕겨져 나오던 큰 산들은 입을 쩍쩍 벌려가며 그 태풍을 소화해내었다
한바탕 요란법석후 숨어 있던 가을이 고개를 들고 인사를 청한다 태풍은 이런 꿈을 꾼것일까?
[최병석 프로필] 한빛문학 시 부문 등단. 수원인문학 글판 창작시 공모전 수상. 한빛문학상 수상. 커피문학상 공모전 은상 수상. 삼행시 공모전 은상,동상 수상. 신정 디카시 부문 우수상 수상 강원경제신문 코벤트가든 대상 수상.
<시 감상평 / 시인 박선해> 온 나라가 시끄럽고 난리법석이다. 위험을 알리는 경고도 속속들이 다가선다. 그저 위험하기만 한걸까? 태풍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았다. 그저 겁박하고 힘이 들게 만들려고 그러는것만은 아니고 소소한 생각이 해내지 못하는 큰 꿈이 반드시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적는다. 그 큰 꿈은 아무래도 가을일 터.
<저작권자 ⓒ 강원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선해 관련기사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