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명원천무, 평원으로 향하는 무욕의 몸짓 저...저...

-강현옥 선생의 남명선비춤

박선해 | 기사입력 2021/06/30 [03:56]

남명원천무, 평원으로 향하는 무욕의 몸짓 저...저...

-강현옥 선생의 남명선비춤

박선해 | 입력 : 2021/06/30 [03:56]

          

 

제목: 남명선비춤 안무.연출: 강현옥

남명 조식 선생은 경상 우도를 대표하는 대유학자로 경과 의로써 올곧은

선비정신을 실천하신 분으로 김해 산해정에서 학문탐구와 후배양성에 힘써왔다.

 

남명 선비춤은 이러한 남명의 정신을 이어받고 그 뜻을 기리고자 만든 춤이다.

남명의 원천부를 시조창에 넣어 교육적 의미를 담았다. 시조창을 넣은 선비춤은

남명 선비춤이 최초이다. 춤사위 또한 자기성찰을 위해 지녔다는 성성자

방울을 소품으로 사용했으며 본성을 잊지 않으려는 곧고 강한 춤사위

연결로 전통 무용의 단점을 없엔 대중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춤이다.

 

무용인으로서는 완벽한 신체조건을 갖춘 왕후의 태를 타고난 강현옥 무용연구소

원장이시다. 한없이 행복한 인품을 한 강현옥 선생의 남명원천무를 계발하기까지의

소신을 남명문학창간호(도서출판 신정)에서 다음과 같이 밝힌바 있다.

 

식 선생의 본관은 창녕昌寧,자는 건중健中, 호는 남명南冥이다.

1501년 경상도 삼가현(지금의 경상남도 합천군 삼가면)에서 태어났다.

기묘사화로 조광조趙光祖 죽임과 숙부 조언경이 귀양가는 것을 보고

현실을 직시하게 된다. 한때 의령의 도굴산에서 수학하였으며,

30세 되던 해 어머니를 모시고 김해 탄동炭洞에 있는 처가로 거처를 옮겨

산해정山海亭을 짓고 독서에 힘썼다. 남명은 영남좌도의 이황과 쌍벽을

이루는 영남우도의 학풍을 대표하였다. 오늘날 남명의 생을 뒤돌아보고

그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고자 하는 것은 크게 다섯 가지의 이유가 있다.

 

첫째선생은 임금을 상대로 직언을 서슴지 않는 기개가 있었다. 선생 55

단성현감 시절 척신정치의 폐단과 비리를 통절히 비판하는 유명한

<단성현감 사직소>를 올렸다. 이는 자신의 목숨을 내놓고 임금에게 직언을

한 소로써 공직자의 본분을 보인 예다.

둘째선생은 퇴계의 논변을 입으로만 천리를 논하고 이름을 도둑질하는 행위이며

현실성이 없는 공허한 것이라 하여 비판하였다. 퇴계가성학십도聖學十圖

에서처럼 임금이 덕을 얻는 방법을 점잖게 제시한 데 비해 선생은 훈척정치를

정면으로 비판하였다.

셋째선생은 난세에 벼슬에 나아가 뜻을 펼치기보다 후학을 길러 더 큰 정치를

도모하였다. 진주, 산청, 거창을 비롯한 영남의 인재는 물론 물론 서울의

선비들까지 선생을 좇아왔는데 임진왜란 때 의병장으로 활약했던

홍의장군 곽재우도 그의 문하생이다.

넷째선생은 68세의 노구에도 선조에게 무진봉사戊辰封事라는 유명한

서리망국론胥吏亡國論을 펴 서리의 작폐를 근절할 것을 강력히 주장하였다.

당시 대부분의 학자들이 성리학의 이론에 치우쳐 있는 동안 선생은 말단

서리의 폐해를 지적하였다. 선생은 모름지기 반궁실천反躬實踐즉 학문은

백성의 고통을 해결하고 삶을 영위하는데 실제적인 혜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층의 민중과 함께하는 학문이었다.

다섯째선생은 칼을 차고 다니는 선비였다. 그 칼에는 <내명자경 외단자의

內明者敬 外斷者義>라고 새겨 넣었다. 마음이 밝은 것을 이라 하고

밖으로 과단성 있는 것을 라고 하였다.

선생은 으로써 마음을 곧게 하고 하학下學즉 일상생활을 통해 그 학문이

드러나야 한다는 실사구시의 학문을 견지하였다. 그래서 선생이 성리학을

중시하면서도 현실 생활과 밀접한 천문, 지리, 의학, 병학兵學등의

잡학雜學에 관심을 가진 이유다.

해 전 경남도에서 경남을 대표하는 인물을 선정하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다. 이 조사의 결과 남명은 압도적으로 경남을 대표하는 인물로 선정되었다.

그만큼 남명의 골은 깊고 넓다. 우리가 삶을 영위한는 데는 물적 공간과 정신적

시간이 함께 갖추어져야 한다. 그런 시공이 어우려져야 비로소 문화文化라는

씨앗이 잉태하게 되고, 그 씨앗은 여러 갈래의 예술藝術의 가지를 뻗고 그 한

갈래에서 다시 무용舞踊이라는 꽃이 탄생하게 된다.

 

<남명선비춤>이 탄생 되어야 하는 이유는 앞서 열거했듯이 남명의 정신이

바로 오늘날 우리가 본받아야 할, 우리의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정신이기

때문이다. 나랏님에 대해 직언을 할 공직자가 필요하고, 그의 하학

오늘날 택배노동자에 대한 관심과 다름이 없다. 그가 추구한 실용학문은

오늘날 벤처기업이나 스타트 업산업과 비견할 수 있으며,

코로나19’라는 역병으로 이 어려운 세태에 비추어 그가 관심의 끈을

놓지 않았던 잡학은 오늘날 <방역>이라는 이름과 무엇이 다른가.

 

남명의 정신을 연구 계승하고 학문적 성과를 얻기 위한 다양한 학술적

노력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에 비해 남명 정신을 예술적으로

승화하는 작업들은 여전히 더디다. 한 사람의 정신과 사상을 온전하게

드러내는 작업은 어느 한 분야의 독보적 노력으로만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더군다나 남명 같은 태산의 경우 더욱 그렇다. <남명선비춤>은 이런

차원에서 조심스레 발걸음을 떼 보았다. 선생의 학문과 사상이

오늘날 춤으로 환원되어 재조명되는 것은 참으로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다행히 선생은 가야 땅 김해에서 학문에 큰 뜻을 두게 된 계기를 마련하지

않았는가. 김해 대동면에 산해정을 지어 후학들을 기르고 학문의 대해를

펼쳤던 그 늠름한 기상을, 수백 년이 지난 오늘날 가야 땅 김해에서 무대를

빌려 재현하고자 한다. 이 작업은 애민과 긍휼의 남명 사상을 복기해

오늘날에 되새기고, 나아가 지역민에게 2천 년 가락왕도의 자부심을

더하는 참으로 보람 있는 일일 것이다.

 

부족하지만 천천히 긴 호흡으로 감히 남명의 그림자를 밟아 보려고 합니다.”

라고 근본을 밝히고 있다. 강현옥 선생의 낮은데서 사랑하며 살아가는

귀격의 무용 인생길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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