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민 시인의 늦은 화정畵庭 시환 詩煥

-늦깍이에 그림과 시로 물드는 삶

박선해 | 기사입력 2021/08/03 [11:31]

양승민 시인의 늦은 화정畵庭 시환 詩煥

-늦깍이에 그림과 시로 물드는 삶

박선해 | 입력 : 2021/08/03 [11:31]

 

         양승민 시인. 화가

 

 능소화 

 

        양승민

 

 한 여름의 불볕처럼

총애 받던 생의 절정기에

까닭모를 이별을 당하고도

변명의 기회조차 박탈당한 채

외롭게 살아가는 운명

 

울안에 갇힌 채

혼자 서기도 버거운 몸

절절한 그리움*을 어쩔 수 없어

세상 향해 두 팔 뻗어보지만

속절없이 허공만 더듬는 헛헛한 손짓

 

행여 임 찾아올까

치명적인 유혹의 자태를 간직하고

마음 들킬세라 멋쩍은 웃음 지으며

담장 너머로 수줍게 고개 내밀어도 보고

높은 나무 칭칭 감고 올라

핏발선 눈으로 골목길을 바라본다

 

세상 소문에 귀를 열어두고

영혼까지 탕진하는 외로움을 견뎌보지만

제풀에 지쳐 그믐달처럼 사위어가는 몸

피멍울 든 가슴을 움켜쥐고

툭툭 떨어져가는 가여운 능소화

 

꽃이 떨어진 자리에 혼불이 핀다

 

* 꽃말

* 그림은 작가가 그린 유화입니다

   10P(53.0×40.9)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및 그의 배우자, 직계존·비속이나 형제자매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거나, 이들을 비방하는 경우 「공직선거법」에 위반됩니다. 대한민국의 깨끗한 선거문화 실현에 동참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주간베스트 TOP10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