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석<돌아온 콩트IN고야?>-시베리아 한파

03/09 시베리아 한파

최병석 | 기사입력 2024/03/08 [18:24]

최병석<돌아온 콩트IN고야?>-시베리아 한파

03/09 시베리아 한파

최병석 | 입력 : 2024/03/08 [18:24]

 대만씨는 요즘 신이 났다.

그동안은  마누라 눈치보며 하고 싶던 짓을 꾹 참고 누르고 있었다.

가지고 싶었던 것들도 쏟아질 잔소리가 두려워 참고 또 참아냈다.

그렇게 하는 것이 가정의 안녕과 평화를 위함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직장동료 하세용씨는 달랐다.그는 대만씨하고는 다르게  살고있었다.

하고 싶은 짓거리는  물론이고 사고 싶은 것들도 마누라 눈치에 아랑곳없이 자유분방했다.

대만씨는 세용씨가 궁금해졌다.그러다가 회식자리에서 그가 대만씨 바로 옆에 앉았다.

술자리가 거나해질 때에 대만씨가 세용씨의 생각 문을 두드렸다.

"세용씨!나는 세용씨가 부러워요"

뜬금없는 대만씨의 노크에 세용씨의 입술이 날개를 달았다.

진짜 거짓말1도 없이 세용씨는 술과안주를 들이키는 잠깐의 시간을 제외하고는 쉬지않고

자신의 처세술을 자랑했다.

   술기운에 쏟아져 나온 얘기인즉슨 요약하면 이랬다.

우선 첫번째로 남자에게는 반드시 비자금이 있어야 한다는 것.둘째로는 그 비자금을 확보하고

활용하기까지는 멍청해서는 안되고 비상해야 한다는 것.그리고 마지막 세번째로는 나만의

공간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중간중간에 가끔씩 술이 개입하긴 했지만 세용씨가 대만씨를 사로잡을만한 얘기들이

안주꺼리들과 함께 주변에 널려지기 일쑤였고 대만씨는 그저 주워 먹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대만씨의 실행력에 불이 켜졌다.

그러잖아도 하고 싶었고 갖고 싶었던 것들이 많았었다.그러나 마누라한테 손을 벌리자니

불호령이 떨어질까 두려웠었다.

그러나 이제 방법이 생겼다.세용씨의 회식자리 일타강의가 주효했다.채곡채곡 쌓이는 비자금의 규모는 대만씨의 욕구충족을 위해 쑥쑥 자라고 있었다.그리고 대만씨는 그 어느 때보다도 비상하게 머리를 굴리는 중이다.

여차하면 꼬불쳐놓은 비밀스런 자금을 순식간에 빼앗길지도 모를 일이다.

마지막 세번째 실행을 앞둔 대만씨의 머리는 복잡다단하고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팽배하다.

그런데 대만씨가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집안 어디에도 그를 위한 공간이 없다.비밀스럽게 확보할 공간이란게 몽땅 마누라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

결국 대만씨는 세용씨를 찾아갔다.세용씨가 답을 주었다.

요즘 도처에 개인창고 대여가 활발하단다.비용만 있다면 내가 필요한 공간을 일정기간 맘놓고

사용할 수가 있었다.

대만씨의 머리에 불이 들어왔다.당장 근처의 창고대여업장을 검색하고 또 검색했다.

신기하게도 대만씨의 집 근처에도 있었다."유레카!" 대만씨가 환호했다.

 

   대만씨의 비자금에 굵직하게 살이 오른 날 그가 그간의 꿈꾸던 일을 실행에 옮겼다.

브랜드명이 대문짝만하게 각인된 고급 가죽으로 감싼 골프채셋트가 그의 손에 들어왔다.

아니 정확하게는 그의 공간 속으로 들어와 자리를 잡게 된 거다.

그는 수시로 자기만의 공간에 드나들었다.회사에서 차로 차에서 창고로,그리고는 다시 집으로.....

마누라는 절대 알 수가 없다.그의 개인창고의 존재자체를.

 

  오늘도 친구들과 신나게 골프회동후 저녁식사까지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물론 골프채는 개인창고에 키핑해 두고서.

대만씨는 기분좋게 샤워를 하고 휘파람을 불며 냉장고문을 열었다.갑자기 뒤통수에 서늘한

바람이 느껴졌다.

"여봇!잠깐 나하고 얘기 좀 해욧"

샤워하러 들어가면서 핸펀을 놔두고 간 게 문제라면 문제였다.

자동이체로 빠져 나가던 창고사용료가 잔액부족으로 결제미스가 되었고 이를 확인하느라

전화가 왔었다.이 전화를 마누라가 받게될 줄이야....

대만씨가 떨고 있다.시베리아의 강력한 한파가 도래할 예정이다.피해라,피할 곳도 없다.우얄꼬?

 

▲ 강력한 한파는 우리를 떨게 합니닷 ㅎㅎ




콩트집'콩트IN고야'저자(도서출판 신정,2021,10/15초판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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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시집'먹보들'저자(도서출판 신정,2022,8/15초판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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