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오드리 잡곡>양이 <그레고리 곽>아자씨와 통화를 하였다. <그레고리 곽>아자씨와 로마의 휴일에서 목이 쉬도록 노래를 부르며 밤을 꼬박 새운 날로부터 딱 1년이 지났다. 5만원짜리 사임당 아주머니를 5천원짜리 퇴계 쌤으로 잘못본 죄로< 로마의 휴일>코인 노래방에서 본의아니게 <그레고리펙>아자씨와 노래배틀로 밤을 지새웠었다. 그 때 그일 이후로 <오드리 잡곡>양의 별명이 바뀌었다. 사실 노래방<로마의 휴일>에서의 <그레고리 곽>아자씨와 달콤한 노래 몇 곡으로 분위기를 띄울 참이었었다. 달콤한 노래 몇 곡과 어쩔 수없이 불러대는 수십곡의 지겨운 노래는 분위기가 너무나 달랐다. 그래서 주어진 새별명이<오드리 될뻔>이다. 오드리 햅번과 그레고리펙의 로마시내에서의 알콩달콩한 데이트 장면으로 동화되는듯한 장면에서 삑싸리가 나며 무언가 틀어지는 모양새와 딱 떨어지는 별명이다. <오드리 잡곡>아니 <오드리 될뻔>양은 산에 가는 게 싫다. 아니 어차피 올라갔다가 멀쩡히 내려올 것을 뭐하러 땀을 삐죽삐죽 흘리며 기를 쓰고 올라 가느냐 말이다. 게다가 등짝에는 무얼 또 잔뜩 짊어진 채 지팡이까지 짚고,무겁고 투박한 신발까지 장착하고 힘겹잖은가 말이다.죽어라 산이 싫다고 항변하던 그녀였다. 그러던 그녀가 오늘 <그레고리 곽>아자씨에게 전화를 하였다. 알다시피 <오드리 될뻔>양의 혓바닥은 다른 사람보다 최소1센티이상 짧은 걸로 유명하다. "저 우디 딴에 가지 않을래여?" <그레고리 곽>아자씨가 깜놀했다. "아니 어쩐 일로 산엘 다 가자는겨?" "아니,괜찮겠어?" <그레고리 곽>아자씨는 신이 났다. 이 아자씨야말로 틈만 나면 산에 가는 게 일이었다. 사실 지난 번<로마의 휴일>사건 이후로 노래하느라 목이 쉬었다는 핑계이외에도 매 주말마다 산에 가느라 바빴었던 게 사실이었다. 그랬는데 그랬었는데 산하고는 담을 쌓았다고 느꼈었던 그녀가 먼저 산에 가자고 하다니... '하하 이제 등산의 묘미를 조금 알게 된 것인가?' <그레고리 곽>아자씨는 흥분을 감추질 못했다. 그리고 흔쾌히 그러마고 약속했다. "우리 당장 만나,이번 주말에 만나"
그리고 벌써 주말이다. 그와 그녀 즉 <그레고리 곽>과<오드리 될뻔>양이 전철역 출구에서 만나기로 했다. 산에 오르려면 여기서 대략 30분 정도는 올라야 한다. <그레고리 곽>아자씨는 최대한 <오드리 될뻔>양의 짐을 몽땅 짊어지고 산행의 시작을 맞이하는 중이다. 잘 가다가 갑자기 힘이 든다고 내려 가자고 한다면 낭패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녀의 눈치도 살피고 있는 그였다. 거의 등반의 시작점에 도달했을 즈음에 <오드리 될뻔>양의 걷는 속도가 빨라졌다. "여어,오드리 그 쪽 아니야 이쪽이야!" "그 쪽이 아니라고여~" <오드리 될뻔>양이 향했고 발길을 멈춘곳은 다름아닌 <지리산 산채정식>이라는 간판이 걸려있는 음식점이었다. "딴에 와뜨면 이던고세는 와둬야듀" 사실 산행의 묘미중 하나로 하산 후의 먹는 일을 빼 놓을 수는 없다. 그런데 산을 타기도 전에 먹는 일부터? 그랬다. 그녀는 분명 산에 가자고 했고 그 산에 지금 왔다. 그리고 그 산 입구에 있는 <지리산 산채정식>집에 온 거다. 그녀 <오드리 될뻔>양의 지론이 다시금 돋보이는 순간이다. "아니 어차피 내려올 산엘 뭐하러 기를 쓰고 올라가느냐고요 그것도 힘들게 땀이나 뻘뻘 흘리며..."
<오드리 될뻔>양과<그레고리 곽>아자씨는 그래서 <지리산 산채정식>만 맛나게 먹고 산입구로부터 내려오게 되었다. 원래 <로마의 휴일>은 이렇게 즐기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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