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간의 설레임1

출국, LA, 유니버설스튜디오, 모하비사막, 콜로라도강, 라플린

허필연 | 기사입력 2011/12/04 [17:48]

백일간의 설레임1

출국, LA, 유니버설스튜디오, 모하비사막, 콜로라도강, 라플린

허필연 | 입력 : 2011/12/04 [17:48]
***오늘부터 7일 동안 피려니의 미국 여행기를 올립니다.
백일동안 기록이므로 조금 길어서 7편으로 나누어서 올립니다.

*백일간의 설레임*

차례
1. 여행을 시작하며
2. 미서부 8박 9일간 여행
3. 메디슨에서
4. 시카고에서
5. 밀워키에서
6. 여행을 끝내고

*여행을 시작하며
새로운 무언가의 만남은 설렘으로 시작된다.
낯선 사람과 환경 그리고 익숙하지 못한 문화적 습관...
그런 모든 것들과의 앎을 향한 내 오랜 바램의 날개를 이번 여름 맘껏 펼쳤다.
예정된 이별을 전제로 한 모든 만남은 아름답고 소중했다.
짧은 만남이기에 서로에게 한 점 상처도 남기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그런 만큼 헤어짐은 가슴이 아렸다.
백일을 하루같이 마지막이란 절절함으로 임했다.
짧았지만 그런 생활들이 나를 변화시켰다.
마흔을 넘어 헤이 해진 내 삶의 모든 지루함의 가지가지마다 새싹이 움트고 있다.
여행!!!
이는 듣기만 하여도 설레는 말이다.

*7days before the day
드디어 10년 간 이나 매달 꼬박 꼬박 넣었던 적금을 헐었다.
물론 여행을 위한 환전을 위해서.

방을 치우다 500원짜리 동전을 주었다.
내 머릿속에서는 어느새 500원의 달러가치를 환전 중이다.
후후. 나 자신도 놀라는 민첩한 변신에 웃어본다.

비자, 여권준비를 모두 내 손으로 끝내고 아이들 학교 정리, 짐정리
까지 마치었는데도 일주일이나 출발 시간 이 남았다.
아무튼 나는 떠날 준비가 항상 되어 있는 사람처럼 완벽하고 빠르다.

*2001. 5. 21. 月 00:08시 AM. 맑음
드디어 난생처음 바다를 넘는 해외여행, 그것도 장장 3개월을 기약한 꿈의 여행길이 시작되었다.
준비 기간동안 나와 준성은 얼마나 신경을 많이 썼는지 둘 다 신경정신과 병원까지 다녀왔다.
어째든 그 많은 어려운 여건들을 모두 해결하고 빠닥빠닥한 내 여권에 스탬프 자국을 꽝 꽝 찍고 나와 내 두 아들은 지금 태평양 상공 그 어느 지점 위에 떠서 오렌지 주스를 마시면서 영화를 보고 있다.

*2001. 5. 21. 12시 정오 (타임머신이 따로 있나!)
"drive throw shop and universal studio"
말로만 듣던 날짜 변경선을 지나 왔다.
11시간을 날아 왔건만 다시 21일 12시란다.
타임머신이 따로 있나!!

LA공항에는 약속대로 내 이름이 적힌 피켓을 든 여행사 직원이 나와 있었다.
공항을 빠져 나오자 화끈한 열기가 우리를 반겼다.
익히 듣고 TV를 통해 본 LA에 대한 큰 기대는 없었다.
그렇지만 코리아타운은 더욱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한국의 60∼70년대에나 볼 수 있었던 것 같은 상점 간판들이 더욱 촌스럽게 느껴졌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pick up온 여행사 직원과 목적지를 향해 가면 서 고향 이야기도 나누고 LA의 날씨, 도로차선 이야기 등을 하는데, 갑작스레 울리는 핸드폰!
trouble이 시작되었다.
우리와 같이 여행 할 한 일행이 공항에 남아 있다는 것이다.
기사가 우리에게 양해를 구했다. 덕분에 찌는 LA의 도로 위에서 1시간을 허비했다.
그 결과 한인 식당에서 먹기로 한 점심약속을 놓치고 회화 시간에 배웠던 'drive throw shop'에서 햄버거를 사먹는 체험을 하게 되었다.


*UNIVERSAL STUDIO
'드디어 첫 관광이 시작되었다.'
남의 말을 잘 믿지 않는 나는 설마 했었는데, 그러나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듣던 것 그 이상이었다. 그 규모의 크기와 내용의 진지함에 나는 기죽었고 미국의 위대함을 느꼈다.
특히 '워터월드'쇼는 영화보다 몇 백 배 더 실감났다.
그들의 sincerity(진지함)에 나는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준성과 준호도크게 만족해했다.
준호는 '터미네이터 입체 영상 쇼'에 매료되었다.
준호 뿐만 아니라 그 생생한 장면에 어른들도 소리를 지르며 좋아했다.
'미국에서의 첫 관광 is very good!'
유니버설 스튜디오 방문만으로도 나는 비행기표 값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 유니버설스튜디오 워터월드쇼의 한장면     ©2018브레이크뉴스

*5.22. 09:30 맑음 (모하비 사막, 모하비강, 바스토우, 라플린)
'아! 콜로라도 강이여!!'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 미 LA현지 아주 관광에서 나온 가이드를 따라 앞으로 4 박 5일간 여행을 함께 할 사람들을 버스에서 만났다.
버스는 크고 안락했다. 물론 화장실도 있는.
우리일행의 구성은 미국 동부 쪽에 이민 와 사는 교민들과 그 친척들, 유학 온 자식들을 보러온 부모들, 혼자 무작정 여행 온 40대 아줌마 (전세금을 뽑아서 왔다나), 한의원을 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여행을 떠났다는 노총각 한의사, 우리와 같은 춘천에서 왔다는 남 보기에 어울리지 않는 치과 집 부부, 온가족을 데리고 온 대한항공 직원, 정체 모를 두 아가씨 등 등 이었다.
날씨는 무척 맑았다.
차가 출발하려고 하자 가이드가 바뀌었다.
키가 작고 땅딸한 30대 중반의 남자였다.
가이드가 우리의 목적지가 LA를 출발해서 모하비 사막을 거쳐 중간에 바스토우에서 점심을 먹고 애리조나와 캘리포니아주 그리고 네바다주가 만나는 휴양도시 라플린에 도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막에 대한 기대가 컸다. 뜨거운 열기와 끝없는 모래 사막...
그러나 모하비 사막은 드문드문 작은 풀들이 자라고 있었고, 영화에서 보이던 키큰 선인장 따위는 눈에 띠지 않는 반면 여호수아 나무만이 하늘을 향해 팔들을 벌리고 서 있었다.
그리고 간간이 인공으로 만들어진 숲과 집이 보였다.
가이드 말에 따르면 노인들이 성인병을 예방하기 위해서 습기 없는 사막에 모여 산다고 했다.
참고로 미국의 노인들은 가진 것은 money뿐 이란다.
그들의 대부분은 젊어서 열심히 일해서 세금을 내고 늙어서는 정부에서 주는 연금으로 생활한다고 한다. 그들은 모든 재산을 사회에 기부한단다.
연금만으로도 부족함이 없다고.
그렇게 한참을 달리다보니 풀들도 집들도 사라지고 시커먼 구릉들이 나타났다. 크고 작은 검은 언덕들이 무연탄더미 들이란다. 말로만 듣던 노천 광이었다. 시커먼 노천 탄 지대가 저 멀리 아득히 펼쳐져 있었다.
모하비 사막에 쓸모 없는 땅은 없었다. 물만 주면 언제라도 옥토로 변해 곡식과 나무를 키울 것만 같은 땅. 실제 사막 여기 저기에 사막기후에 맞는 곡물 시험 재배단지가 눈에 띄었다.
사막은 죽은 땅이 아니고 단지 잠시 잠들어있을 뿐, 그야말로 드림랜드였다.
모하비사막 중간에 모하비강이 흐른다기에 사막에 웬 강? 하는 의구심에 정신 똑바로 차리고 창 밖을 주시했다. 한참을 달리다 보니 웅덩이가 파진 곳에 다리가 있고 키가 큰 나무들이 있었다. 그곳에 모하비강이 흐른다 하여 두 눈을 크게 뜨고 보았지만 강은 없었다. 다만 물이 있는 듯한 흔적만이 언 뜻 비칠 뿐... 그러나 그것이 모하비 강이란다. 일년 내내 그 만큼의 땅만 적실 듯한 량의 물이 고여 있단다.
그것은 비가 내려서 생긴 물이 아니라 저 멀리 높은 산의 눈이 녹아 내려 흘러 생긴 물이라고 했다.
그 쇼킹한 모하비강을 뒤로하고 말로만 듣던 콜로라도 강줄기를 따라 드디어 라플린에 도착했다.
콜로라도 강은 미국 남서부를 흐르는 강으로 그 발원지는 로키산맥이며 주로 사막지대인 콜로라도주, 유타주, 네바다주, 애리조나주, 캘리포니아주를 거쳐 멕시코령인 캘리포니아만으로 흘러간단다.
삭막한 사막 한 가운데를 흐르는 그 강물이 그 푸른 강물이 왜 그리 아름답게만 느껴지던지...
라플린은 그 콜로라도 강가에 발달한 수변 도시로 관광, 도박, 휴양도시다.
기온은 화씨 100쯤을 항상 유지하고, 거기다 강에서 오는 습기로 숨쉬기조차 곤란하다.
인공도시인 만큼 정결하고 아름답지만 그곳에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위에 사막지대에 사는 노인들이었다. 노인들이 게임 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그 표정 없는 파리한 얼굴들, 휠체어 무리, 그 광경이야말로 이색적이었다.
우리가 묵을 Edge water호텔 옆으로 짙푸른 콜로라도 강이 흘렀다.
호텔 지하 1층과 지상1층 오락장에서 식사나 게임을 하면서 강을 바라볼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콜로라도 강도 눈이 녹아내려 생긴 강일까? 물색이 바다물색도 아니고 강물 빛도 아니다. 코발트색? 글쎄...
그 깊고 푸르고, 투박하면서도 맑은 물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수의 잉어 떼들이 몰려다닌다. 가이드는 잉어 떼들이 얼마나 많은지 사람이 빠져 죽어도 강바닥에 닿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고기들이 바닥을 드러내지 않도록 떼지어 몰려다니기 때문.
맑은 강줄기에 떠다니는 도시투어 크루즈 보트와 가로등 그리고 열대 가로수가 그렇게도 조화롭고, 이색적이고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아, 콜로라도 강이여!! 내 너를 결코 잊지 못하리라.'
그러나 신은 얼마나 공평한지, 사막의 열기와 강의 습기 때문에 사람들은 오래 머물지 못하고 숙소로 돌아가 버린다.
준호와 나도 사진 몇 장 찍고 숙소로 올라왔다.
 
▲ 콜로라도강     © 운영자

참, 오늘 버스에서 내 생에 어쩌면 중요한 부분을 담당할지도 모르는 alexandria yi(미영)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24세의 이민 2세다. 2살 때 부모와 같이 미국으로 와서 시카고에 정착하여 산다고 했다. 미영은 university of Illinois(일리노이 주립대학)에서 컴퓨터 아트그래픽을 전공한다고 했다.
되지 않는 영어로 어설프게 대화를 텄다.
뉴욕이나 시카고에서 아트를 전공한다고 하면 다들 부러워한다. 그만큼 그들 또한 자부심이 강하다. 그런 미영과의 만남은 내게 큰 행운이었다. 나의 조그마한 용기 덕분에 우리는 시카고를 아주 생생하게 구경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그건 그렇고 미영과 나는 성격이 비슷했다. 우리는 18살 차이의 세대차이를 극복하고 진정한 친구가 되었다.
'비결이 무엇이냐고?'
내 최대의 무기는 솔직함과 당당함이다.
나중에도 계속 느끼게 되었지만 나는 현지 사람들과 쉽게 친해 질 수 있었다.
그 이유는 솔직함 그리고 당당함.
내일은 새벽 4시에 출발한다고 한다.
'일찍 잠이 오려나?'
시차를 극복할 겨를 없이 자고 싶으면 자고 일어날 때 되면 일어난다.
꼭 밤에는 자야만 한다는 오랜 습관 규칙이 깨졌다.
<라플린 Eadge water hotel에서 2박>
see you tomorrow~~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및 그의 배우자, 직계존·비속이나 형제자매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거나, 이들을 비방하는 경우 「공직선거법」에 위반됩니다. 대한민국의 깨끗한 선거문화 실현에 동참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주간베스트 TOP10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