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간의 설레임 8

미국여행일기

허필연 | 기사입력 2011/12/12 [11:35]

백일간의 설레임 8

미국여행일기

허필연 | 입력 : 2011/12/12 [11:35]
제5부 밀워키에서

세상에 맥도널드 햄버거가 이렇게 맛있다니!
< 입에서 살살 녹는 햄버거>

시카고와 메디슨 사이에 있는 아름다운 도시 밀워키에서 미영이를 만나기로 했다.
미국에 와서 처음으로 장거리 운전을 하는 것이고 내차는 앞에서 이야기했다 시피 바닥이 보이는 고물이기 때문에 걱정스런 마음에 아침 일찍 아이들을 깨워 출발했다.
밀워키는 박찬호를 보러 한번 와보기는 했지만 시내는 처음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약속시간 보다 한시간이나 일찍 도착했다.
할 수 없이 근처에 있는 맥도널드 하우스에 들어갔다.
이제 방금 문을 열은 집이었다. 기본을 시켰다.

아! 그런데 햄버거 맛이 햄버거가 아니다. 우리 아이들은 한국에서도 그 뻣뻣한 햄버거를 맛있다고 잘 먹었지만 나는 입에 잘 대지 않았었다.
정말이지 입에서 살살 녹았다.
한국에서 햄버거를 더 이상 못 먹을 것 같았다.
미국의 대표음식이라고 하면 바베큐나 햄버거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것도 원조는 아니겠지만..
어쨌든 미국의 햄버거나 서브 핫도그는 기가 막히게 맛있었다.

<박찬호를 보러가다>

누트란 쉼터에 갔더니 학생들이 수군거리고 있었다.
박찬호가 밀워키에 온다나. 내 귀가 번쩍 열렸다.
그런데 자리가 없단다.
마침 내 고물 차가 고장나서 수리 중 이였다. 어떡하나!
망설일 시간이 없었다. 출발시간 두시간 전 이였으니까. 랜트카를 빌리기로 했다.
누트란의 짐 아저씨가 랜트카 대여점을 알려주고 위치도 알려 주었다.
나에게 박찬호 소식을 알려준 대학생과 택시를 타고 차를 빌리러 갔다. 참고로 위스콘신에는 콜택시 밖에 없다. 마치 우리나라 면 단위 같이 말이다.
콜택시도 얼마나 느리게 오는지 시간이 촉박한 나는 애가 탔지만 최선을 다했다.
랜트카 대여점에 갔더니 우리나라에서는 그래도 값나가는 중형차들이 다 모여 있었다. 정말 기분이 나빴지만 그래도 우리에게 익숙한 차라 다행이라 생각하고 제일 가격이 싼 세피아 2를 빌렸다. 차를 빌리고 아이들을 스쿨 가서 찾아 가지고 세희네 한테 보고하고 한국사람들이 모이기로 한 약속장소에 가보니 모두들 모여 있었다. 다들 남자 유학생이나 교수들이었다. 여자는 내 차에 탈 여학생 한 명뿐이었다.
남자들이 마뜩치 않은 눈치였다. 우--- 오나가나 밥맛들......

나는 차를 같이 빌리러 간 대학생에게 내 차를 운전하라고 했다.
그 학생은 운전을 잘했고 친절했다. 이름이라도 적어 온다는 것이 올 때 여러 가지로 바빠서 챙기지 못한 것이 미안하다. 간신히 시간에 맞추어 도착한 밀워키 밀러파크,
늦어서 표가 없으면 어쩌나 했는데 자리는 없고 입석이란다.
입석이라도 감지덕지 .
밀러파크는 밀러 맥주회사에서 지어준 야구전용 돔 구장이다. 처음으로 들어가 보는 돔 구장이 신비스럽기조차 했다. 나는 아이들에게 이 새로운 모든 것을 주입 시켜주고 싶어 끌고 다니지만 얘들은 지금 이 순간 도 역시 배고프다는 투정과 힘들다는 표정 일뿐.
구장에 들어올 때 음식반입 금지이다.
그리곤 그 안에서 햄버거 핫도그 등과 음료수를 판다. 밀러 맥주는 아예 상인들이 좌석마다 들고 다니며 판다.
아이들에게 조각 피자와 음료수를 사 먹이고 사람들의 눈총을 받으며 찬호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잠시 여유를 찾고 둘러보니 스탠드석 옆에 여러 가지 룸들이 있는데 한 명이 들어 간 곳도 있고 가족이 있는 룸도 있고 심지어는 빈방도 있었다.
'아, 미국이지'.
그러고 서 있을러니 힘이 빠지기 시작했고 아이들도 힘들어했다.
스탠드석 바로 앞에 놓인 빈 의자에 잠시 앉아 보기도 했지만 불안했고 야구를 잘 감상 할 수 없었다.
 
▲ 미국 프로야구 구장     © 노장서


그렇게 5회가 지났건만 홈팀인 밀워키브라워즈는 안타 하나 못 치고 박찬호는 연신 스트라이크를 잡아내고 있었다. 브라우져 팀은 10연패중이란다. 혹시나 하고 홈팀을 응원하러 좌석을 가득 메운 응원석에서는 실망의 표정과 함께 야유가 일고.
우리가 서있는 스탠드 맨 앞좌석에 앉아있던 한 아저씨가 벌떡 일어서더니 우리 곁으로 왔다. 그는 자기 표를 주면서 자기는 재미없어 가니 자리가 세 개 있으니 가서 아이들이랑 앉으라고 천천히 설명해 주었다.
순간 인간이기에 통할 수 있는 따뜻한 정이 느껴졌다.
덕분에 몽땅 밀워키브라워즈 응원팀 사이에서 박찬호의 멋진 경기를 관람하게 되었다.
그들은 연신 밀러 맥주를 마시면서 선수들을 야유 해댔다.

그렇다고 이역만리 이곳까지 와서 숨죽이고 있을 수 는 없었다.
그날 따라 박찬호는 아주 잘 던졌다. 시즌 9승을 거머쥐는 날 이었다.
뒤에서 약올라 하는 그들에게 나는 몇 마디 했다.
I'm very sorry.
Do you know 찬호 박?
챈호 팍?
그들은 상대팀 투수 이름도 잘 모른다.
He is a pitcher of this game .
and he is a korean. we are korean too. I'm from korea.
I like 챈호 박.
그들은 소리 높여 응원할 때와는 달리 다들 나를 이해 해 주는 듯 no problem을 해 주었다.우리아이들이 아이스크림을 사 먹자 귀여운 듯 쳐다보기도 하고 사진도 찍어 주었다.
미국에 머물면서 자주 느낀 것이지만 그네들은 참 순박하고 순진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순진해서 그들에게 당하고 사는지 알았는데 평범한 시민들을 비교 해 볼 때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들에 비해 몇 배는 영악한 것 같았다.


<이발소에서>

아이들 머리가 쉽게 자랐다. 먼저 시카고에 방문했을 때 한인타운에 들려 머리를 깎아 주었는데 또 더부룩해 졌다.
밀워키에 미영이를 만나서 쇼핑을 다니기 전 아이들 머리를 자르기로 했다. 밀워키에는 한인 상가가 없어서 미국 이발소로 갔다. 이곳은 여자와 남자가 같이 머리를 자를 수 있다.
차례를 기다리며 이발하는 모습을 보니 염려했던 것 보다 잘 자르는 것 같았다. 아주 오래 동안 기다려 차례가 되어서 보니 아주 미숙한 견습공 같은 아가씨가 우리 아이들 머리를 자르는 것이다. 머리는 엉망이 되었다. 알고 보니 이발사를 지정하고 기다려야 되는데 우리는 지정하지 않아서 시다 차지가 된 것이다. 그래도 감겨 주었다고 봉사료에 텍스 까지 붙이고 돈이 아까웠다.

미용실 시설은 우리나라가 참 많이 발전하고 기술도 좋은 것 같은데 왜 미국 사회에서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지 의문이 같다. 시카고 한인 상가 지역에도 우리나라 내노라하는 유명 헤어디자이너 명함을 딴 미용실들이 많더구만 다들 한국사람 상대로 한단다.
중국사람들은 미국에 오면 우선 언어와 공부를 하고 한국 사람들은 먼저 산업 전선으로 뛰어 든단다. 그래서 처음엔 한국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 보이는 듯 하나 세월이 흐를 수록 미국 상류 사회 진출이 어렵고 중국 사람들은 많이 진출해서 그들의 사회적 위치를 높여간단다. 그들은 미국 사회에 깊숙이 침투해 현지 사람들을 끌어 들여 돈을 버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저 한국 관광객이나 자기네끼리 거래해서 먹고산다.
실례로 미국에서 몇 개의 중국 식당을 가보았는데 백인들이 더 많았다. 한인 식당에서는 다른 사람들을 거의 볼 수가 못했다.

(see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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