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콩트IN고야>-꿀밤 한대만!

06/22 꿀밤 한대만!

최병석 | 기사입력 2024/06/22 [01:01]

<돌아온 콩트IN고야>-꿀밤 한대만!

06/22 꿀밤 한대만!

최병석 | 입력 : 2024/06/22 [01:01]

  대만씨가 오랜만에 차를 몰고 서울에 입성했다.서울에 드가면서 차를 가지고 가는 일은

좀처럼 흔하지 않은 일이긴 하지만 친구를 만나기로 한  약속을 지키자니 별 수가 없어서다.

대만씨가 서울에 갈 때 만큼은 차를 가지고 가지 않으려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일단 네비게이션의 안내를 따라 가다보면 촘촘한 도심지의 핏줄이 중간 중간 끊어지기 일쑤다.

게다가 여기저기 일방통행은 또 왜이리  많은지 어디 그 뿐인가 길을 잘못들어 우회전을

할라치면 우회전금지에 어쩔 수 없이 유턴이라도 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몇블럭을

지나쳐야한다.또 어렵게 찾아들어 목적지앞에 다다르면 주차장이 없거나 만차라는 이유로

한참을 겉돌아야만 한다.

대만씨는 오늘도 그랬다.별수없이 근처의 공영주차장을  찾았다.자그마한 땅에 많은 수의

차들을 수용하려 하다보니 지하주차장이 아니고 지상8층까지 철제로 얼기설기 탑을 쌓아 놓았다.대만씨는 잠시의 주차를 위해 8층까지 꾸역꾸역 오르고 또 올랐다.

대만씨는 어쩔수 없긴 했지만 괜히 차를 끌고 왔다고 후회하며 친구가 기다리고 있는

식당으로 향했다.촌놈이 시골에서 올라왔다고 거한 한 상을 대접한다고 하더니 스시

뷔페집으로 안내했다.

모사실 스시뷔페집이야 대만씨가 사는 집 근처에도 많이 있겠지만 서울에 있는 뷔페집의

퀄리티가 좀 다르지 않을까?

그 생각이 들어 맞았다.

손님이 많아서 그런지 준비된 스시들의 퀄리티가 상당히 달랐다.무엇보다 싱싱했고

초밥위에 얹혀진 생선의 두께가 대만씨네 동네에 있는 뷔페하고는 차원이 달랐다.

대만씨가 허리띠를 풀었다.소위 말하는 배둘레햄이 조여졌던 벨트에서 벗어나 남산만하게

부풀어 올랐다.자연히 대만씨의 먹부림컨디션도 최고조에 달한 기분이었다.

대만씨는 오늘의 <먹컨디션>에 의거하여 일단 최소한 10접시를 확보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급기야는 이 어려운 걸 해내고야 말았다.

배가 빵빵해졌다.그리고는 이제 집에 가야겠으니 앞길을 터달라고 하소연중이다.

대만씨는 접시10개를 움직일때마다 눈여겨 두었던 디저트코너를 급습했다.

보드라운 케익과 바삭한 쿠키에 시큼한 파인애플을 우걱우걱 불거져나온 뱃살위에 한번 더

얹어놓고는 두 손을 내려놓는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녀석과 못다한 이야기배틀보다 먹부림배틀에 용을 쓰다가 어느덧 헤어질

시간이 되었다.술이 들어갔으면 온몸이 취기로 비틀거렸을 터 이지만 대만씨의 안에는 온통

먹을 것으로 채워진 상태였다.모처럼 술보다 음식에 취해 기분좋은 마감을 이뤄내고는

친구와 헤어졌다.한밤중은 아니지만 제법 늦은 시간에 쉬고있는 애마를 찾으러 길을 나섰다.

모르긴 몰라도 주차요금이 꽤 나왔을 걸로 짐작을 하면서 정산기앞에 섰다.

서울의 주차요금은 역시 비쌌다.

댓가를 지불하고는 주차타워의 맨꼭대기로 올랐다.

기분좋은 먹부림으로 충만한 몸뚱아리가 가뿐 숨을 몰아내고 있는데 8층꼭대기의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던 대만씨의 애마가 자신의 존재를 알리려는 듯 삑삑거린다.

출구를 알리는 이정표는 층마다 우측방향으로 노선을 제시했다

즉 다시말해 8층부터 출구가 있는 1층까지 총7번을 한쪽방향으로 뱅글뱅글 돌아야 한다는

얘기였다.어지러웠다.애마에 이끌려 출구에 거의 근접했을 무렵 갑자기 눈 앞에 휘황한

불빛이 시야에 쏟아져 들어왔다.

"아니 이게 모야? 저 미친놈이 역주행이 웬일이냐고"

운전석 창문을 내리고 이제막 진입하는 역주행차의 장본인에게 큰소리로 한마디했다.

"아니 지금 모하자는 겁니까? 이리로 들어오면 어떡하냐고요?"

'혹시 출구로 진입하려는 저기 저분은 국내의 저명인사 김여사가 틀림없지 않을까?'

장담하며 씩씩대고 있는데 김여사가 아닌 탱탱하게 멀쩡한 젊디 젊은 총각이 쏘아 부친다.

"아니 아저씨! 여긴 입구예요 출구로 가셔야죠"

 

허걱쓰 그가 가르키는 곳을 보니 이곳은 분명 진입로가 맞았고 출구는 우측방향이 아닌

좌측방향으로 나갔어야 맞는 것이었다. 대만씨는 8층부터 내리 우측방향으로 내려오는게

당연지사로 생각했고 실제로도 운전대를 돌려댔던 것이다.

대만씨는 오늘 국내의 저명인사로 알려져 있는 김여사로 빙의 되어서 사고를 목전에 둔

아찔한 상황을 맞이하게 된 것이었다

 

대만씨! 꿀밤 한대만 맞고 걍 마무리하는 게 낫겠죠?

▲ 방향표시 화살표만 따라가다가는 낭패를 봅니다요~  © 최병석



콩트집'콩트IN고야'저자(도서출판 신정,2021,10/15초판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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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시집'먹보들'저자(도서출판 신정,2022,8/15초판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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