뉘시기에 이렇게 나 몰래 내 마음속에 비집고 들어와 순수했던 마른 가슴에 불씨를 던졌나요
뉘시기에 이렇게 달 밝은 새벽 철렁 내려앉은 봄바람 같은 여린 가슴을 적시나요
뉘시기에 이렇게 새벽녘 잠든 꿈을 깨트리듯 텅 빈 가슴 생채기만 내놓고 떠나셨나요
뉘시기에 이렇게 꽃샘바람 같은 매정한 이별로 애달픈 가슴 시리게 하나요
- 누구세요 -
8, 위기의 중국사업
잃는 건 더 많다 바다에 뛰어들어 그 깊이를 재려는 건 용기가 아니라 무모함 기회는 내 것만이 아니다
한 분일 텐데 장부장께서는 연락도 없이 불쑥 어쩐 일로 오셨나요?“ 직급은 연수보다 높아도 자신을 기현자동차와 인연을 맺게 해 주고 곧 연말이면 상무 승진을 눈앞에 둔 연수에게는 깍듯하게 존대를 했고 연수도 그랬다 않다 보니 내년도 사업계획을 세울 수조차 없어서요. 수립보다 더 급한 불부터 끄고 보자는 생각에 급하게 저를 이곳으로 보내셔서...“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단계로 돌입하면서 차기년도 사업계획을 준비하고 확정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준비하는 팀장들이 제일 바쁜 시기가 지금이라는 것을 그 역시 경험을 통해 잘 아는 이상무는 연수가 제일 바쁜 이 때에 시간을 쪼개어 출장을 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짐작 할 수 있었다 개월이 지났지만 좀처럼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오늘 북경으로 들어 갔습니다. 않는 것 같습니다. 있을 중국사업본부 최고경영회의에서 이 문제에 관해 발표를 하기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의견도 들어봐야 한다고 하셔서 부득불 이렇게 불쑥 찾아왔습니다.“ 한숨을 쉬었다 본부장 비서인 이선 조리가 들어왔다 일자리를 찾아 중국내 한중 합작기업을 알아보고 있던 중에 연수가 길림성에 통역을 구하러 갔다가 거기서 지원자로 만나 채용을 한 몇 몇 조선족 교포중의 한 명이었는데
이한경 상무가 부임하기 이전의 기획본부장이 중국어가 미숙해 이조리를 통역 겸 비서로 데리고 있다가 중국어라면 중국 사람 못지않게 능숙한 이한경 상무가 부임하고 나서도 계속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업무를 가르쳐 준 연수를 무척이나 잘 따랐던 이조리도 내심 반가운 듯 연수에게 눈인사와 함께 가볍게 고개를 숙이고는 녹잎차를 원탁테이블위에 올려놓고 나갔다 피어 오르고 아직 다 가라앉지 않은 작은 솔잎 모양을 한 녹잎이 흐물거리며 수중에서 춤을추고 있다 녹잎을 가라앉히려 했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야만 잎들이 다 가라앉는다는 것을 연수도 알고있었다 손을 뻗어 찻잔을 입으로 가져와 아직 채 가라앉지 않은 녹잎을 호오 불어내며 조심스레 차를 들이켰다 진한 녹잎향이 혀끝을 감도는 게 좋아서 생수 대신 물처럼 즐겨 마셨던 녹잎차였지만 지금은 진한 에스프레소의 쓴맛 같은 것이 연수의 목구멍에 걸리는 듯했다
註 : 본 시소설은 가상의 공간과 인물을 소재로 한 픽션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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