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제국(70)

詩가 있는 詩소설

정완식 | 기사입력 2021/10/25 [13:43]

바람의 제국(70)

詩가 있는 詩소설

정완식 | 입력 : 2021/10/25 [13:43]

▲     ©정완식

 

병법의 최고는 

적의 기세를 꺾는 것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 

지지 않는 싸움을 하는 것 

 

상대방을 이기려면 

선전 선동에 능해야 하고 

정보전에 강해야 하고 

심리전에 앞서야 한다​

 

이겨야 하는 전장에서 

여론과 명분은 

만들어지지 않으면 

만들어야 하는 것​

 

- 여론전 - 

 

71. 여론전 

 

이한경 상무가 예청으로 돌아가고 나서 연수와 여상동 전무는 전날, 저녁 식사를 하며 각자 할 일을 정한 대로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선 여상동 전무는 김용국 부회장을 찾아가서 그룹홍보실의 협조와 도움이 필요한 사정을 이야기하고 김용국 부회장 주관하에 김보경 홍보실장을 불러 간단한 미팅을 했다​

 

눈치가 빠른 김보경 실장은 여상동 전무의 설명을 듣고 적극적으로 도와주기로 약속했다​

 

그 시간, 연수는 방동혁 부장과 박수현 차장을 불러 홍보실에 넘길 보도자료를 함께 만들었다​

 

우선 침체의 늪에 빠진 한중 양국의 경제교류 활성화를 선도하기 위해 MH그룹이 중국 사업 활성화 전략을 대대적으로 추진한다는 메시지를 대내외에 가능한 한 많이 알리는 데 주력했다​

 

그 전략의 일환으로 첫째, 중국법인의 연구역량을 증진하여 파트너 회사에 한국 자동차의 우수한 기술을 가능한 한 많이 이전해주고 대규모 설비투자를 통해 생산시설을 자동화하는 한편, 로봇기술을 접목하여 직원들의 노동 강도를 낮춰주며,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등의 신규사업을 위해 증자를 추진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는 것과​

 

둘째, 향후 한국 대통령의 양국 정상회담을 위한 중국 방문 시 경제사절단에 MH그룹의 고위급 임원을 동행하게 하고, 대규모 중국투자를 추진하며 대통령의 예청공장 방문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등, 양국의 경제교류에 있어 대한민국의 자동차산업이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를 각종 수치를 통해 부각하고,​

 

셋째, 중국에 한국 자동차산업이 진출해서 그동안 어떤 기여를 해왔는지 그리고 북경이나 예청, 사천 등 지역경제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특히 예청의 지역 발전에 기현자동차 중국법인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해왔는지 등의 자료를 총망라해서 보도자료를 작성했다​

 

그리고 이런 자료를 종합해서 각 신문 매체나 방송 매체에 시리즈물로 편집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자료를 제공해 주고,​

 

홍보실에서는 대대적인 언론홍보 계획이 기존의 대언론 광고 집행과 함께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도록 홍보와 광고를 번갈아 병행하면서 광고를 무기로 삼아 각 언론사에 협조 요청을 하기로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각종 언론과 방송 매체에서는 매일같이 집중적인 MH그룹, 특히 기현자동차 중국법인과 예청 공장에 관련된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이러한 기사는 MH자동차와 기현자동차 중국법인에서 모두 스크랩하여 각자의 중방 파트너들에게 그대로 전달하도록 했다​

 

중국 현지에서는 이한경 상무가 국내의 이러한 대대적인 홍보내용을 모두 모아 동방과 상달그룹의 파트너들과 예청시의 시정부 관계자들에게 전달하고, 예청시의 언론 관계자들에게도 전달하여 예청시에서도 한국의 언론기사를 바탕으로 한 기사가 보도되도록 하고, 짧은 시간에 지역 내에 넓게 퍼져 여론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역시 언론의 힘은 막강했다​

 

아무래도 시민과 중앙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이건웅 당서기는 여론의 부담을 느꼈는지, 동사회가 열리기도 전에 동방과 상달그룹의 동사회 멤버를 자신의 사무실로 불러들여 중방의 지분을 매각하겠다는 동사회 안건을 취소하도록 압력을 행사했고,​

 

나아가 오히려 그동안 시간을 끌며 거부해왔던 예청 법인의 증자계획을 추진하도록 한방의 요청안에 협조하라는 부탁을 마치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지시하듯 요구했다​

 

이쯤 되면 그동안의 홍보광고비 지출이 상당히 늘어나긴 했지만, 대대적인 여론전략은 대성공이라고 할 수 있었고,​

 

기현자동차 중국 사업의 철수나 공장폐쇄와 같은 출혈을 생각하면 그 광고비용은 상대적으로 손실이 적다고 할 수 있었으며, 대대적인 홍보 덕에 좋은 이미지까지 부수적으로 얻었으니 일거양득이라고 할 수 있었다​

 

여론전을 펼친 지 보름이 채 되지 않아, 이한경 상무로부터 중방 측의 지분매각 안건을 철회한다는 공문을 중방 측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접수했다는 연락을 받은 연수와 여상동 전무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여론전을 펼치면서도 과연 이 전략이 제대로 먹힐지, 이건웅 당서기나 중방에서 자신들의 생각대로 움직여 줄지 확신할 수 없어 조마조마하며 애를 태웠었는데, 다행히도 좋은 결과를 가져와 두 사람은 그 누구보다도 기뻐했다​

 

그리고 이러한 여세를 몰아, 여상동 전무는 김용국 부회장에게 결과를 보고하고, 수석부회장에게도 그간의 내용이 전달되도록 하였고,​

 

전후 사정을 전해 들은 수석부회장은 마침내 왕영홍 부회장을 해임한다는 인사발령 품의서에 그룹 회장의 재가를 받아왔다​

 

왕영홍 부회장의 해임 발령이 나가고 나서는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해결되어 갔다​

 

소위 비선조직이라 일컬어진 북경과 예청, 그리고 본사에 암약해 있던 왕영홍 부회장의 수하 임원들과 간부들은 그동안의 밝혀진 비위행위와 가담 정도에 따라서 해임되거나 징계처분을 받았고,​

 

중방 파트너들과는 중국법인의 증자와 함께, 중국에 산재한 오래되고 효율성이 떨어지는 부실한 공장의 매각과 정리, 대규모의 경영개선 활동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제 남은 것은 중국 사업이 정상적인 괘도로 진입하고 떨어진 판매실적을 예전처럼 회복해서 지속성장을 위한 발판을 다시 마련하는 것이었는데, 이는 외부의 통제할 수 없는 환경적 요인을 제외하고는 남겨진 사람들의 몫이 되었다 

 

註 : 본 시소설은 가상의 공간과 인물을 소재로 한 픽션임을 알려드립니다. 

 

ㅇㄷㄱ 21/11/09 [09:36] 수정 삭제  
  ㅋㅋㅋ왕영홍부회장 해임~~ 기가막힌 전략이었네요!!! 언론플레이~ 오늘도 즐독하고 갑니다.
雪花 21/11/10 [07:11] 수정 삭제  
  발써 70편 순식간에 바람과 같이 덕택에 재미있게 잘 즐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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