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제국(16)

詩가 있는 詩소설

정완식 | 기사입력 2021/05/04 [01:01]

바람의 제국(16)

詩가 있는 詩소설

정완식 | 입력 : 2021/05/04 [01:01]

▲     ©정완식

 

나폴레옹 

콜럼버스 

징기스칸 

도요토미 히데요시같은 침략자를 

영웅으로 둔갑시키는 마술사辭 

 

순하지 못해 타인을 해치려는 

테러리스트 
마음속에 품고 있는 욕심덩이 음흉한 

정치가 
명예를 버리고 전원에 묻힌  

귀촌 농어인 

 
같은 얼굴을 하고 

세 개의 아이덴티티를 가진 

다중인격자 

 
- 야심(野心) -

 

 
17. 야심(野心)

  

 
잠시 숨을 돌린 윤기현 부장이 다시 입을 뗐다 

 
“상달그룹의 장송 총경리는 아주 사리에 밝고 수완이 뛰어난 사람인데 우리 중국법인이 위기에 빠져 있는 이 상황에서도 그의 욕심은 끝이 없어 계속 그 자신의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

 
상달그룹의 경우 여기 중국법인에 파견 나와 있는 주재원들이라 해도 사실 예청의 조그만 물류회사나 자동차와는 전혀 상관없는 농산물 가공업체 또는 경운기 제조회사에서 근무하다 차출되어 온 직원들이었는데 

 
중국 합자 법인으로의 차출 이전의 두 배가 넘는 임금인상과 차량 제공이나 복지혜택 등 신분 상승이 이루어졌어도 

 
원화와 위안화의 환율 차이, 한국의 물가수준과 생활 수준, 그리고 격오지 주재원들에 대한 보상 인센티브 등으로 당시 한방 주재원과의 급여 차이가 클 수밖에 없어 중방 주재원들은 한방 급여의 30퍼센트를 약간 상회할 정도였다 

 
그런데 합자 계약을 맺으면서 자기네 주재원들의 급여도 기술이나 경험의 부족과 합자 법인에의 공여는 고려하지 않은 채, 이유 불문하고 한방 주재원 급여의 70퍼센트 이상은 되어야 한다고 억지를 부리더니 기어이 합자 계약서에 반영을 하고 

 
매달 그 돈을 상달그룹에서 받아 챙기고는 정작 자기네 파견 주재원들에게는 자기들 기준의 임금만을 지급하고 나머지 차액은 꼬박꼬박 장송 총경리가 받아 챙겼다 

 
매달 챙기는 그 돈만 하더라도 어림잡아 백만 위안에 가까웠는데 그 돈이면 당시 상해와 같은 대도시의 아파트를 한 채 정도 살 수 있었고 예청과 같은 소도시에서는 조그만 건물 하나 정도는 살 수 있는 금액이었다 ​

 
“모두들 쉬쉬하고 있어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얼마 전에 여기 예청에 끔찍하면서도 상징적인 해프닝이 하나 있었는데 그 주인공이 장송 총경리의 자금을 관리하는 상달그룹 재무부장이었습니다.” ​

 
잠자코 이야기를 듣고 있던 나머지 다섯 명의 시선이 모두 윤기현 부장을 향했다 ​

 
“업무를 마치고 퇴근해 집으로 들어가려던 상달그룹 재무부장이 갑자기 뒤에서 달려든 괴한들에 의해 납치가 되었는데, 

 
그 재무부장 머리에 자루를 뒤집어씌우고 차에 강제로 태워 어디론가 끌고 가서는 돈을 내놓으라며 목에 칼을 들이대고 협박을 했다고 합니다. 

 
장송 총경리가 쌓아 놓고 있는 현금과 비자금이 워낙 많다는 소문과 함께 이 돈을 관리하는 재무부장이 자기 집에도 그 돈의 일부를 은닉해 두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이곳 예청의 유명한 깡패조직이 이를 노리고 가족을 협박한 겁니다. 

 
약 이틀을 꼬박 자루를 뒤집어쓴 채 협박을 당하고 나서 다행히 풀려났는데 버티고 있던 재무부장의 가족들을 그 재무부장이 직접 전화로 설득하고 깡패들이 원하는 돈을 내어주고 나서야 겨우 풀려났다고 합니다. 

 
근데 그 깡패 집단에게 주었다는 돈이 소문에 의하면 3백만 위안이었습니다. 

 
우리 현장 직원들이 한창 일감이 많고 잔업이 많을 때 받는 월급이 약 5천 위안 정도인데 직원들이 600개월, 그러니까 약 50년을 한 푼도 안 쓰고 모아야 하는 금액입니다. 

 
그 이후의 일은 알려진 바가 없지만 이런 소문은그 만큼 장송 총경리가 현금을 많이 쌓아 놓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보여집니다.”  ​

 
조현옥 부장도 그 소문을 들어 알고 있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리며 거들었다 ​

 
“이건웅 당서기라는 든든한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있는 장송 총경리의 위세가 이곳 예청에서는 예청시장 보다도 세다고 소문이 날 정도입니다.  

 
그 정도 돈이 탈취되더라도 그는 아마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그런 비자금은 강소성장을 노리고 있는 이건웅 당서기를 비롯한 강소성내 실력자들에게 대주기 위해 마련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공산당 나아가 사회주의라는 체제가 언뜻 보면 가장 투명하고 이상적일 것 같지만 그 내부에서 벌어지는 권력투쟁과 이면에서의 이권 다툼은 중앙정부나 지방정부나 별 차이 없이 자본주의 사회의 그것과 별 차이가 없는 거지요.  

 
물론 이런 부패세력 때문에 큰 상실감을  가지는 소농공이나 일반 중국인들의 동요를 막으려는 제스처일 수도 있지만, 

 
이런 세력들을 대대적으로 척결하겠다는 시진핑 주석과 같은 지도자들이 중국 국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기도 하고요. 

 
유물론에서 말하는 정반합의 변증법이 현실에서는 이렇게 왜곡되어 구현되는 거지요.” 

 
조현옥 부장이 쓴 입맛을 다시기라도 하는지 입을 삐죽이며 콧등을 밀어 올렸다 

 

 

註 : 본 시소설은 가상의 공간과 인물을 소재로 한 픽션임을 알려드립니다.

 

ㅇㄷㄱ 21/05/04 [09:55] 수정 삭제  
  인간의 욕심이란 ㅠㅠ 오늘도 잘 읽고 갑니다~감사합니다.
혀니창이맘 21/05/06 [08:12] 수정 삭제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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