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새해 첫날에
月影 이순옥
미움을 한 꺼풀 벗고 자연스레 안부를 물어요 희망이려나 높다란 벽을 한 줄 정도 허물었으려나
슬프기도, 애통하기도 한 그 모든 색채의 감정들 섞여 심장 언저리를 따끔히 맴돌아요 내가 없는 시간, 없는 곳에서도 여전히 훈풍이겠지요 내가 벗어 놓은 허물은
모진 풍파 홀로 견디면서도 행복감 속에 혓바늘처럼 툭 돋아난 위화감 사소하면서도 미묘한 변화 비뚤어지고 싶은 욕망 하나가 불러일으킬 파장은 생각하지 못한 채 난 나비가 되어버렸네요
잔뜩 풀어져 한데 뒤섞인 털실 같은 엉키고 엉켜서 풀어내기엔 너무 어려운 서로 필요로 하는 관계가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견뎌왔던지 자각한 순간은 그리 극적이지 않았어요
대화의 공백이 어떤 의미인지 호수에 던진 작은 돌 하나처럼 잔잔한 파문이 일었을 뿐 이제 난 훨훨 날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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