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끝난 뒤에

김현숙 | 기사입력 2024/05/07 [05:59]

선거가 끝난 뒤에

김현숙 | 입력 : 2024/05/07 [05:59]

▲ 수영 김현숙 시인     ©강원경제신문

 

 

선거는 국정을 평가하는데 좋은 잣대가 될 수 있다. 누가 당선되고 누가 탈락이 되었는지 선거방송을 보는 것은 승부 욕이 불타게 한다. 얼마나 짜릿한지 보는 사람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개표 방송이다. 뚜껑은 열어 봐야 안다는 말이 선거의 묘미 아니겠는가? 골목을 누비며 확성기를 들고 유세를 펼치던 사람들은 한순간에 희열을 맛보고 허탈감을 맛보게 되는 순간이다.

 

나는 사전 투표를 했다. 사전 투표에 문제가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지만 믿지 못하는 것도 도의가 아닌 것 같고 또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겨서 투표장에 못 가는 일이 생길까 봐서였다. 이번 사전 선거에는 투표소 앞에 긴 줄이 서 있었다. 그만큼 관심이 많은 선거였다는 의미도 되겠다. 저마다의 당심과 소신으로 투표에 임했으리라 생각이 된다.

 

선거의 결과는 국민의 힘의 참패였다. 선거의 결과는 동서로 선명하게 나누어졌다. 선을 그어도 저렇게 긋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저렇게 갈린 민심은 언제나 느슨해질까? 국민의 힘은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늘 결속력이 민주당에 비해 저조한 편이다. 일찌감치 마음을 열고 영수 회담에 응했더라면 불통의 이미지만은 가시지 않았을까 싶다. 패배하고 나서야 영수 회담을 제안했다. 늦었지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별다른 성과도 없이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민주당은 민생 회복 지원금 1인당 25만 원 지급을 들고나왔고 채상병 특검법, 이태원 특별법전세 사기 특별법을 들고나올 것이라 했다. 25만 원을 준다고 해서 금방 민생이 회복될 것도 아니지만, 줘서 받으면 기분은 좋은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자꾸 주다 보면 공짜만 좋아하는 나태한 국민이 되지 않을까 염려가 되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부국에서 빈국으로 떨어진 아르헨티나를 거울삼아야 한다고 한다.

 

너무나 많은 특검법 발의에 그것을 방어하기 위해서 힘없는 여당은 대통령만 바라보고 거부권을 기다리다가 여러 차례 거부권을 행사하다 보니 이것도 국민 앞에 민망하기 그지없는 상황이 되었다. 대통령에게 주어진 막강한 권력을 사용해서라도 일을 매듭을 지어야 하겠지만 때로는 정정당당하게 응하는 것도 깔끔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법은 정직해야 하고 편견 없이 이루어져야 신뢰하게 된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생각에는 각각의 차이가 있다. 그것을 좁히지 못하면 정쟁만 하고 아무런 소득을 거둘 수 없다. 그래서 대화가 절실히 필요하다. 마음을 열고 서로를 인정하고 더 나은 정책을 찾으려고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앞으로는 좌우로 갈라진 정당의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유세 때 비방을 하고 흠집 내기도 하지 말고 자신의 정책을 잘 피력하는 노력을 보여야 할 것이다. 한동훈 정치 초보를 내세워 선거를 치른 국민의 힘은 혼자만 열심히 뛰게 만들고 나머지 의원들은 선거에서 입도 뻥긋하지 않아서 안타까웠다. 어느 당이든 그 짐을 나눠서 져야 하지 않을까? 더 안타까운 것은 야당의 공격을 방어하기 바빠서 여당의 정책을 미쳐 말할 기회도 없었다. 좀 더 경험이 있는 정치인이었다면 정책으로 방어를 하지 않았을까 싶다.

 

패배자는 말없이 물러났다. 왈가왈부하는 것보다는 조용히 떠나는 모습이 안타깝지만, 그래서 더 멋져 보였다. 우리에게는 칠전팔기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낙선을 했다고 해도 또 열심히 살면 언젠가는 당선될 때가 있고 승리할 때가 있다. 우리의 인생은 한 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굴곡이 있다. 그 흐름을 잘 다스려야 나를 일으켜 세울 수 있다. 앞으로의 정치판이 궁금해진다. 그리고 기대가 된다. 지난 몇 년 동안 보여준 그런 정치가 아니라 화합하고 민생을 잘 챙기는 국회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동서로 갈린 선거 결과가 아니라 골고루 득표를 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선거판이 되기를 바라본다. 또한 대통령께도 눈치 보지 않고 쓴소리를 할 수 있는 국회의원이나 보좌진들이 많이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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