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콩트IN고야>-봄맞이 대청소

05/11 봄맞이 대청소

최병석 | 기사입력 2024/05/11 [01:01]

<돌아온 콩트IN고야>-봄맞이 대청소

05/11 봄맞이 대청소

최병석 | 입력 : 2024/05/11 [01:01]

 봄소식이 온갖 장벽을 뛰어 넘고 안으로 안으로 점령지를 넓혀 나가는 중이다.

봄?봄이구나! 감탄만 연발하다보니 집안 곳곳에 자리를 잡고 널브러져있는 봄의 흔적들.

이대로 두고만 있다가는 봄의 나른함이 온 삶을 잡아먹을 기세다.오늘도 남편은 싸구려

쇼핑백에 옷가지를 듬뿍 담아가지고 귀가했다.

가뜩이나 좁아터진 남편의 옷장이 수습불가의 경지까지 도달했다.도대체 그 남편의 친구라는 사람은 얼마나 큰 가게를 운영하고 있었길래 가게정리를 두달이 넘도록 하고 있단 말인가?

두달전에 남편이 제법 고가의 브랜드 옷들을 비닐봉다리에 담아 가지고 오면서 했던 말이

떠오른다.

"이거 친구놈이 가게 정리한다고 싸게 주길래 사왔어!브랜드도 괜찮고 디자인도 나쁘지 않지?"

제법 비싸보이는데 싸게 샀다고 하니 그런 줄만 알았다.

그런데 이 옷가지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검정 비닐 봉다리를 뒤집어 쓴 채 남편의 옷장을 채워 나가고 있었다.

"아니 여보! 아무리 싸게 줘도 금액이 꽤 나가 보이는데 이건 아니잖아요?"

"어 요번에 준건 그냥 가져가라고 하드라고" 그 비싼 옷들을 거저주는 친구가 있다?

이건 그야말로 토픽감이다.우리씨는 피어 오르는 냄새를 틀어 막아보며 남편을 예의주시하는 중.

그나저나 우리씨는 이 참에 대대적인 청소를 해야겠다고 맘을 먹었다.

"봄맞이 대청소를 하려고 하니 온식구들은 적극적인 도움과 협조를 바랍니다"

대청소선포를 하고나니 남편이 급당황한 표정을 짓고 우리씨를 찾았다.

"대 대청소라면 온 집안을 다 헤집어 놓는다는 건가?혹시 서재도 할 할꺼지?"

우리씨의 레이다에 이상함이 감지되는 찰나였다.

"당연하지..왜? 서재는 하면 안되는거야?" "아니 그냥...근데 언제 할건데?"

우리씨는 남편의 불안함을 일단 해소시켜주었다.

"이번 주말에 온가족이 다함께 대청소를" 남편은 출근했다.

불이 들어온 레이다를 가만 두게되면 탈이난다.우리씨는 서재에 진입했다.

뽀얗게 쌓인 먼지가 책꽂이 전반에 가득했다.

그런데 유독 두툼한 책이 꽂혀있는 세 곳만 멀쩡하다.

짹을 꺼냈다.아니나다를까 책속에 비밀이 숨어 있었다

그동안 남편이 가져온 옷가지들의 영수증들.이 영수증들은 대체 왜 모으고 있는건지...

가만,영수증들을 대충 합산하보니 거반 천만원돈이다.

이노무남편이 아내모르게 숨겨놓은 비자금이 있는게 확실하다.

우리씨는 일단 남편의 일거수일투족을 잘 살펴보기로 했다.

남편이 퇴근후에 자꾸만 서재로 향한다.어째저째 들락날락 하는 폼이 좌불안석이다.

우리씨의 살펴봄이 날카롭다.

남편은 급기야 본색을 드러내고야 말았다.허둥지둥 남편이라는작자의 시선이 우리씨가 생각도

못했던 벽에 걸린 그림액자에  모아지고 있었다.그것도 유달리 그리고 유독.

우리씨가 먼지털이개를 집어들고 액자로 향했다.

환하게 웃고있는 액자속의 꽃그림뒤로 둘둘말린 돈뭉치 하나가 깔깔거리며 세상밖으로 나왔다.신사임당여사였다.그것도 한두명도 아니고 50명이 서로를 의지한 채 껴안고 있었다.

역시나 빛이 없는 으슥한 곳에는 무언가 구린 물증이 뱀처럼 또아리를 틀고 앉아 있었다.

액자의 뒷판을 열어보니 그야말로 비자금의 근원이랄 수 있는 통장과 카드가 뒤통수를 긁적이고

있었다.우리씨는 오늘자로 부자가 되었다.

 

'이노무남편 들어오기만 해봐라!'

 

▲ 봄은 거진 소진 되었는데 대청소 함 해보시죠?



 

 

콩트집'콩트IN고야'저자(도서출판 신정,2021,10/15초판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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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시집'먹보들'저자(도서출판 신정,2022,8/15초판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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