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석<돌아온 콩트IN고야?>-新자린고비

04/06新자린고비

최병석 | 기사입력 2024/04/06 [01:01]

최병석<돌아온 콩트IN고야?>-新자린고비

04/06新자린고비

최병석 | 입력 : 2024/04/06 [01:01]

  옛선조들은 살기위해 있는 것들을 아끼며 절약에 절약을 더해가며 삶을 이어 나갔다고 했다.

얼마나 아끼며 살았는지 상 위에 맨 밥 한 그릇을 올려놓고 천정에 짭쪼름한 굴비를 매달아

쳐다보며 반찬거리를 대신했다고 한다.속으로 들어가 사라질 찬거리에 대한 씀씀이가 아깝기에 그 돈마저 아끼려고 취한 행동이었을까?

원래 자린고비의 의미는 부모님 기일 제사에 쓸 기름에 절인 종이 지방을 아낀다는 의미였다고

한다.기름에 절인의 발음이 자린으로 ,부모님의 의미인 고비라는 한자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한번쓰고 버릴 지방을 아끼기 위해 재사용까지 마다하지 않았다는 의미의 고사성어<자린고비>

그거 아시는가? 요즘도 자린고비가 여전하다는 걸.

다만 요즘의 자린고비는 아끼기위한 것이 아니라 안 먹기위한 것이라는 내용이 딴판이다.

경해씨는 나이35살의 크리에이터 여성이다.전문직에 종사하는 여성인지라 아무래도

출퇴근시간이 들쭉날쭉하다.

그러다보니 먹고 자는 것에 일관성이 없다.원래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직업인지라 한창 삘이 올라 목적한 바를 달성할 때까지는 밥 먹는 것도 잠 자는 것도 우선 순위에서 밀리는 일이 허다했다.

경해씨는 이런 상황에서도 가급적 적절한 몸매를 유지해 오는 데는 별 신경을 쓰지 않아도 충분했었다.

그러나 나이가 서른 하고도 다섯을 넘기려는 순간을 맞이하다보니 생각외로 몸이 불기 시작했고 위기다 싶은 순간이 자주 나타나곤 했다.

경해씨는 이래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고심에 고심을 거듭중이다

어떡하면 늘어나는 뱃살과 턱살의 진행속도를 줄일 수 있을 것인가? 먹는 양을 줄여보고 먹는 것의 질을 바꿔보고 안 먹고 간헐적 단식도 마다하지 않았지만 다 소용없는 일이었다.

안 먹는 일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맛있는 음식에 대한 그리움은 쌓여만 가고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걸림돌로 작용하기 일쑤였다.

성이 구씨요 이름이 경해씨는 이쯤에서 획기적인 대안을 찾아내게 되었다.

요즘 폭증하는 미디어의 홍수물 속에 한국에서 자라나 세계 속에 우뚝선 것중에 <먹방>이란 것이 있다.

소위 말하는 유튜버들이 한껏 장만한 음식물을 눈 앞에 두고 맛나게 혹은 게걸스럽게 먹어대는 모습을 방송으로 노출해 보여주는 것을 <먹방>이라고 한다.

경해씨가 유튜브를 검색하다가 이 <먹방>에 꽂혔다.

그녀가 먹고 싶은 걸 먹지 않아도 되었다.그가 혹은 그녀가 경해씨가 먹고 싶은 걸 대신,그것도 아주 맛나게 먹어준다.

대리만족이 최고였다.

경해씨는 아끼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이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신 자린고비>를 택했다.

언제든 먹고 싶은 것이 떠 오르면 그녀는 과감하게 먹방을 틀었다.

그리고 먹방속의 주인공 그녀가 게걸스럽게 먹어대는 걸 맛나게 봐 주면 되었다

경해씨가 한동안 자꾸만 부어 오르는 살과의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느껴질 바로 그 때 쯤에서

그녀는 배달의 민족이라는 소속감을 느끼고 그만 울고 말았다.

 

<먹방>속의 그녀는 정말이지 경해씨가 먹고 싶게 만드는 기가 막힌 스킬을 보유하고 있었는지 <먹방>을 보면 볼 수록 그저 가만 있으면 큰 일이라도 날 것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냈고

결국 경해씨는 배달의 민족이 되어 버렸다.

여태 <신 자린고비>의 창시자로 군림해오던 <구경해>씨의 프로젝트는 살과의 전쟁에서 쏟아지는 <폭식>의 공격에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먹방>그거 댑다 위험한 방송이었다.

▲ 자린고비생활? 괘안겠쥬?



 

콩트집'콩트IN고야'저자(도서출판 신정,2021,10/15초판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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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시집'먹보들'저자(도서출판 신정,2022,8/15초판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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