林森의 招待詩 - 별비

林森의 招待詩

림삼 | 기사입력 2023/02/11 [07:56]

林森의 招待詩 - 별비

林森의 招待詩

림삼 | 입력 : 2023/02/11 [07:56]

  © 림삼

 

** 林森招待詩 **

 

별비

 

네 작은 방 동쪽으로 낸 아주 조그만 창,

문 열면 가득

하늘 별 우수수 쏟아져 들어오다

 

어둠속 솟구치는 회상의 눈동자

너무나도, 정녕 너무나도 고혹적 자태

가물거리는 작은 불꽃

 

어둠 거느린 밤하늘

망또 새 움터나오는 초목,

백치가 된 여울 앞뜰 감아 흐르는데

네 좋았던 시절 가슴 흠뻑 묻고

악마 유혹 뿌리쳐 돌아서는

 

따스한 추억 적시는 별비, 별비

 

이제라면 열린 마음으로

너 만의 비밀 간직하여

찰라의 도취 탐닉하던 방황 떨구고

새로움 다가올 것 같은 벅찬 예감

 

섬세하게,

심성 곱게, 맞이하고픈 밤

별비 내리는 밤

 

- ()의 창() -

 

어느새 2월 중순이건만 아직도 새해가 열렸다는 벅찬 감격과 흥분에서 깨어나고 싶지가 않다. 하마 봄이 영글기 시작했지만 조금만 더 이 감동으로 하루날들을 살다가, 아주 늦기 전에 현실로 되돌아야지. 어차피 발 빠른 각성과 직시를 끝내 외면하다가는, 예년처럼 또 남들에 뒤쳐져서 허둥대게 될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필자는 어쩌면 정말 우둔하고 덜떨어진 존재인 것 같다. 새봄을 마중하는 햇살이 떠오른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새봄의 인사를 미처 다 챙기지 못하고, 한 명씩 생각날 때 마다 부랴부랴 생색을 내곤 한다. 아마도 이러다가는 한 달 내내 새봄맞이 인사 타령일지도 모른다.

 

폐일언하고, 막상 봄에 걸맞는 새로운 계획과 구상을 모두어 살림을 시작하긴 해야겠는데, 딱히 좌우명으로 삼을만한 근사한 제언이나 화두가 떠오르질 않는다. 이 또한 답답한 노릇이다. 그저 막연하게, 착하게 살자, 양처럼 온순한 사람이 되자, 나보다 남을 먼저 챙기자, 이런 부류의 선행 관련 표어들을 대충 추스려 머리맡에 붙여두어야 할지, 그것도 잘 모르겠다. 창 밖으로 널려진 유난히 청명한 밤하늘을 바라보면서, 무수히 쏟아지는 별비를 흠뻑 가슴으로 맞다가, 화들짝 놀람에 겨워 밖으로 뛰쳐나간다. 그렇지! 저런 소나기라면 온 몸으로 받아 안아야 제 격일 듯 하여, 한껏 두 팔을 벌리고 하늘 가득한 별을 품는다. 그리고 별에게 약속한다. 올 봄에는 정녕 빛나는 별들 보기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내리라.

 

잘 닦인 길만 바라보고 가지 말자. 새로운 길을 걸을 때, 사람의 가슴은 두근거린다. 눈 앞에 숲이 있다. 그곳에 자신 만의 길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그대를 기쁘게 한다.” 라고 한 헨리 소로를 기억해본다. ‘바쁠수록 돌아서 가라며 에둘러 일러주던 어른들의 말도 기억한다. 모든 것은 무릇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며 마음을 다스리고, 마음으로 위안을 받으며 사는 우리들 아닌가? 마음이 편안해야 몸도 편안해진다. 우리의 몸과 마음은 뗄 수 없는 하나이기 때문일 것이다. 올 봄에는 필자 자신 뿐만 아니라, 필자가 아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편해지는 데에 온전히 이 한 마음을 기울여볼 작정이다.

 

그렇게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에게 축복과 은혜가 고루 돌아가도록 기원하면서, 나이에 걸맞는 넉넉한 정을 누리에 뿌려보기로 작심한다. “나는 신에게 나를 강하게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내가 원하는 모든 걸 이룰 수 있도록.... 하지만 신은 나를 약하게 만들었다. 겸손해지는 법을 배우도록.... 나는 신에게 건강을 부탁했다. 더 큰 일을 할 수 있도록.... 하지만 신은 내게 허약함을 주었다. 더 의미있는 일을 하도록.... 나는 부자가 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행복할 수 있도록.... 하지만 난 가난을 선물 받았다. 지혜로운 사람이 되도록.... 나는 재능을 달라고 부탁했다. 그래서 사람들의 찬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지만 난 열등감을 선물 받았다. 신의 필요성을 느끼도록.... 나는 내가 부탁한 것을 하나도 받지 못했지만, 내게 필요한 모든 걸 선물 받았다. 나는 작은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신은 내 무언의 기도를 다 들어주셨다. 모든 사람들 중에서, 나는 가장 축복받은 자이다.” 이런 마음을 온전하게 품지는 못할 망정, 지금부터 다만 천분의 일이라도 닮아가고자 애써보련다.

 

혼자만 행복하기 위해서, 혼자만 성공하기 위해서, 아등바등 남에게 못할 짓을 서슴치 않던 과거의 망령된 행동을 되풀이하지는 말아야겠다. 어차피 행복은 추구한다고 무조건 달성되는 거래의 조건은 아니다. 그러니 거창하고 큰 것에서 찾지는 말자. 멀리 힘들게 헤매지도 말자. 비록 작지만 항상 우리 눈 앞 어딘가에 있을테니까 말이다.

 

그러고보니 행복은 이기적이다. 자신을 돌보는 사람 만이 가질 수 있다. 그러니 남의 시선 따위는 무시해 버리자. 스스로 행복하지 않으면 아무도 도울 수 없다. 그리고 행복은 연습이다. 그냥 주어지는 행운의 복권이 아니다. 부지런히 노력하고 연습해야 얻을 수 있는 열매이다. 가는 길은 만 갈래지만 방법은 하나다. 또한 행복은 습관이다. 아는 길이 편하고 가던 길을 또 가듯이, 살아가는 동안 몸과 마음에 배이는 향기이다. 하나씩 날마다 더해가는 익숙함이다.

 

혹은 행복은 투자이다. 그래서 미래가 아닌 현실을 위해 남김없이 투자해야 한다. 지금 행복하지 않으면 내일도 마찬가지이다. 오늘을 온전하게 쓸 수 있어야 한다. 어쩌면 행복은 공기이다. 때로는 바람이고, 아니면 구름이다. 잡히지 않아도 느낄 수 있고, 보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그리고 행복은 선물이다. 어렵지 않게 전달할 수 있는 미소이기도 하고, 소리없이 건네 줄 수 있는 믿음이기도 하다. 가장 달콤한 포옹이다. 더불어 행복은 소망이다. 끝없이 전달하고픈 욕망이다. 하염없이 주고 싶은 열망이다. 결국엔 건네주는 축복이다. 결국 행복은 우리 자신이다. 지금 이 순간 존재하는 우리이다. 변함없이 사랑하는 우리이다. 이미 우리 자신인 것이다.

 

너와 나가 아니고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 가운데에 소중하게 깃드는 따스한 기운, 그것이 바로 행복의 조건이며 삶의 궁극이다. 이해하고 양보하며 감싸주는 마음 속에 반목과 시기와 다툼은 절대 깃들지 않는다. 사랑과 협력으로 맺어진 인연들 가운데 결코 갈등의 씨앗은 싹틀 수 없다. 그것이 불변의 진리이며, 역사를 이어온 인간 사회의 전통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제까지 살아온 삶의 단 하루도, 비단 그것이 아무리 아픈 날이었다 해도, 지우고 싶은 날은 없다. 그 아픔이 있었기에 지금 아파하는 사람을 헤아릴 수 있기 때문이며, 그 아픔이 있었기에 아픔을 호소하는 사람에게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껏 살아온 모든 날들이, 그 어지러웠던 날들조차도 단 하루도 소중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 지금 누가 혹시 아픔과 슬픔 속에 고통을 잊으려 한다면 지우개 하나 줄 수 있지만, 고통의 날을 지우려 한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이 고통의 날이 얼마나 소중한 날이었는지 아시게 될 거예요. 지나고 나면, 그래서 제가 지우개를 드린 걸 원망하게 될 거예요.” 지나고 나면.... 가만히 지난 날을 생각해보면 모든 일이 소중한 것처럼, 가만히 지나간 날을 생각해보면 모든 날 중의 단 하루도 지우고 싶은 날이 없을 것이다. 지금 또한 소중한 날들 중의 하나가 지나가고, 또 다시 새롭게 시작 되고 있음은 참 감사한 일이다. 그래서 가만히 생각해보면, 참 감사한 일과 감사한 날들만 우리 생의 달력에 빼곡히 남게 된다.

 

사람들은 흔히 작은 상처를 오래 간직하고 큰 은혜는 얼른 망각해버린다. 상처는 꼭 받아야 할 빚이라고 생각하고, 은혜는 꼭 돌려주지 않아도 될 빚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의 장부책 계산을 그렇게 한다. 나의 불행에 위로가 되는 것은 타인의 불행 뿐이다. 그것이 인간의 속성이다. 그러므로 억울하다는 생각만 줄일 수 있다면 불행의 극복은 의외로 쉽다. 상처는 상처로 밖에 위로할 수 없다. 세상의 숨겨진 비밀들을 배울 기회가 전혀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몹시 불행한 일이다. 그것은 마치 평생 동안 똑같은 식단으로 밥을 먹어야 하는 식이요법 환자의 불행과 같은 것일 수 있다.

 

어찌 보면 삶 속의 온갖 괴로움이 인생을 길게 만든다. 소소한 불행에 대항하여 싸우는 일 보다는, 거대한 불행 앞에서 차라리 무릎을 꿇어버리는 것이 훨씬 견디기 쉬운 법이다. 때때로 자신의 과거 때문에 자신의 현재까지 미워하는 사람을 보게 된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되돌릴 수 없는, 이미 흘러간 시간을 가장 아쉬워하고 연연해하는 반면 가장 뜻 깊고, 가장 중요한 지금이라는 시간을 소홀히 하기 쉽다.

 

과거는 아무리 좋은 것이라 해도 다시 돌아오는 법이 없는 이미 흘러간 물과도 같을 뿐더러, 반면에 그것이 아무리 최악의 것이었다 해도 지금의 자신을 어쩌지는 못한다. 우리가 관심을 집중시켜야 할 것은 지나온 시간이 얼마나 훌륭했는가 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시작되는, 그리고 남겨진 시간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이다. 지나간 날을 간직하되 매어있지는 말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자신이 그토록 바라고 소망하는 미래는 자신의 과거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지금 현재에 의해 좌지우지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우리 인생의 목표는 지금까지가 아니라 지금부터이다. 밤하늘 가득 피어나는, 온누리 가득 쏟아지는 별비는 우리에게 그 숫자 만큼이나 무수하고 무한한 희망과 꿈을 약속하고 있다. 우리는 그걸 따기만 하면 된다. 그래서 각자의 몫 만큼 삶의 소쿠리에 한 가득 소담스레 담으면 되는 것이다. 그게 삶이다, 새로 시작되는....

 

  © 림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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