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나는 언제부터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었던 걸까

여지영,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으면 괜찮은 생각부터 해

여지영 | 기사입력 2023/01/24 [01:01]

[프롤로그] 나는 언제부터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었던 걸까

여지영,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으면 괜찮은 생각부터 해

여지영 | 입력 : 2023/01/24 [01:01]

▲ 춘천에서 언니 여지영  © 강원경제신문


어느 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괜찮은 사람인 걸까?’

 

내 삶은 태어날 때부터 평범하지 않았다. 대부분 한 명의 아빠에 한 명의 엄마인 가정에서 자라는 대신 나에게는 여러 명인 엄마 그리고 편안하게 소개할 수 없는 언니, 오빠, 동생이 있는 가정에서 자라야 했다. 항상 가난했고, 부모 때문에, 말도 안 되는 가족사 때문에 잘못한 것이 없어도 손가락질 받아야 했다. 가난도 결코 나를 비켜 가지 않았다. 나는 어릴 때부터 스스로 모든 걸 해야 했다. 하고 싶은 게 있고 먹고 싶은 게 있고 갖고 싶은 게 있어도 그걸 말할 수 있는 부모가 없었다. 부모는 언제나 내게 엄격한 사람,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사람, 늘 그리운 사람… 나에게 사랑을 갈구하게 만드는 존재였다. 난 언제나 어른처럼 응석 부리고 떼쓰는 법을 모른 채 자라야 했다.

 

그런 내가 괜찮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이토록 사랑에 목마르고 가진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별로 없는 내가 정말 괜찮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사랑은 받은 만큼 줄 수 있는 거라고 하던데, 남들처럼 나 자신도 사랑하고 남도 사랑하면서 그런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걸까.

 

그런 고민을 할 틈도 없이 앞만 보며 달려오다 문득 ‘암’이라는 큰 벽 앞에 부딪혔고, 그리고 나는 비로소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으며 무엇을 위하여 살고 있는 걸까. 나, 괜찮게 살고 있는 걸까? 괜찮게 살고 싶다. 하루를 살더라도 진짜 행복하게 살고 싶다….

 

잡초처럼 혼자서 살아남아 사업가가 되었고, 또래에 비해 많은 것을 이루어 최연소 아너소사이어티로 이름을 올리고… 열심히 내 일을 하며 살고, 다른 사람도 돕고… 그런 나를 보며 사람들은 “여지영 멋있다!”고 말한다. “너 정말 괜찮은 사람이야.”라고 말한다. 물론 나를 향한 그 모든 말은 언제나 감사하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다. 내가 정말 괜찮은 사람인지, 내가 정말 행복한 사람인지는 모두 잠든 새벽 어느 시간, 혼자 거울을 볼 때. 혼자 창밖의 별을 보며 생각에 잠길 때, 그때 내 가슴에 차오르는 무엇. 그것으로부터 느낄 수 있는 거라는 걸.

 

100명, 1000명의 사람들이 나를 향해 박수를 보내고 잘한다고 말해도 나 자신에게 떳떳하지 못하고 나에게 솔직하지 못하고 진짜 나의 행복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면 나는 결코 괜찮지 않다. 나 스스로에게 “너 괜찮은 사람이야!”라고 말해주지 못한다면 우리는 누구도 괜찮지 않다. 그건 정말 오롯이 나 자신만 아는 일이다.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진짜 멋있게 사는 인생, 그걸 위해 괜찮은 생각부터 하기로 했다. 나는 누구이며,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생각을 하는 사람일까? 이것을 들여다보고 들어주기로 했다. 보듬어주고 감싸주고 다독여주고 그리고 가끔 채찍질도 하기로. 잘못한 게 있다면 두 번 다시 그러지 않기로 스스로 약속하며 다음 걸음을 더 긍정적으로 디뎌보기로.

 

사람들의 동정에도 굴하지 않고 자존심 상하지 않는 비결, 미움을 받아도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내는 비결은 내가 나 자신에게 떳떳한 것이다. 사람들의 환호와 찬사에도 교만하지 않는 비결은 내가 나 자신을 잘 알고 솔직해지는 것이다. 남들의 사랑을 있는 그대로 받고 감사할 수 있는 비결은 그동안 나도 모르게 내가 받은 사랑을 인정하고, 혹시 외로웠다면, 혹시 힘들었다면, 그런 나 자신을 더욱 끌어안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그렇게 살 수 있다. 우리에게는 누구나 ‘괜찮게 살’ 권리가 있다. 누가 나를 제대로 사랑해주지 않았다고 해서, 태어날 때부터 평범한 삶이 주어지지 않았다고 해서, 누구누구처럼 금수저에 원하는 걸 가질 수 없다고 해서, 뭔가 뜻대로 되지 않고 사람들이 자꾸 나를 비난한다고 해서… 세상이 끝나는 건 아니다. 아니, 세상은 언제나 그대로 돌아간다. 그 자리엔 언제나 다음 스텝을 어떻게 선택할 것인지, 그 선택 앞에 망설이는 내가 있을 뿐이다.

 

내가 그랬듯,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들이 잠시 멈추어 서서 자신을 들여다보길 바란다. 그리고 한껏 지치고 힘들어 왔던 자신을 끌어 안아주길. 우리는 지쳤다. 그래, 알고 있다. 그래서 잠시 쉬어가도 된다. 다만 다시 발걸음을 디딜 때 우리는 자신과 약속하는 것이다. 아주 조금은 더 괜찮은 사람이 되겠다고. 남들에게 보이기 위함이 아닌, 나 자신의 진짜 행복을 위해서. 부정적인 생각, 안 될 거라는 확신, 너무 늦었다는 두려움, 막막한 현실에 대한 답답함, 주어지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 이런 것들은 쓰레기 뭉치 속에 밀어 넣고 다시 한 걸음 디뎌보겠다고.

 

내가 나를 믿고, 나에게 솔직해지고, 나를 토닥이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지금 당장 거울을 보고 이렇게 말해주면 된다.

 

“잘했어. 다시 시작하면 돼. 지금까지 잘해왔지만, 더 잘할 수 있어. 잘 될 거야! 이미 잘하고 있지만, 더 잘 될 거야!”

 

내가 나를 믿지 못하면, 누구도 나를 믿지 못한다.

당신이 당신 편인 한, 나도 늘 당신 편일 것이다.

 

춘천에서 언니 여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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