林森의 招待詩 - 계절 넘기기가 이만큼이나 버거워라

林森의 招待詩

림삼 | 기사입력 2022/12/31 [08:01]

林森의 招待詩 - 계절 넘기기가 이만큼이나 버거워라

林森의 招待詩

림삼 | 입력 : 2022/12/31 [08:01]

  © 림삼

 

** 林森招待詩 **

 

계절 넘기기가 이만큼이나 버거워라

 

무쇠벽돌 담장 구멍

을씨년스러운 자투리바람,

소한추위 이름으로

도저한 허무와 쓸쓸함의 아우성

세상구석 휴지처럼 구겨져 넘기는 계절

 

우울한 망상과 허전한 백일몽 사이

오가는 삶 속에서

불가해한 인연인 양 꽃피웠다가

구름으로 스러져간 이의 안부

문득 그리워지는 날

 

이 가난한 외로움도

골똘하고 하염없거늘

울다울다 지쳐 귀 막으니

언뜻 여기저기

꽃눈 틔우는 소리

 

- ()의 창() -

 

목하 한 해가 시작되는 정초가 밝는다. 그냥 늘상 있는 하루가 아니고 계묘년의 새날 아침 말이다. 정말 새해란다. 그러니까 말이다. 지금 우리에게 성큼 다가선 온 국민의 소망을 담은 새해인 하루를 말함이다. 이렇게 새해가 돌아온 거다. 그런데 그게 뭐 어쩌란 말이냐? 새해면 뭐가 어떻게 다른 거냐 말이다. 새날이란 게 도대체 무엇이건대, 그리고 시작이란 건 또 무슨 말일진대, 무조건 의무처럼 모두가 하나로 희망에 들떠 때 맞추어 즐거워해야 하고, 기뻐 웃음웃어야 하는 거냐 말이다. 예컨대 지금 이 시점에 대관절 뭣이 중헌디?” 질문에 답하라면 난감할 따름이다. 아니올시다. 그저 그냥 노 코멘트!”.

 

그렇구나. 문득 주위를 돌아보니 행복해하고, 만족해하면서 새해를 맞이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는 것 같다. 길고 긴 코로나의 망령에 시달리다 못해 삶의 의욕조차 잃어버린 채, 어수선한 정국에, 비비 꼬인 일상에, 낭떨어지에 처박힌 경제에, 삭막해진 인심에, 그냥 그런 하루들의 모듬 가운데 끼인, 그저 그런 또 하나의 하루일 뿐인 새해의 새날이 온 거다. 그러니 딱히 좋아라 하고 환호성 지를 이유도 없고, 환희에 들떠 목소리 높일 일도 없음이다. 어쩌다가 우리가 희망에 들떠 한껏 기꺼워야 할 새해 풍속도가 이렇게 되어버렸는지 야속하기 그지없다. 게다가 내내 날씨라도 적선해주는 것처럼 심한 추위 없이 잘 견뎌오더니, 갑자기 삼엄한 세모의 추위가 몰아닥쳤다. 한 술 더 떠서 눈폭탄이 지역에 따라서 급습을 해, 선량한 시민들의 시름과 설움에 부채질을 해댄다. 도대체가 이 노릇을 어찌해야 할지 영 대책이 안 선다. 하늘이 원망스럽고, 계절이 야속하여 망연자실할 따름이다. 앞뒤 사정이 이러하니 이제부터 우리가 어떤 생각으로, 어떤 자세로 이 겨울의 하루들을 살아내야 할지 궁리를 해야 할 터수다. 이름 뿐인 정초가 대수고, 허울 좋은 새해가 별 건가? 하루 하루를 넘기기조차 버거워 옷깃 세우고 추위에 떠는 우리의 수많은 이웃들이, 굶주림과 목마름에 시달리고 있는 가난한 우리의 형제들이, 따스한 온정이 그리워 기린목을 하고 사회의 손길을 바라예는 소외된 우리의 친구들이 오늘도 애타게 목소리 높이고 있거늘, 우리의 올 새해는 절대 평온해서도, 안락해서도, 그리고 느긋하거나 여유로워서도 안 된다. 함께 힘겨워 하고, 더불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숨가빠 하며, 어울려 서로가 서로를 격려하면서 견뎌내야 한다. 우리의 이 계절 겨울을. 우리의 버거운 이 살떨리는 시절을.

 

나름 삶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대사를 숙제로 부여받고, 정신없이 안팎으로 뛰어다니던 필자도 모처럼 날개 접고 새해 연휴의 휴식을 취하고 있는 참이다. 그동안 앞만 보고 내닫다보니 체력이나 정신적으로도 방전이 된 듯 하여, 지금은 크게 작심하고 강원도 조용한 도시에서 에너지를 충전시키고 있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주어진 휴식의 시간이 영 마땅치를 않다. 도무지 쉬는 게 쉬는 게 아니다. 생각은 여전히 치열한 삶의 현장에 가 있고, 머리에는 부대끼던 이웃들의 숨소리로 가득 차 있다. 역시 아직은 쉴 때가 아닌가보다. 얼른 추스르고 다시 일어나 이 겨울 속으로 뛰어들어야겠다. 할 일이 저리도 산적해 있거늘. 물론 필자 하나가 분주하게 뛰어다닌다고 해서 달라질 일이 있을 리는 없다. 이 모자란 힘 좀 기울인다고 해도 도도한 역사의 수레바퀴에, 지구촌 모두의 피나는 극복의 의지에, 조금의 영향력조차 끼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러나 말이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힘겹게나마 변화와 혁신의 물결을 향하여 등불을 땡기는 사람들이 하나씩 하나씩 늘어간다면, 불화와 불신을 종식시키기 위한 소망으로 있는 자리에서 모든 대립에 하나같이 솔선수범한다면, 곧 그런 작은 힘들이 모여 큰 물줄기를 만드는 원류가 될 수 있다는 믿음만은 창대하다. 그리 믿는다. 그 확신으로 스스로를 담금질한다.

 

고슴도치들은 날이 추워지면 추위를 막기 위해 서로에게 가까이 다가간다. 그러나 곧 서로의 가시에 찔려 화들짝 놀라며 서로 멀리 떨어진다. 그러면서도 또 추위를 느끼고 서로 가까이 다가가지만, 이내 가시에 찔려 아픔을 피하려 다시금 떨어진다. 그렇게 고슴도치는 추위와 아픔 사이를 왕복하다가 마침내 서로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게 된다.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도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절묘한 거리를 찾아내 유지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필자가 추위에 시달리는 사회를 바라보는 처세의 팁이다. 고슴도치를 스승으로 배운 지혜다. 고사성어 중에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이라는 말이 있다. “너무 멀지도 않게, 너무 가깝지도 않게하라는 뜻이다. 어느 한 쪽이 너무 가까이 다가오면 느슨해지고, 어느 한 쪽이 너무 멀리 달아나면 끊어지게 된다. 인간관계는 어느 정도 팽팽함을 유지하고 있을 때 최적의 상태가 된다. 따라서 좋은 인간관계를 위해서는 서로 간에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관계는 난로처럼 대해야 합니다.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게.” 바르게 살기를 늘 강조한 혜민 스님의 말이다.

 

때로는 지나친 관심도 부담스럽지만, 그보다는 무관심과 따돌림이 얼마나 사람을 비참하게 하고 삶의 의욕을 상실하게 만드는 독소가 되는지를 겪어보지 않고, 섣불리 관심의 척도를 재려 해서는 안 된다. 세상의 모든 불화나 미움은 소통하지 않고 꽉 막힌 단절과 불통에서 비롯된다. 그러므로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이 사회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신경 써야 하는 점이 바로 누구도 소외되거나 뒤쳐지지 않도록 알뜰살뜰하게 보살피고자 하는 관심의 마음이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아마 남으로부터 인정받고, 관심을 끄는 것을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가치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물론 자신의 정당한 노력과 성실성에 따른 결과로 남의 인정과 존경을 받는 것에는 어떠한 비난도 따르지 않는다. 그러나 인생의 목적이 오로지 남으로부터 받는 인정이나 관심, 나아가서는 세상의 갈채나 명성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사실 타인의 인정이나 관심은 주관적이며 매우 유동적인 것이다. 나아가서 세상의 명성이나 갈채 역시 어느 순간 찾아왔다가 밤안개처럼 사라지는 허망한 존재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타인의 인정이나 관심을 순리에 따라 추구하지 않고, 필사적으로 바라고 매달린다면 자신의 인생은 상처로 가득하게 되고, 종국에는 파멸에 도달할 수도 있다. 흔히들 남의 인정이나 사랑을 받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라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스스로 명상하면서 자신에게 가만히 물어보자. ‘나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자유로운 삶인가, 아니면 남의 인정이나 관심인가?’ 남의 인정이나 관심, 세상의 명성, 어느 것도 이 세상에서 영원한 것은 없으며, 본래부터 나의 것이라고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본질적으로 바라는 것은 세상의 인정과 명성이 아니라 어디에도 걸림이 없는 자유로운 삶이다. 우리가 진실한 삶을 산다면 우리는 자유롭다. 중요한 것은 남의 눈에 내가 어떻게 비쳐지는가를 의식하면서 끊임없이 나를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를 남에게 보여주는 자유로운 삶이다. 최근 젊은 사람들이 한 시도 SNS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것도, 나를 누군가와 연결시키는 끈이 떨어지면 자신이 남의 애정과 관심에서 멀어진다고 생각하는 강박관념 때문이다. 오늘 인정받고 관심을 끌다가도 내일이면 인간은 다시 허기를 느낀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사람들의 인정에 목말라 하는 사람들이 인정을 받지 못해 상처받는 경우가 많이 있으며, 다른 사람들의 인정이나 관심에 초연한 사람들이 오히려 더욱 존경받는 경우도 있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들의 인정에 집착하는 사람들은 이를 이루지 못하면 불안, 초조의 감정에 휩싸이고, 자신보다 인기가 있는 사람에게는 시기심과 분노를 느껴 주위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세상은 말한다. 진정한 사랑과 관심이야말로 자신의 행복을 충족시켜주는 삶의 지름길이라고. 세상은 부른다. 아주 작은 성의와 정성이 커다란 역사를 이루는 근본임을 믿고 시작해보라고. 그리고 오늘 세상은 우리에게 경고한다. 제 아무리 이 버거운 계절을 넘기기가 어렵더라도, 반드시 넘겨야 새로운 소망과 사랑이 싹으로 돋는 새 계절, 봄을 맞이할 수 있는 거라고. “이 또한 지나가리라.”고 하는 뻔하면서도 영원한 화두로 새해 맞이 하루를 열며, 필자는 오늘 아침을 무한한 기대와 가슴 벅찬 염원으로 점점이 수놓는다.

 

  © 림삼



 

 

도도 22/12/31 [09:42] 수정 삭제  
  힐링하고 갑니다 Happy New Year!!! 건강하세요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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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선거관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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