林森의 招待詩 - 림삼 (林森)

林森의 招待詩

림삼 | 기사입력 2022/04/23 [08:00]

林森의 招待詩 - 림삼 (林森)

林森의 招待詩

림삼 | 입력 : 2022/04/23 [08:00]

  © 림삼

 

림삼(林森)

 

내가 길 떠나는 날에는

森林(삼림) 더욱 푸르다

 

잘라도 잘라도 잘려지지 않는

綠蔭(녹음) 덩어리가

굽이길로 정서 홀리우고,

둥지 사수하는 할미새의 비명

감미론 음악되어 심금에 표창질하면

시계 멈춘 채

움직일 줄 모르니,

 

이름 모를 들풀마저

천상의 색으로 피어나고

바위에도, 물 속에도

무한으로 우거진 森林(삼림) 살아나와

오염된 나를 지배해버리다

 

누가 있어 이 세계를

娑婆(사바)라 칭하리요!

나무는 낙엽과, 돌은 이끼와, 다람쥐는 뱀과,

살아가는 모든 이웃끼리

더불어 한 몸인 것을

 

깊어지다 인적 끊겨 한참인

하늘아래 첫 동네

신선의 이름지어 스스로를 담금질 할

태백의 줄기에 여울,

숨결 증인되어 골짝마다 흐르고

 

올챙이떼 숨죽여 모여 사는 구비구비에

물이 발 되고

발은 물 되어져 온 몸으로 적셔지는

泡起(포기)의 정기,

森林(삼림)의 호르몬

 

내가 길 떠나는 날에는

林森(림삼) 더욱 푸르르다

 

** ()의 창() **

 

지금이라면 무작정 어디론가 떠나고프다.

목적지도 정하지 않고 그냥 가벼운 차림으로 훌쩍 가까운 데 어디라도 나서고 싶다.

남녀가 따로 없고, 노소의 구분도 할 필요가 없다.

가끔은 그렇게 일탈을 꿈꾸는 것이 현대인의 로망이다.

우리에게 그마저도 없다면 정말로 숨이 막히고 무척이나 답답할 것이다.

지금은 모든 것이 살아 숨쉬는 봄이 아니던가?

게다가 오랫동안 우리의 목을 조르던 코로나의 굴레가 다소 벗겨지는 호사도 성큼 다가섰지 않은가?

겨울과 질병의 긴 질곡에 시달리며 추위에 떨어야 했던 산천초목이 우리를 부르고 있는데, 상큼해진 바람과 푸르른 하늘이 우리에게 저처럼 애교스러운 손짓을 보내오고 있는데, 감정을 품고 있는 우리네 속내가 어찌 이 지경에 마음이 동하지 않을 수 있으랴?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실은 애석하게도 그런 떠남의 행보가 그리 쉽사리 이루어질 수 있는 꿈은 절대 아니다.

정녕 안타깝게도 우리를 얽매고 있는 현실이 그리 녹록한 것이 아니라는 데 문제가 있다.

막상 어디론가 하루만이라도 다녀올라치면 왜 그리도 챙겨야 할 게 많고, 걸리는 게 많은지 도무지 갈피를 잡기가 수월치 않다.

도통 정리가 안 된다.

평소에는 우리의 삶이라는 것이 우리 자신을 그토록 단단하게 옥죄는 멍에라는 것을 절실하게 실감하지 못하면서 그럭저럭 하루하루를 이어왔었는데, 정작 그 중에 딱 하루를 빌리자고 작심하는 순간부터 웬 속박과 동앗줄이 그리도 많이 앞다투어 손을 내미는지, 정신을 차리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그러니 훌쩍 떠난다는 것이 힘들 수밖에 없다.

그나마 봄이면 새 옷으로 갈아입은 산과 들의 정경을 TV나 사진들을 통해 구경하면서, 직접 가지는 못하더라도 간접적으로 봄의 기운을 맛볼 수 있으니, 지난 겨울과 비견해 볼 때 무언가 색다른 느낌이 들기는 한다.

비록 삭막한 도시에 갇혀서, 전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망령과, 미세 먼지, 매연 공해에 시달리고는 있지만, 언젠가의 그 봄이 기억 속에 생생히 각인되어 있으니 조금씩 꺼내어 되새김질 하면서 상상 속의 봄을 누리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금 기회가 되면 그 봄으로 힘차게 달려나가면 될 거라는 희망과 기대로, 버거운 오늘들을 살아내면 되는 것이다.

 

우리에게 있어서 봄이란 생명과 활력의 대명사이다.

그런데 정녕 봄이 아름다운 이유는 새 생명이 솟아올라 생동하고, 햇살이 따사로와 새 힘을 북돋아주기 때문만은 아니다.

봄의 진실한 의미는 씨를 뿌리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다양한 사계절 중에서도 반드시 봄에만 할 수 있는 가장 숭고한 기쁨이 바로 씨를 뿌리는 기쁨일 것이다.

여름은 여름대로 초목이 꽃을 피우며 잎이 무성해지고, 가을에는 알곡과 열매가 익어 가을걷이를 할 수 있고, 겨울에는 또 겨울대로 평온의 운치와 안락한 휴식이 우리를 기쁘게 하지만, 봄은 그 모든 것을 다 살아 숨쉬게 하는 매력을 한껏 품고, 어김없이 겨울의 다음 계절로 줄 서서 우리를 찾아온다.

사실 우리나라는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확실한 사 계절이 구분되어 매 년 변함없이 찾아줌으로 다양한 행복과 혜택을 만끽할 수 있으니, 한 마디로 우리는 축복받은 민족이다.

지구상의 수 많은 나라들 중에서 우리나라처럼 이렇게 계절의 덕을 보면서 풍요를 누리는 나라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런데 천혜의 자연 환경에 별다른 감흥이 없이 그냥 젖어있다 보니 어떤 때는 그 고마움을 망각하고, 의례껏 있어져야 하는 조건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계절을 향한 불평불만이 팽배해지고, 원하지 않는 기상의 변화나 재해에 맞닥뜨리면 무조건 원망과 비난으로만 얼룩지게 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만일 봄이 없이 여름이 온다면, 아니면 여름이 안 오고 바로 가을이 온다면 어떻게 될까?

갑자기 계절이 뒤죽박죽이 되어지면서 순서가 마구 뒤섞여져, 예측할 수 없이 바뀐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봄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하는 위로를 스스로에게 건네본다.

이제 논밭에 뿌려지는 저 씨앗들이 무럭무럭 자라서, 돌아오는 가을에 풍성한 결실로 농부들의 얼굴에 함박웃음을 불어넣어 주겠지 하는 생각으로 슬며시 미소가 지어졌다.

저 들만 변함없이 우리에게 있어준다면, 봄은 또 어김없이 우리 곁을 찾아주는 우리의 벗이요 가족같은 존재인 것이다.

 

성서 마가복음에 보면 씨 뿌리는 자의 비유가 들어있다.

농부가 씨를 뿌리는데, 길가에 떨어진 씨는 새들이 먹어버리고, 돌무더기에 떨어진 씨는 뿌리가 없어서 해가 돋자 말라버린다.

그리고 가시덤불에 떨어진 씨는 싹이 자라지 못해 열매를 맺지 못한다.

그런데 또 다른 씨는 좋은 땅에 떨어져서 싹이 나고 열매를 맺어 삼십 배, 육십 배, 백 배의 열매를 맺는다고 말한다.

아무리 씨를 뿌리기 좋은 계절 봄이라 해도, 씨를 뿌리는 장소와 여건이나 상황 선택이 올바라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어떤 씨를 뿌리느냐에 따라 어떤 결실을 수확할 수 있느냐가 결정된다는 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거짓의 씨앗을 뿌리면 거짓의 결과가 만들어지고, 진실의 씨앗으로 시작된 농사는 종국에 진실의 축제를 즐길 수 있는 결실로 맺어질 것이다.

여행이라는 단어의 뜻은 일이나 유람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외국에 가는 일이다.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왠지 무미건조하고 재미가 없다.

여행은 설레고 가슴 들뜨는 무언가가 분명히 숨겨진, 비밀스러운 어떤 것을 속에 감춘 선물상자같은 것인데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인생을 여행에 빗대어 견주는 경우가 많다.

어쩌면 인생이란 보이지 않는 승차권 하나 손에 쥐고 떠나는 기차 여행과 같다.

어차피 한 번 승차하면 시간은 거침없이 흘러가고, 되돌리지 못하며 절대 중도에 하차할 수 없는 길을 떠나는 것이 바로 인생이다.

가다 보면 강아지풀이 손 흔드는 오솔길이며, 푸르른 숲으로 둘러진 산과 들이며, 금빛 모래사장으로 눈부신 바다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런가 하면 밝은 아름다움이 주는 행복 뿐이 아니라 때로는 어둠이 가득한 추운 터널과 눈보라가 휘날리는 매서운 길이거나, 뜨겁게 숨 막힐 듯한 험한 길을 지나갈 때를 체험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당장 고통과 막막함이 느껴지는 곳을 지난다고 해서, 우리의 손에 쥐어진 승차권을 내팽개쳐버리거나 없애버릴 수는 없는 것이다.

비록 지금 빛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무조건 인내하며 가야 한다.

어두운 겨울의 터널을 통과하고 나면 지금보다 더욱 더 아름다운 봄의 햇살이 나의 머리맡에 따스하게 비칠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말이다.

촉촉히 내리는 빗방울 가운데서도, 소복히 내리는 눈 가운데서도 우리는 갈 길을 찾곤 한다.

지정된 목적은 없지만, 흐르는 시간 속에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끝없이 달리는 것이다.

그리고 기왕지사 떠나는 인생 여행길이라면, 잠시 주위를 둘러보며 감동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마음과, 손을 잡아줄 수 있는 넉넉함으로 채워지는 시간이, 또한 혼자서 가는 것 보다는 더불어 손잡고 가는 긴 여정의 시간이 한 층 더 재미있고 멋지지 않을까 싶어진다.

행복된 여행 길에 더불어 함께하는 기쁨을 전하며, 봄의 품 안으로 마음껏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다.

이 마음을 모두와 같이 나누고 싶은 봄, 그리고 아침이다.

  © 림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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