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석<콩트인고야?>-동굴목소리

동굴 목소리

최병석 | 기사입력 2022/02/12 [01:01]

최병석<콩트인고야?>-동굴목소리

동굴 목소리

최병석 | 입력 : 2022/02/12 [01:01]

오미크론이 기승을 부린다.

주변이 불안하다.

친구들을 만날수 없지만 올만에 연결된 통화내역은 확진되어서 격리중이라는 다소

근심스러운 내용들이다.

요즘 오경이의 오감은 총출동중이다.그도 그럴것이 이놈의 오미크론은 눈이 있어도 볼수 없고

손으로 만진다고 느껴지는것도 아니요 특이한 냄새로 경계심을 갖는다고 갖춰 지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어디 그 뿐이랴? 소리가 있어 들을수나 있는가 말이다.

입안에 들어오면 거부감이라도 느껴져 밀어 낼수 있다면 다행인데 그마저도 어렵다.

그래도 긴장감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려면 오감의 극대화로 눈치껏 오미크론주변에서

벗어나는게 상책이다.

이런 와중에 초딩친구 진경이가 올만에 만나서 맛난 저녁을 먹자고 한다.

사적모임 4명이하 니까 당근 만나도 되지만 어쩐지 꺼림칙하다.

그래도 요즘 사람이 보고파 이야기를 나누고파 씁쓸함이 극에 달한 처지인지라 선뜻 용납했다.

"어머 얘 반갑다,우리 지난번에 만났던 태국음식점 거기서 저녁6시에 볼까?"

오경이는 올만의 외출인지라 죽어있던 오감을 한껏 일으켜세운 채로 집을 나섰다.

그런데 사실 집밖은 너무도 추운지라 온 몸을 꽁꽁 감싸서 말이 오감이지 작동중인 감각은

달랑 시각 하나뿐이다.

버스를 타도 지하철을 타도 보이는건 모두 알량한 두 눈동자들 뿐이다.

허연 마스크가 얼굴의 대부분을 가리고 멀뚱멀뚱 두 눈의 시야만을 겨우 확보한 상태에서

보여지는 세상사는 참으로 좁아터졌다.

그 좁아터진 길목을 겨우 헤치고 식당에 들어서니 정확히10분전 6시다.

이 정도면 약속한 시간반경안에 제대로 진입한거다.

식당내부를 둘러보니 아직 진경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2층으로 올라가 밖이 내려다보이는

창가쪽에 자리를 잡고 방금전까지 섞여 있었던 인파들의 움직임을 살펴본다.

",혹쒸 메뉴는 정하셨나요?"

가볍기만 한 주변 분위기를 무겁게 눌러대며 다가온 목소리 하나.

가뜩이나 극대화 시켜놓은 오감중 청각이 제일 먼저 반응했다.뒤 이어 시각까지 가세해서는

오미크론보다 두근거림을 유발시켜놓았다.

"네 네? ..저 아직 일행이 안 와서요.."

마스크위에서 반짝거리는 총명한 눈동자는 낮게 깔리는 동굴저음 목소리와 콜라보를 이루며

두번 세번 쳐다봄을 유도해내는 중이다.

오랫만의 콩닥임이다.

오경이는 진경이가 당도하자 왜 이렇게 늦었는지 묻는것도 잊은 채 호들갑을 떨었다.

",너 저어기 저 친구 함 봐봐!"

"아니,얘가 왜 이리 호들갑이여?"

진경이가 오경이의 손짓을 따라 그 친구를 쳐다본다.

그리고는 그 친구를 불러 이모저모 살피느라 평소에 먹던 메뉴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을

주문했다.

그리고 그 친구의 가슴팍에 꽂혀있는 명찰을 주시했다.

명찰에 뚜렷이 각인된 이름 석자는'이상형'이었다.

오경이는 오감중 이감을 들뜨게 한 '이상형'을 음식을 먹는 내내 씹고 삼키며 되뇌었다.

물론 찐 친구 진경이와 함께 말이지..

그리고는 음식을 다 먹고 마무리를 지으며 다짐을 해봤다.

'내 기필코 번호를 따 가리라!'

 

이윽고 그 순간이 왔다.

오늘 밥값은 자기가 내겠다는 진경이를 물리치며 카운터에 서둘러 당도한 오경이가 이렇게

이야기했다.

",죄송한데 마스크 한번만 벗어봐 주면 안될까요?"

어리둥절해 하는 '이상경'그 친구는 부탁이니까 들어준다는 식으로 쭈삣거리며 마스크를

벗어 보았다.

순간 오경이의 주변에서 낮게 깔려있던 동굴저음들이 쨍그랑거리며 깨져나가는 촉감이

속끝에 전해졌다.

 

오경이의 극대화된 오감만족중 발벗고 나섰던 2감과3감이

불현듯 불만족으로 급변하는 순간이었다.

 

▲ 깊숙한 동굴냄새 맡아 보셨쥬?



 

 

콩트집'콩트IN고야'저자(도서출판 신정,2021,10/15초판발행)
교보문고나 인터파크 주문 가능!!
첫시집'먹보들'저자(도서출판 신정,2022,8/15초판발행)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및 그의 배우자, 직계존·비속이나 형제자매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거나, 이들을 비방하는 경우 「공직선거법」에 위반됩니다. 대한민국의 깨끗한 선거문화 실현에 동참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주간베스트 TOP10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