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작가 한상도의 학교종

강원경제신문 | 기사입력 2016/09/27 [07:48]

농부작가 한상도의 학교종

강원경제신문 | 입력 : 2016/09/27 [07:48]

 

▲ 농부작가 한상도 학교종     © 강원경제신문

태화산 편지 651. 학교종

 

폐교를 리모델링해 만든
전북 장수의 하늘내 풀꽃마을에서
저 종을 보는 순간 마음이 끌렸습니다.

다가가 줄을 잡고 힘껏 당겼습니다.
때앵~ 때앵~ 땡앵~
운동장 위로 울려퍼지는 맑은 종소리.
마음은 이내 40년 전으로 내달렸습니다.

저 소리가 울리면 한달음에 뛰쳐나와
운동장에서 고무공을 차며 뛰놀았고,
10분후 또다시 저 소리가 울리면
아쉬움에 돌아서는 발길을 머뭇거렸지요.

출출할 때 울리는 점심시간의 종은
잠자고 있던 세포를 벌떡 일어서게 했고,
졸리고 지루해 하품이 나는 오후에는
아무리 기다려도 울리지 않아
야속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던 때가 바로 눈앞에 보이는데
머리가 희끗히끗한 중년이 되었으니...
세월을 한탄해야 할까요? 세상을 원망해야 할까요?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등 뒤에서 낯선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식사 하라고 치는 종인데 막 치면 어떡해요?"
식당에서 저녁을 준비하다 나온 아주머니가
조금은 원망 섞인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그냥 물러설 저도 아니었습니다.
"저는 오늘 저녁 대신 추억을 먹으려구요."
멋적은지 아주머니의 입가에도 미소가 번졌습니다.

저녁보다 맛있는 추억.
저 혼자 먹기가 무안해
아주머니의 양해를 얻어 한번 더 쳤습니다.

때앵~ 때앵~ 땡앵~
님께서도 저 종소리를 들으며
잠시 추억에 빠져 보는 것이 어떠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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