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뿌리깊은 ‘비판 문화’ 제 발등 찍었다

자당 대통령에 "계급장 떼고 붙자" 흑역사..내편 아니면 맹비판

문흥수 기자 | 기사입력 2014/09/19 [18:13]

野, 뿌리깊은 ‘비판 문화’ 제 발등 찍었다

자당 대통령에 "계급장 떼고 붙자" 흑역사..내편 아니면 맹비판

문흥수 기자 | 입력 : 2014/09/19 [18:13]

 
▲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와 문재인 의원     ©김상문 기자

 
 
브레이크뉴스 문흥수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7·30 재보선 패배 이후 위기가 계속되면서 ‘리더십 부재’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외부 비대위원장 영입 문제로 촉발된 갈등은 그동안 쌓인 문제들과 뒤섞이면서 당은 대혼란에 빠졌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힘겹게 다시 당무에 복귀하긴 했으나, 원내대표의 기능도 제대로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리더십에 치명적 타격을 입은 상태다.
 
여전히 당내 강경파들은 ‘박 원내대표의 리더십 부재’를 비판하면서 여전히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당을 혼돈의 나락으로 떨어뜨린 일차적 책임은 박 원내대표에게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비대위원장에 취임한 지 한 달 보름도 안돼 중도하차시키는 풍경은 분명히 잘못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사실상 비대위원장이 중도사퇴해 또 비상 비대위원장을 뽑는 건 정당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일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원인이 무엇이냐에 대해선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으나, 여당이든 야당이든 ‘너 죽고 나 살자’는 식의 비판이 문제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야당 특유의 뿌리깊은 비판 문화가 상대당은 물론 자당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결국 자기 발목을 붙잡는 형국이 됐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근본적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이상 제2, 제3의 새로운 당 대표가 선출되더라도 앞서와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는 비난마저 나오고 있다.
 
실제로 2000년 이후 새천년민주당부터 지금 새정치연합까지 최근 15년간 총 21명의 야당 대표 평균 임기를 살펴보면 고작 8개월에 불과했다.
 
당 대표의 임기가 보통 2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대부분 임기를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중도사퇴한 경우가 많은 셈이다.
 
또한 임기가 짧은 만큼 당 대표 출신도 넘쳐난다. 야당은 전직 당 대표나 대선후보 등을 상임고문단으로 예우해왔는데 권노갑, 김상현, 김원기, 김한길, 문재인, 문희상 등 무려 21명이나 상임고문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문성근, 장상 등 탈당한 인사들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더 많아진다.
 
또 새정치연합의 최근 역대 당 대표를 살펴보면 이번 박영선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에서 사퇴까지 포함해 지난 2년5개월 동안 당 대표가 무려 9번이나 교체됐다.
 
한명숙 대표가 2012년 4.11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이후 문성근 당대표 권한대행, 이해찬 전 대표, 문재인 대통령 후보 겸 당대표 권한대행, 박기춘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 문희상 비대위원장, 김한길 대표,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에 이르기까지 2년 5개월 내내 당대표의 수난이 이어졌다.
 
좀 더 과거를 돌이켜보면 새정치연합이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 시절 역시 2년 3개월 동안 당 대표가 9번이나 바뀌었다. 차기 권력에 눈이 먼 여당 인사들이 서로를 물어뜯으며 자멸해갔고, 결국 정권을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에 넘겨주게 됐다.
 
조금만 빈틈을 보이면 바로 끌어내리는 데 혈안이 돼 있었고, 자신과 의견이 다르면 당대표라 할지라도 자유롭고 거침없이 비판하는 문화가 뿌리깊게 박혀 있다는 게 큰 단점으로 작용한 것이다.
 
특히 과거 여당 시절 당시 김근태 의원이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계급장 떼고 허심탄회 하게 논쟁하자”고 한 발언은 야당의 흑역사를 고스란히 증명한다.
 
이 때문에 현재 야당의 혼란과 위기를 단지 박 원내대표의 '리더십' 문제로 국한해서 보기엔 무리가 따른다는 게 정치전문가들의 일관된 주장이다. 계파에 얽매여 비판의 날만 세우다 선거마다 연전연패한 게 새정치연합을 위기로 내몬 근본 원인이라는 것이다.
 
이로 인해 지금과 같은 방식이라면 비대위원장에 누가 온다 해도 백약무효이라는 지적과 함께 대표만 갈아치울 것이 아니라 당의 뿌리깊게 박히 근본 문제부터 개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물론 야당이 자기 목소리를 내고 정부 여당의 잘못을 비판하고 견제하는 것은 탓할 일이 아니다. 하지만 자신의 단점은 인정치 않으면서 남의 단점만 입에 달고 산다든지 내 시시비비는 제대로 가리지 못하면서 남의 시비만 잡고 늘어지는 '맹목적인 비판'을 이젠 그만둬야 한다는 지적을 보다 새겨들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비대위원장으로 선출된 문희상 의원은 당의 단합과 계파 극복 등을 통해 '혁신'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그가 과연 야당의 뿌리깊은 흑역사까지도 ‘혁신’해 낼 수 있을지, 아니면 단순히 현 위기만 봉합하는 차원의 임시 ‘관리’ 역할만을 수행할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kissbrea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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