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웅 한자어산책 #11 한라산 漢拏山

윤재웅 | 기사입력 2026/03/25 [01:01]

윤재웅 한자어산책 #11 한라산 漢拏山

윤재웅 | 입력 : 2026/03/25 [01:01]

한라산 漢拏山 은하수 한, 잡을 나, 메 산

; 은한(銀漢), 즉 은하수(銀河水)를 손으로 잡을[]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산().

 

제주의 영원한 어머니

한라산(漢拏山)은 남한 가장 높은 봉우리라는 지리적 위상을 넘어, 제주도 정신이자 역사, 그리고 생명 근원 그 자체를 의미한다.

 

'은하수를 잡을 수 있을 만큼 높다'는 이름의 뜻처럼, 한라산은 아득한 신화와 전설을 품고 제주 하늘을 떠받치고 서 있다.

 

설문대할망이 치마폭에 흙을 담아 빚어낸 섬 어머니 산, 500명 아들을 오백장군 기암으로 품은 비극과 장엄함의 공간이다.

 

이 산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생태계 보고이자 제주 시간을 담아낸 타임캡슐이다.

 

아열대부터 한대 기후까지 아우르는 수직적 생태 분포는 한라산이 곧 작은 지구임을 보여주며, 백록담 고요한 물웅덩이는 선인들이 신선이 노닐었다고 믿었던 영험함을 간직하고 있다.

 

제주 거친 바람과 역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삶을 이어온 제주인의 강인함과 순수함은 모두 이 한라산의 기슭에서 자라났다.

 

한라산은 정복 대상이 아니라 경외 대상이다.

 

언제나 그 자리에 웅장하게 서서 섬 전체를 굽어보며, 변함없는 존재만으로 제주인들에게 위안과 귀의처를 제공한다.

 

그 푸른 허리와 흰 눈이 덮인 정상을 바라볼 때마다, 우리는 제주라는 공동체 뿌리를 되새기고 자연과의 조화 속에 담긴 삶 깊은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한라산은 그렇게 제주의 영원한 어머니이자, 민족 영산으로 굳건히 서 있다.

 

▲ 윤재웅     ©강원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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