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웅 한자어산책 #7 월식月蝕

윤재웅 | 기사입력 2026/02/25 [01:01]

윤재웅 한자어산책 #7 월식月蝕

윤재웅 | 입력 : 2026/02/25 [01:01]

월식 月蝕 달 월, 갉아먹을 식

지구 그림자에 의해 달[]이 갉아 먹힌[] 것처럼 보이는 현상.

 

잠시 멈춘 빛의 그림자

 

월식(月蝕)은 태양, 지구 그리고 달이 완벽한 일직선 상에 놓여있을 때 지구 그림자에 의해 달이 완전히 혹은 부분적으로 가려질 때 발생하는 천문 현상이다.

 

 

가장 밝게 빛나던 보름달이 점차 어둠에 잠식되는 모습은, 과학적 원리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깊은 사색을 던져준다.

 

그것은 영원할 것 같던 빛의 영역에 드리워진 거대한 그림자, 즉 잠시 멈춘 시간의 은유와 같다.

 

고대인들에게 월식은 불길하거나 신비로운 징조였지만, 현대인에게는 우주의 질서와 역동성을 깨닫게 하는 장엄한 무대이다.

 

특히 개기월식 때 달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붉은빛을 띠는 '블러드 문(Blood Moon)' 현상은, 태양빛이 지구 대기를 통과하며 굴절될 때 붉은 파장만이 달에 도달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이 붉은빛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의 불씨가 꺼지지 않음을 보여주는 듯하다.

 

월식은 우리 삶에도 찾아오는 그림자의 시간이다.

 

성취와 빛으로 가득 찼던 순간들이 갑작스러운 시련이나 침체에 가려지는 때. 그러나 달이 지구 그림자를 통과하듯, 그 시간은 영원하지 않다.

 

잠시 빛을 잃더라도, 그 어둠 끝에는 다시 둥근 달이 본래 광채를 되찾듯이, 우리 삶 또한 굴절된 경험을 통해 더 깊고 새로운 색깔을 얻으며 다시 밝아질 것임을 월식은 고요히 일깨워준다

 

▲ 윤재웅     ©강원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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