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께 고언한다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이사장 고진광
광화문 촛불이 아직 꺼지지 않은 듯하다. 필자의 가슴은 여전히 뜨겁다. 아마도 그 여망으로 탄생한 정부에 대한 기대가 가슴으로 옮겨 붙어 이러는 것 같다. 이정부가 출범한지가 벌써 3년이 흘렀다. 물론 그 동안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기는 하다. 촛불의 정신이 곳곳으로 스며들어 가고 있음이 피부로 느껴지고 있다. 하지만 난공불락의 영역이 견고하게 자리 잡고 있음을 부인할 수가 없는 현실이다. 물론 수십 년 동안 구축해온 뿌리 깊은 견고함을 단 몇 년으로 허물어뜨릴 수는 없을 것이다. 이천 물류창고 화재 사건으로 38명이나 목숨을 잃었다. 12년 전 이천 냉동 창고 화재 사건의 데칼코마니나 다름없는 인재(人災)가 또 일어나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가 또 다시 시작되고 있다. 각 관련기관이 앞 다투어 이런저런 점검을 해대면서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12년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당시 이천 소방서가 펴낸 백서에서 ‘우레탄폼 작업 중 폭발과 함께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샌드위치패널 때문에 대형인명 피해가 일어났다’고 분석하고 있으며 ‘재발방지를 위해 제도와 법률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리고 사고 이듬해인 2009년 난연 소재 의무화하는 건축법 개정이 추진되어 상임위 통과를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 권도엽 국토부 1차관(이후 장관 지냄)의 반대로 법률개정이 무산되고 말았다. 보나 마나 관련 업계의 의견이 깊숙이 반영된 것임을 누구나 쉽게 짐작해 볼 수 있는 지점이다. 이번 이천 물류창고 화재도 그 어처구니없는 결정이 만들어 낸 대형 참사인 것으로 여겨져 개탄스럽기 그지없는 심정이다.
어쩌면 또 다시 12년 전 상황이 되풀이 될지 모른다. 국민들의 시선을 의식하느라 백화점식 대책을 나열해 놓고 호들갑을 떠들어 대다가 슬그머니 꼬리를 감출지 모른다. 하지만 이제 그래서는 안 된다. 검찰에서 무려 15명의 검사를 투입하여 이번 화재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파헤치겠다며 수사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은 시선은 반신반의하는 형편이다. 심지어 일부의 국민들은 벌써부터 면죄부 수가가 될지 모른다며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다. 더 이상 국민을 우롱하면 안 된다. 이를 계기로 관련 업계와 관련 기관과의 유착 고리를 과감하게 끊어내야 한다. 가능하다면 2009년 건축법개정을 무산시킨 내막을 낱낱이 드러내 공과를 따지고 처벌도 해야 한다. 국민의 안전이 해치는 일을 저지르면 언젠가는 책임으로 돌아오게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래야 권력이 개입되지 않고 과정이 투명해지고 결과가 정의로워지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정권에서 제대로 다루고 처리하지 못한 세월호 사건으로부터 비롯되어 탄생한 정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이 정부에 기대를 갖고 2018년 4월 16일 재난안전 정책제안을 한 적이 있다. 그리고 일부 제안에 대한 정부의 답변도 들었다. 하지만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이번 참사를 대하면서 제대로 실천되지 않아 일어난 참사처럼 여겨져서 아쉬움이 크다.
대한민국은 코로나19 전염병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켜낸 모범국가이다. 세계 각국으로부터 칭송이 쏟아지고 있다. 세계인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자부심이 느껴지고 있다. 하지만 안주해서는 안 된다. 문재인 정부는 ‘사람이 먼저다’라는 가치를 내세우고 출범했다. 이를테면 국민의 안전이 담보되어야 가능한 가치이다. 앞서 언급한 세월호의 예처럼 국민의 안전을 제대로 지켜내지 못하면 정부로서의 존재가치가 없다.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
지금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들로부터 역대 어느 정부에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국민의 안전을 지켜 내기 위하여 정치권이나 이익단체의 유 불리에 흔들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 투명하게 공개하여 올바른 방향으로 정책을 펼쳐낸 덕분이다. 이번 이천 물류창고 화재 사건도 있는 그대로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실행에 있어서도 자본의 논리에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는 제도와 법을 정비하고 만들어 내야 한다.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문재인 정부 하에서도 크고 작은 사건들이 줄을 잇고 있다. 1: 29: 300이라는 하인리히 법칙이 있다. 작은 사고가 잦으면 대형 사고로 이어진다는 통계의 법칙이다. 자칫 이천 물류창고 화재 사건을 가볍게 여겼다가는 수습하기 힘든 대형사건으로 이어질 수가 있다.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그로 인해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필자가 감히 고언 한다. 이천 물류창고 화재 사건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난마처럼 얽혀있는 빙산의 일각이 있다. 그렇기에 문재인 정부가 명운을 걸고 깔끔히 처리해야 한다. <저작권자 ⓒ 강원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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