林森의 招待詩 - 꿈이며 추억이며

林森의 招待詩

림삼 | 기사입력 2023/06/03 [08:15]

林森의 招待詩 - 꿈이며 추억이며

林森의 招待詩

림삼 | 입력 : 2023/06/03 [08:15]

  © 림삼

 

- 林森招待詩 -

 

꿈이며 추억이며

 

흙바람 불어올린 하늘 잿빛 물들고

감궂던 대지엔

먼지잼 한소끔

 

하 오래 맘 가물어 갈라지던 구석구석

해갈은 터무니 없어도

궁싯거리는 계절 사이로

체신머리 잃고 추적추적 내리는

꿈이며 추억이며,

 

억겁같기도 한

찰나같기도 한

혼몽의 시간속

구름처럼 떠돌다 바야흐로

안온한 풀밭 누운 무존재 느낌이라면

 

맥젓게 봄날 갔다고 그냥

맥젓게 여름 다시 오는 건 아니리

 

맘 깊이 품었던 심상 계절에

물 오를 때,

그 때,

소망이라는 이름으로 너와 내가

같은 곳 바라볼 때,

그 때,

 

꿈이며 추억이며,

다른 하나의 계절 완성되리라

 

- ()의 창() -

 

바야흐로 여름의 초입이다. 그러고 보니 더운 계절의 강림이랍시고 천하를 호령하며, 만고에 이어질 듯한 기세 등등으로 으스댈 6월이, 어언 그 얼굴을 보이고 있구나. 올 한 해도 하마 절반 가까이 살아냈음이다. 이렇게 속절없이 또 한 달이 시작된다. 이룬 것도 없이, 남긴 것도 없이 우리 삶에서의 소중한 달 하나가 스러지고 열려졌다. 허기사 이 달을 또 살아내야 하는 우리네에게는, 지난 달의 인사 따위는 관심도 미련도 없다. 그저 허겁지겁 새 달을 맞이했을 따름이다.

 

문득 서글픈 생각도 든다. 이토록 정신줄 놓고 하루를 아등바등 산다고 해서, 우리에게 무에 대단한 보람과 자랑이 평생의 이력으로 붙여지려나? 얼마나 멋드러진 삶의 지표를 설정하려고 이리도 분주하게 하룻날들을 수박 겉핥기 식으로 살아제끼는 건지, 이제는 아주 조금만이라도 멈추어 서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좀 가져보고 싶다. ‘삶의 여유라는 제목으로.

 

기왕지사 상반기를 갈무리하기 위한 새로운 달을 몸 써서 맞이한 양이라면, 계절이 주는 상큼한 멧세지 하나 쯤은 기억에 각인시켜야 할텐데, 그래서 삶의 좌우명으로 삼을 푯대 하나 정도는 장만해야 하겠는데, 글쎄다. 우리는 지금 어디 쯤에 서 있는 걸까? 무슨 생각으로 내일을 바라보며, 참다운 소망을 가꾸어야 하는 걸까? 곰곰히 생각에 몰두해보는 아침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생각한다. 사람은 서로의 앞모습을 바라보고 사는 존재라고. 그래서 앞모습을 가꾸기 위해 거울 앞에서 화장을 하고 옷매무새를 단정하게 하며 자신의 앞모습을 가꾸는 데 온갖 정성을 들인다. 심지어 앞모습을 더 잘 꾸미기 위해 성형수술을 하는 이들도 있다. 그런데 언젠가 설거지를 하다가 새로운 사실 하나를 깨달은 적이 있다. 그것은 설거지를 해놓고 보니, 그릇의 뒤가 다른 그릇의 앞이었다는 사실이다. 실상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인데, 누구도 깨닫지를 못하고 살아간다.

 

어쩌면 사람의 관계란 서로의 앞모습을 바라보고 사는 일보다는, 나의 뒤와 너의 앞이 서로 포개져 사는 것인지도 모른다. 내가 머물던 자리에 누군가가 다시 찾아오고, 네가 서있던 자리에 다시 내가 서게 되는 것, 그래서 앞모습이 아름다운 사람보다는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 더 좋은 건가 보다.

 

어쩌면 그릇의 안은 우리 마음이요, 그릇의 뒤는 우리의 생활이라 할 수도 있겠다. 아무리 그릇의 안쪽(마음)을 잘 닦았다 하더라도 그릇 뒤쪽(생활)이 더러우면, 그 그릇(사람)은 제대로 닦여졌다 할 수 없다. 또 그릇의 뒤쪽을 잘 닦았다 하더라도 그릇의 안을 닦지 않았다면, 그 그릇은 온전히 닦여진 것이 아니다. 그러기에 그릇의 안과 밖은 하나요, 사람의 마음과 생활은 하나다.

 

세상에는 나 혼자만 존재할 수도 없고 살아갈 수도 없다. 퍼즐처럼 저마다의 색깔과 모양으로 한껏 어우러진 모습이 우리의 인생이라고 한다면 그릇의 안과 밖, 내 앞모습과 뒷모습, 내 마음과 생활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야 만족스런 삶을 영위할 수 있다. 우리는 그동안 외적인 것에만 너무 많은 관심을 쏟고 살아 왔다. 사람의 눈만을 의식하고 살아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바로 우리의 뒷모습이다. 잠시 사람의 눈은 속일 수 있고 가릴 수 있겠지만 우리의 속마음은 숨길 수 없다. 보이는 앞모습과 함께 보이지 않는 뒷모습 까지도 아름답다면, 그 사람은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지금 서 있는 모습도 아름다워야 하지만, 우리의 떠난 자리도 아름답게 만들 수 있어야 하겠다. 그릇을 닦는 마음으로 우리의 뒷모습도 앞모습처럼 아름답고 깨끗하게 닦는 하루가 되길 기원해본다.

 

그러면서 우리의 삶에서 영원히 남겨질 꿈과 추억의 이야기, 그것에 대해 생각해본다. 두고 두고 꺼내서 되새김해도 질리지 않고, 늘 새로운 소망과 평안을 가져다주는 신선한 충격과 깨우침, 바로 사랑의 끝자락에 대해서 말이다. 이럴 계획은 아니었는데, 막상 6월이 시작되고, 한 해의 절반이 저만치에 다다르고 보니 갑자기 세월을 돌아보고 싶다. 과연 얼마만큼 와 있는 건지.... 계절, 그 끝은 보이는 건지....

 

살아온 나날을 다 평가하긴 이를지 모르지만, 다듬지 못해 빛 바랜 사진첩을 펼쳐보며 뜻 모를 미소와 한숨을 내쉰다. 여기 저기서 삶의 편린들을 조각해보고, 이미지들을 모아보고.... 시간을 병 속에 모아둘 수 있다면 필자가 제일 먼저 하고픈 건, 영원한 세월이 흐를 때까지 하루 하루를 모아 두었다가, 사랑으로 미래로 함께 보내는 것이다.

 

만일 그 하루들을 영원히 지속시킬 수 있다면, 만일 말로써 소원을 이룰 수 있다면, 하루 하루를 보석처럼 모아두었다가 다시금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보내련만, 하지만 정작 하고 싶은 일을 찾고 나면 그 일들을 할 시간이 충분치 않을 것 같아서, 이곳 저곳 두리번거린 끝에야 시간을 효율적으로 보내고픈 소망이 바로 사랑 때문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만일 이루어질 수 없는 소망과 꿈들만 담아두는 상자가 있다면, 그 상자 속엔 아무 것도 들어있지 않을 것을, 그 소망과 꿈들이 전부 사랑에 의해서만 이루어졌구나 하는 기억 외엔.... 그리고 꿈이며 추억이며, 그런 소중한 것들이 모두 사랑으로만 비롯되었구나 하는 생각 외엔....

 

 

  © 림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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