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경남도 무형문화재 돈돌날이 전수조교 동영범

(사)함남 북청민속예술보존회 이사장

김철우 기자 | 기사입력 2019/03/13 [00:58]

함경남도 무형문화재 돈돌날이 전수조교 동영범

(사)함남 북청민속예술보존회 이사장

김철우 기자 | 입력 : 2019/03/13 [00:58]

[강원경제신문] 김철우 기자 = 북청사자놀음과 함께 함경남도 북청에서 가장 유명한 민속예술이 바로 <돈돌날이>입니다. 199811월 이북5도 무형문화재 최초로 지정되며 이북5도 문화재를 제도권으로 진입시키는 선도적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함남 북청민속예술보존회 동영범 이사장을 만나 <돈돌날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 (사)함남 북청민속예술보존회 이사장 동영범     © 김철우 기자

 

북청에 민속놀이가 많은 이유는 무엇입니까?

 

한반도 동북방에 있는 함경남도는 북방민족과 경계를 하고 있어 우리나라의 국력 여하에 따라 영토확장이나 북방 민족의 침략에 항거하는 군사적 요충지입니다. 따라서 북청(北靑) 지역의 역사는 북방민족의 침략에 맞서 싸운 방파제 구실과 탄압을 받기도 한 대와 항쟁역사이기도 합니다. 북청 사람들은 역사적 변천으로 중앙정부나 지배계층으로부터 차별적 대우를 받았지만, 이에 굴복하지 않고 끈질긴 저항정신으로 인해 인내심과 의협심, 단결력이 강한 기질적 특성이 있습니다. 이런 특수성으로 인해 긍정적 사고와 행동으로 실천하는 면이 강해 24절기를 중심으로 민속놀이가 가장 발달 되었습니다. <횃불싸움>, <돈돌날이>, <북청사자놀음>, <토성관원놀음>, <토성 정월대보름놀이> 등이 월남한 북청 사람이나 함경남도 인사들에 의해 계승, 보존되고 있습니다.

 

<돈돌날이>의 유래와 발전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돈돌날이>의 뜻은 동틀 날입니다. “동틀 날은 여명을 지나 동쪽에서 떠오르는 해를 말하며, ()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동틀 날의 발음이 동틀날이를 거쳐 돈돌날이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돈돌날이>에서 부녀자들이 연행할 때 원을 만들어 춤을 추는 것은 해를 형상화하여 동쪽에서 해가 뜨고 서쪽으로 석양이 지는 반복적인 진리를 노래와 춤과 가락으로 표현한 지역적 특성이 강한 민속놀이입니다. 또한, ‘제 구비로 돌아온다.’라는 북청 방언은 반드시 제 자리로 돌아온다.’는 부녀자들의 희망과 염원을 담은 가무악(歌舞樂)입니다.

  부녀자와 여성들이 <돈돌날이>를 연행하므로써 봉건제도라는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와 권리를 되찾는다는 의지를 표현하여 정월대보름, 한식, 단오 등에 집중적으로 행했던 민속놀이입니다.

  <돈돌날이>의 놀이 목적이 봉건시대에는 태평과 풍농을 염원하는 사회통합적 기능이었다면, 일제 강점기에는 독립운동의 중심에 서서 민족의 얼과 혼을 지키는 놀이로 변화, 발전되었습니다. 특히 1930년대 일제가 문화정책을 표방하면서도 조선 혼을 말살시키기 위해 북청 지역의 <돈돌날이> 연행을 금지시켰지만, 오히려 <돈돌날이>가 중심이 되어 조선의 독립과 광복을 염원하는 정신적, 행동적 결사 역할을 하여 북청 군민과 함경남도를 하나로 결집하여 독립운동을 상징하는 놀이로 발전하였습니다.

   

19506·25 동란 이후 남한에 정착한 함경남도 출신들은 청량리, 제기동 등에 집단 거주하며 정월 대보름에 연희하며 제각각 즐겼는데 청량리가 가장 유명했습니다. 부녀자들이 돈돌날이를 민요와 바가지와 자배기 장단을 치고 놀이를 시작하면 북과 퉁소가 가세하여 놀이판을 흥겹게 만들고 인근 지역주민들이 대거 참여하였습니다. 청량리에는 정월 대보름에 아바이 순대, 명태 순대, 찰떡을 집마다 분담하여 준비하고 술상을 차려놓고 놀이를 하였습니다. 돈돌날이가 끝나면 사자놀이를 연행하였는데 이는 오늘날 국가무형문화재 및 함경남도 무형문화재의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     © 김철우 기자

 

<돈돌날이>의 민요에서 주목할 만한 게 무엇입니까?

 

분단과 전쟁의 참화를 겪으면서 돈돌날이는 수난을 겪는 대표적 민속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놀이는 인간 삶의 생활경험과 유희본능이 드러난 형태로 노래는 조직화, 질서화하여 인간의 감정을 순화시켜 배설의 쾌감을 높이게 합니다.

북청 민요 <돈돌날이>의 내용은 삶과 놀이를 하나로 인식하여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모든 생명을 사랑하는 성격이 짙습니다. 특히 고향에 대한 찬미와 여자의 삶을 조명하고, 혼인에 대한 솔직한 감정을 소박하고 아름답게 표현합니다. 나아가 생활, 풍속, 세태를 부녀자 입장에서 긍정적으로 수용하여 내일에 대한 희망을 품습니다.

 돈돌날이 민요는 공간성을 중심으로 하여 부요(婦謠), 유희요(遊戱謠), 참요(讖謠), 노동요(勞動謠)로 나뉘는 등 몇 가지 구분 방법으로 나뉘기도 합니다.

특히 민요 가운데 흘레레 레뗄레는 서양음계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은 유구한 역사를 가진 민요입니다. 돈돌날이 음계와 선율은 메나리 조입니다. 동부 지방 가운데서도 함경북도나 강원도와 확연히 차별화되어 있으며 독특한 꺽기창법이 있고, 주요 구성 음은 미, , , , 레입니다.

 

<돈돌날이>의 춤은 어떤 특징이 있습니까

 

돈돌날이 춤은 즉흥성과 자연성이 특징입니다. 부녀자들이 스스로 흥을 불어넣어 인위적인 것보다는 자연적인 곡선을 그리는 춤으로 발전하였습니다. , 부녀자들의 삶의 아름다움과 애환을 그려내기 위한 춤으로 발 디딤새, 손 놀림새, 몸 굴림새 등 3가지 기본적 요소가 긴밀한 상호관계를 맺은 춤입니다. 

돈돌날이 춤으로 북청 지역에서는 [달래 춤][넋두리 춤]이 있습니다. 유교제도 아래에서 부녀자들이 속박에서 벗어나 여권신장을 간구하며 마음을 달래는 희망과 염원을 내재한 춤입니다. 특히 부녀자들의 억눌린 마음을 달랜다는 뜻과 달래를 캐고 여흥을 즐길 때추어서 명명한 것입니다. 넋두리 춤은 흥과 신명이 고조되어 넋이 나가도록춤을 추었다고 하는 데서 나온 말이라고 합니다.

두 춤은 북과 바가지, 자배기, 퉁소, 징을 이용한 가락에 의한 춤사위가 더해집니다.

 

▲     © 김철우 기자

 

<돈돌날이>의 가락은 어떻습니까

 

돈돌날이 다락은 전문 악사들에 의해 연주되는 것이 아닌 부녀자들이 연행하므로 단순하면서 소박하고 반복적입니다. 퉁소가 가락으로 참여한 1920년대 이후 전문적인 악사가 등장하는데, 대부분은 지역과 생활에 기반을 둔 악기가 주류를 이룹니다. 

가락은 함경남도 북청 지역에서만 존재하는 독특한 장단을 갖고 있습니다. 일명 덩 다 따 쿵 타덩 따 쿵 따 꿍장단을 치는데, 이는 전통 가락의 굿거리장단과 자진모리 장단의 중간 가락 형태를 띠어 흥겹고 신명 나는 가락입니다.

 

<돈돌날이> 복식도 특이하다고 들었습니다

 

돈돌날이 복식은 정원 대보름 및 한식, 단오에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보통 흰 저고리에 감청색 치마를 입지만 단오에는 화려한 복식으로 놀이에 참여합니다. 특히 정월 대보름과 한식에는 부녀자들이 머리에 머리쓰개를 쓰고 놀이에 참여합니다.

감청색 치마의 색깔은 북청 지역에서 자생하는 창포에서 원료를 추출하여 토속적이며 화려한 의상을 입었습니다. 가장 독특한 것은 돈돌날이 복식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머리쓰개입니다. 바느질을 전혀 하지 않고 접어서 만든 이 머리쓰개는 가운데는 평평하지만, 양쪽에는 호랑이 귀를 상징하는 귀()를 만듭니다. 이는 재앙으로부터 부녀자를 보호하고 잡귀와 재앙을 쫓는 의식으로 사용하였습니다.

 

▲     © 김철우 기자

 

북청의 민속예술을 보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정말 많은 분이 북청의 민속예술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셨습니다. 당시 자유 대한민국에 피난 내려와 정체성과 혼을 간직하기 위해 생업을 미뤄가면서 사자놀이, 돈돌날이, 토성관원놀이 발굴과 재현을 위해 헌신하신 선배 연희자분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아쉬운 것은 현재 사자놀이와 돈돌날이 등이 이원화되어 운영되고 있는 것입니다. 돈돌날이의 국가무형문화재 등재와 함께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또한, 돈돌날이 후대 전수도 쉽지 않아 고민입니다. 현재 돈돌날이 단원은 대부분 북청과 함경남도 출신으로, 임원 9명을 포함하여 전체 58명이 매주 이북오도청에서 훈련에 매진하고 있습니다만, 경제적 지원이 없어 젊은이에게 전수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연희자들도 세월 앞에 기운이 떨어져 전수가 어려워지고 있으며, 동작은 단순한 듯하지만 배울수록 어려운 것 역시 문제입니다. 

그러나 조상의 얼을 직접 느낄 수 있는 민속예술에 참여한다는 자부심과 공연의 즐거움은 말로 형용하기 어렵습니다. 많은 분의 관심과 참여가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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