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가는 민속예술을 보존한다 함경북도 민속예술보존회 회장 최동식

김철우 | 기사입력 2018/08/21 [11:59]

잊혀가는 민속예술을 보존한다 함경북도 민속예술보존회 회장 최동식

김철우 | 입력 : 2018/08/21 [11:59]

[강원경제신문] 김철우 기자 = 함경북도 지역의 민속예술을 보존하고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함경북도 민속예술보존회 최동식 회장을 만났다. 현재 이북오도청에서 지정한 무형문화재는 애원성’, ‘두만강 뗏목놀이와 더불어 201851일 지정된 함북 선녀춤까지 세 개다. 다음은 최동식 회장과의 인터뷰.
 

▲     © 강원경제신문

 
두만강 뗏목놀이에 대해 설명을 부탁합니다
 
두만강 뗏목놀이는 관북(關北) 지역으로 불리는 함경북도 무산 지역의 풍부한 산림자원인 목재를 벌목하는 과정에서부터 벌목한 나무를 산 아래로 운반하는 과정, 목재를 용도에 맞게 분류하고, 뗏목을 만들어 두만강을 이용해 펄프공장이 있는 회령지역으로 운송한 것에서 유래를 찾을 수 있습니다.
산에서 무거운 나무를 벌목해 목적지까지 이동해야 한다는 점에서 무척 힘들고 외로운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벌목꾼의 몇 배가 되는 나무를 어깨에 메기도 하고 때로는 없는 길을 내가며 운반해 가는 과정이니 얼마나 힘들었는지 상상하기도 힘들 것입니다.
 
두만강 뗏목놀이는 이런 일에 종사하다가 나이가 들어 일하지 못하게 된 이들이 과거의 정취를 잊지 못하고 향수를 달래기 위해 모여 노래를 부른 데서 시작하였습니다. , 나무하고 뗏목을 타고 강을 따라 이동하던 전 과정을 뭍에서 즐기던 것이 점차 놀이의 형태를 갖추게 되어 마을 행사나 잔치에서 행해지게 된 것입니다.
 
문화재로 지정될 때 쉽게 자료들을 모았나요?
 
쉽지 않았습니다. 관북 지역에서 놀이 삼아 부르던 노래와 동작들이었는데, 광복과 한국전쟁으로 고향을 등진 분들이 정착하는 과정에서 흩어지게 되었고, 생활의 고단함 때문에 과거의 기억을 점차 잊게 되면서 완벽하게 자료를 다 기억하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결국, 퍼즐을 맞추듯이 작업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새로 부임하신 박기정 함북도지사님의 권유로 자료 찾기에 박차를 가해 중국까지 건너가 철저한 고증을 거칠 수 있었습니다. 이때 여러 자료의 퍼즐을 맞추게 되었는데, 허휘원 교수님, 남희철 교수님 그리고 한양대학교 김영운 교수님들로부터 가사, 악보, 음원 등을 전수받아 나욱성씨가 극본을 쓰며 제대로 된 작품이 가능해졌습니다. 특히 첫 회장이신 라기섭 도민회장님의 공이 크다 하겠습니다.
 

▲     © 강원경제신문

  
두만강 뗏목놀이에 참여하고 계신 분들은 어떤 분들이신가요?
 
현재 40여 명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고맙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한 것은 모두가 80대 이상의 실향민 1세대라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건강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소리를 해야 하는 부분에서는 숨이 차오를 나이지 않습니까. 이런저런 건강상의 이유로 모두 모여 연습하기도 어렵습니다. 다들 어려운 상황에서 참석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만, 회원이 줄고 있어 걱정입니다.
 
두만강 뗏목놀이공연과 힘든 점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한국민속예술축제에 매년 출전하여 정해진 시간인 약 25분 정도 공연하고 있습니다. 장구, 노래, 방치(다리미), 키질, 뗏꾼, 절구 등 여러 임무를 정해 공연하는데, 함북 출신들이 많이 사는 속초에서 매년 축제가 열립니다. 금년에는 10월에 제주도에서 전국대회가 열릴 예정입니다만 장비가 많아 이동하는데 걱정입니다. 뗏목만 하더라도 3m x 3m 뗏목 3개가 필요한데, 무게도 그렇지만 기타 장비가 많아 이동하려면 트럭을 이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민속예술공연을 하는데 가장 어려운 점은 역시 재정입니다. 일정 금액을 보조받고 있으나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더구나 트럭 등의 비용을 제외하면, 개인의 버스비조차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     © 강원경제신문

  

회장님은 어떻게 두만강 뗏목놀이와 인연을 맺으셨나요?

 
제 고향이 바로 회령입니다. 뗏목을 타고 내려오는 펄프공장이 있는 종착점입니다. 어려서부터 늘 봐오던 선조들의 노동요를 이렇게 되살릴 수 있어서 너무나 기쁜 마음입니다.
한국전쟁이 나던 해에 고등학교 2학년이었습니다. 인민군에게 잡혀 그들과 함께 남하하다가 춘천 부근에서 국군과 조우하며 바로 귀순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때 만난 특무상사로부터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을 들었습니다.
지금은 제기동에서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제 팔십 대 중반이 되었으니 벌써 50년째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늘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두만강 뗏목놀이는 소중한 우리 민속예술입니다. 직접 보고 듣던 우리 1세대들은 조상의 애환을 그대로 재현한다는 자부심 하나로 오늘도 즐거운 마음으로 연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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