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림삼의 초대시 **
베데스다의 썩은 자리 -
비단 오늘은 베데스다 연못물 움직인다던 바로 그날,
땡볕아래서 유난스레 익숙한 그 자리에 아지랑이 피워물고서 딴에는 싱그러운 체취로 눈길 잡아끄는 소용돌이 실상, 처참한 몰골로 웃기는 왜 웃는 건지
나, 원 참!
그러기에 한심한 서른여덟 해 동냥질이 애저녁에 낫기를 포기한 증거 아니겠냐며 찡그린 폭염 인상 더 써 율법인 양 대답 대신하는데
오로지 전설 하나 믿고 달려드는 객기에 기적처럼 환영으로 살아나는 목숨줄 미련, 저리도 맹렬하게 움직이는 걸 보니 살고 싶긴 한가 보다
이대로의 내일이면 이미 포기할 세상인 걸 진즉에 눈치 채고 말았으니 보나마나 잔뜩 흐려진 물일지언정 하마 오래된 연못속으로는 그예 믿음질 퐁 퐁 솟누나, 오늘따라
애당초 하릴없는 변명 따위는 게다가 거짓된 위안 따위는 또는 허망한 자존심 따위라면 굴곡진 세월 앞에 망부석으로 선 헛된 신앙의 주검, 겉치레 불과한
그래도 오늘 연못가에 나서면 가슴에 들려나 인 치는 목소리, “당장 일어나 네 썩은 자리 들고 걸어가라.”
시의 창 -
구태여 개인의 종교나 신앙을 들먹여 편을 가를 속셈은 아니다. 누구나 마음 깊이 믿는 바 하나 쯤은 간직해야 이 험난한 세파 견디어내는 데 큰 위로가 되고, 보이지 않는 응원의 힘이라 여기면서 스스로 마인드컨트롤을 할 꺼리는 있어야 할테니, 누가 무얼 믿던 그건 각자의 자유다. 그래서 필자는 이 지면을 통해서 종교 이야기는 가급적 하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어차피 모태신앙으로 믿음의 유산을 물려받은 개인적 입장이다 보니, 가끔 영혼시나 고백시 종류의 기독교 색채가 진하게 묻어나는 시를 주제로 다룰 때는 있다.
사람끼리의 거래나 인간관계라면 아마도 필자는 애저녁에 배신자라고 낙인이 찍혔거나 지탄의 대상이 되어졌을 것이다. 필요할 때만 찾고, 별로 필요치 않다고 여길 때는 외면하는 상대와 누구라서 사귀고 싶겠는가? 그러나 필자는 믿는 구석이 있으니, 절대로 하나님은 필자를 버리거나, 필자의 간구를 모른 체 하시지는 않을 것이라는 맹목적 믿음이 그것이다.
이따금 임의대로 편할 때만 찾는 하나님이지만, 그래도, 찾지 않아도 함께 하시는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기도를 올리는 아침이다. 삶이 지속되는 한 끝까지 동반자가 될 각종 삶의 질곡들을 피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쓰다듬으며, 기꺼이 고통 속의 소망을 향한 믿음으로 키워가 보겠다는 다짐으로 오늘을 시작한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필자가 받은 사랑과 은혜를 모두어, 이웃과 더불어 누릴 수 있는 넉넉한 마음가짐을 지니겠다는 각오를 얹어본다.
가수 ‘조용필’이 과거 4집 발매 후 한창 바쁠 때 한 요양병원 원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병원 원장은 자신의 병원에 14세의 지체 장애 여자 아이가 조용필 4집에 수록된 ‘비련’을 듣더니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입원 8년 만에 처음 감정을 보인 것이다. 이어 병원 원장은, 이 소녀의 보호자 측에서 돈은 원하는 만큼 줄 테니 조용필이 직접 이 소녀에게 ‘비련’을 불러줄 수 없냐며, 와서 얼굴이라도 보게 해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전했다.
매니저 ‘최동규’씨는 “당시 (조)용필이가 캬바레에서 한 곡 부르면 지금 돈으로 3,000만원 ~ 4,000만원 정도를 받았다.”면서, 그런데 조용필에게 이 얘기를 했더니 피던 담배를 바로 툭 끄고는 병원으로 출발하자고 했다 한다. “그날 행사가 4개였는데 모두 취소하고 위약금 물어주며 시골의 병원으로 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병원의 사람들이 놀란 것은 당연했다. 조용필은 병원에 가자 마자 사연 속의 소녀를 찾았다. 소녀는 아무 표정도 없이 멍하니 앉아 있었다.
기적은 이 때부터 시작됐다. 조용필이 소녀의 손을 잡고 ‘비련’을 부르자 소녀가 펑펑 운 것이다. 이 소녀의 부모도 울었다. 조용필이 여자애를 안아주고, 사인 CD를 주고나서 차에 타는데 여자애 엄마가 “돈 어디로 보내면 되나요, 얼마지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조용필은 “따님 눈물이 제 평생 벌었던, 또 앞으로 벌게 될 돈보다 더 비쌉니다.” 라고 답했다. 세상에는 가슴 따뜻한 사람이 더 많다는 걸 잊지 말자. 그리고 돈보다 귀한 것은 어려운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다. 오늘도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되어, 받는 자보다 주는 자가 더 복되다는 마음으로 행복한 하루를 시작하자.
하루 하루를 나름 열심히 살아가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삶의 모든 걸 대충은 알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알면서도 운이 없거나 재수가 없어서 목표 달성을 못하고, 성공의 대열에서 이탈되며, 다른 사람 탓에 뒤처지게 된다는 착각에 빠지곤 한다. 그러나 길은 걸어 가봐야 길을 알게 되고, 산은 올라 가봐야 험한 줄 알게 되는 법이다. 길이 멀어지면 말의 힘을 깨닫게 되고, 산이 높아지면 공기의 소중함도 깨닫게 된다.
사람은 겪어 보아야 사람을 알게 되고, 긴 세월이 지나 가봐야 그 사람의 마음도 엿보게 된다. 동녘은 밝기 직전이 가장 어둡고, 물은 끓기 직전이 가장 요란하듯이 행복은 막연히 오는 것이 아니라, 늘 인고의 시간을 거쳐서 다가온다. 삶이란 ‘인고부지족(人苦不知足)’이라, 사람은 물질에 만족할 줄 모름을 괴롭게 여기고, 감나무에서 무작정 감이 떨어지기 만을 기다리지만, 세상에 거저는 없다. 준비하지 아니하면 기회도 오지 않는다.
큰 배라 할지라도 물 위에 뜬 것은 뒤집어지기 쉽고, 천리를 달리는 적토마라 할 지라도 멈출 때가 있는 법이다. 일이란 이리 저리 늘 대비를 해가며 살아야 한다. 잘 된다고 하여 한 곳에 오래 머물지 말아야 한다. 반드시 시기하는 사람이 생기게 된다. 새도 한 곳에 오래 앉아 있으면 화살을 맞는 법이다. 그런 간단한 이치가 커다란 진리를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이 세상을 올바르게 살아가기 수월해진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오늘 시의 창 말미에 넋두리 삼아 주저리 엮어보자면, 과연 이런 독백은 어떨까? - 나는 지금 학생이다. 무슨 과에 다니느냐고? 나는 광야대학교 고생과에 다니고 있다. 이 나이에 아직도 이 학교 학생이다. 성적이 별로 좋지 못해서, 입학한 지 오래 됐지만 아직도 졸업을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 대학교의 총장님은 하나님이신데 엄격하기가 태산 같으셔서 대충 넘어가시는 일이 절대로 없으시다. 그래서 컨닝하는 것도 불가능하고, 시험을 볼 때에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수가 없다.
필수 교과목은 기다리는 훈련! 포기하는 훈련! 깨어지는 훈련! 내려놓는 훈련! 순종하는 훈련! 자아죽이기 훈련! 주어진 능력만으로 살아가는 훈련이다. 학비가 비싸냐고? 많이 비싼 편이다. 인생을 모두 걸어야 할 정도이니까. 학비는 죽기 전까지 순종과 복종이라는 제목을 학비로 내야 하는 것이다. 지금 내가 배우고 있는 과목은 버리기 훈련이다. 욕심, 탐심, 내 고집, 내 생각, 인간적인 모든 수단 방법도 버려야 한다.
그런데 나는 매일 거듭해서 낙제를 하는 바람에 이렇게 졸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에는 반드시 합격하리라 결심을 하고 도전해보고 있다. 합격하는 자에게는 졸업 선물이 주어지게 된다. 기쁨! 소망! 평안! 이런 선물이 주어질 것이다. 바라기에는 고생과를 졸업하고, 상급반인 헌신과에 들어가서 새로운 삶을 살았으면 싶다. 그렇기에 오늘도 진리가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도 충분한 삶으로 빛나기를 기도하고 있는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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