林森의 招待詩 - 공치는 그날

林森의 招待詩

림삼 | 기사입력 2024/12/28 [08:43]

林森의 招待詩 - 공치는 그날

林森의 招待詩

림삼 | 입력 : 2024/12/28 [08:43]

  © 림삼

 

- 林森招待詩 -

 

공치는 그날

 

비님 오시는 날은 공치는 그날,

 

새벽 선잠 빗소리 창문 때리면

고물장수 리어카 임시 공휴일

 

일찍부터 갈 데라곤 전혀 없어도

누군가 만나고파 가슴이 설레

 

늦을라 허둥지둥 무얼 입을까

구석에 쳐박아둔 후진 작업복

 

아니지 오늘만은 나도 신산데

옷걸이에 모셔놨던 외출복 등장

 

부랴부랴 단장할 땐 밥도 안먹어

지우산 급히 펴고 집 나서지만

 

골목도 못벗어나 어디로 갈까

전철역 대기 의자 죽치고 앉아

 

이리 뒤적 저리 뒤적 신문 뒤지다

하릴없이 속절없이 한나절 가네

 

주섬주섬 되돌아선 비닐봉지엔

두홉소주 한병과 쥐포 두어마리

 

오늘마냥 으시시 축축한 날엔

방구들에 처앉아서 요게 최고지

 

비님 오시는 날은 공치는 그날,

이날 가고 새날 오면 비 그치려나

 

- ()의 창() -

 

필자의 일곱 번 째 시집인 구름에 달처럼 살아가는 이야기에 수록되었던 시다. 필자의 평생 중 쉽게 살아진 적 있었겠냐만 이 시도 물경 삼십여년 쯤 전, 이도 저도 다 망가지고 홀로 고시원에 머물면서 막연한 내일을 기대하며, 그래도 꿈을 잃지 않고 열심히 고물장사로 연명하던 시절에 적은 걸로 기억한다. 아마도 하염없이 비가 오는 날 어찌할 바를 모르고 시간을 때우다가 싱숭생숭한 심사를 달래면서 푸념처럼 읊조렸을 게다.

 

누구나 제 사연 제일로 서럽고 한스럽기는 마찬가지이겠지만, 어째서 필자의 지난 날들은 하나같이 굴곡과 파고로만 점철되어 있는지 아무리 곱씹어보아도 억울하고 한스럽다. 모든 삶들이 순간의 선택과 집중에 의해 그 성격과 본질이 결정되어지는 것이며, 따라서 책임과 결과도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몫이라는 것쯤은 이미 오래 전에 터득한 진리이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하다. 예컨대 이런 삶의 사연이라는 건 너무나도 거칠고 투박하여 애닯다.

 

어찌된 노릇이, 고르기로 작심했던 길마다 가시밭길이요, 이만하면 타당하다 여긴 결론들이 하나같이 모순덩어리였으며, 애써서 노력한 일마다 실패와 좌절의 연속이었는지 도무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모름지기 평생을 두고 싸워온 자신과의 싸움에서 단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었으니 이거야 원! 천하의 못난이가 어디 따로 있겠는가. 그저 스스로의 운명이 허망하고도 허망하여 하릴없이 하늘 바라보며 썩은 웃음만 흘릴 뿐이다.

 

다만 그럼에도 끝내 굴하지 않고 이 험한 세상에서 살아남아 있는 이 현실에, 제아무리 심한 난관이 풍파로 몰아닥쳤어도 종국에는 어딘가에 빌붙어서 모진 목숨줄 연명해낸 은근과 끈기의 얼에 스스로 찬사를 보내며, 슬그머니 가점 얹어준다. 그렇다. 사람이 산다는 건 어차피 불확실과 혼돈의 미로를 헤쳐나가는 지난한 투쟁의 길인 걸 진즉에 깨우쳤으니, 명불허전 이제와서는 어떤 도전이 다시 엄습한다 하여도 너끈히 물리치고 나갈 체력이나 정신력 쯤이야 애저녁에 터득한 거 아니겠는가?

 

비상계엄 아니라 그보다 훨씬 더한 고난이라 하더라도 이겨낼 수 있으리라. 그리고 그건 필자 뿐만 아니라 모든 우리 국민들이 선천적으로 지니고 있는 유전자요, 오래 전부터 역사가 증명하는 빛나는 저력인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는 사실이다. 지금 전 세계가 우려하는 가운데에도 가장 확실하고 분명한 대처와 단합된 실천력으로 극복의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는 우리 국민들의 모범적인 일상과 불굴의 의지에 무한한 찬사와 긍지를 보내고 싶다.

 

따지고보면 세상은 그저 고맙고 감사할 일로 넘쳐난다. 불평과 불만의 또 다른 얼굴은 기대와 희망이라는 말도 있듯이 어차피 세상사는 마음 먹기 나름이고 자기 하기에 따라 행복의 정도가 달라지는 것이다. 같은 곳에 있어도 행복한 사람이 있고 불행한 사람이 있다. 같은 일을 해도 즐거운 사람이 있고 불행한 사람이 있다. 같이 음식을 먹지만 기분이 좋은 사람과 기분 나쁜 사람이 있다.

 

좋은 물건, 좋은 음식, 좋은 장소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것들을 대하는 태도다. 무엇이든 즐기는 사람에겐 행복이 되지만 거부하는 사람에겐 불행이 되는 것이다. 정말 행복한 사람은 모든 것을 다 가진 사람이 아니라, 지금 하는 일을 즐거워하는 사람, 자신이 가진 것을 만족해하는 사람, 하고 싶은 일이 있는 사람, 찾아갈 곳이 있는 사람, 갖고 싶은 것이 있는 사람이다.

 

누구나 다 아는 공통된 사실이지만, 어릴 때는 나보다 중요한 사람이 없었고, 나이 들면 나만큼 대단한 사람이 없는데, 늙고 나면 나보다 더 못한 사람이 없음을 깨닫게 된다. 돈에 맞춰 일하면 직업이고, 돈을 너머 일하면 소명이다. 직업으로 일하면 월급을 받고, 소명으로 일하면 선물을 받게 된다. 칭찬에 익숙하면 비난에 마음이 흔들리고, 대접에 익숙하면 푸대접에 마음이 상한다. 문제는 익숙해져서 길들여진 스스로의 고착된 마음이다.

 

집은 좁아도 같이 살 수 있지만, 사람 속이 좁으면 같이 못 산다. 내 힘으로 할 수 없는 일에 도전하지 않으면, 내 힘으로 갈 수 없는 곳에 이를 수 없다. 사실 나를 넘어서야 이곳을 떠나고, 나를 이겨내야 그곳에 이르게 된다. 갈 만큼 갔다고 생각하는 곳에서 얼마나 더 갈 수 있는지 아무도 모르고, 참을 만큼 참았다고 생각하는 곳에서 얼마나 더 참을 수 있는지 누구도 모르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지옥을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가까이 있는 사람을 미워하면 된다. 천국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다. 가까이 있는 사람을 사랑하면 된다. 모든 것이 다 가까이에서 시작된다. 상처를 받을 것인지 말 것인지 내가 결정한다. 상처를 키울 것인지 말 것인지도 내가 결정한다. 또한 상처를 지킬 것인지 말 것인지도 내가 결정하는 것이다.

 

그 사람 행동은 어쩔 수 없지만 반응은 언제나 내 몫이다. 산고를 겪어야 새 생명이 태어나고, 꽃샘추위를 겪어야 봄이 오고, 어둠이 지나야 새벽이 오기 마련이다. 거칠게 말할수록 거칠어지고, 음란하게 말할수록 음란해지고, 사납게 말할수록 사나워진다. 결국 모든 것이 나로부터 시작되는 것이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라도 나를 다스려 뜻을 이루도록 시도하는 것이 어떨까?

 

지금까지의 필자의 삶이 비록 굴곡지고 방황과 혼돈의 연속이었지만 그래도 근본적인 사랑을 잃지 않고 지금도 꾸준히 아름다운 삶을 살고자 애쓴다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기에, 어제의 그 아프고 슬펐던 모든 경험들이 지금을 살아가는 양분이 되어졌을 거라는 믿음만은 고이 간직하고 싶다.

 

이제 우리에게 다시 새 해가 찾아주려고 준비를 마쳤다. 지금 비록 온 누리가 얼어붙은 한 겨울의 동토이지만 그래도 이 혹한을 잘 견디어내면 필경 머지않아 온 누리를 가득 채워 꽃향기가 만발할 봄날에 우리 모두의 멋진 꿈도 새싹같이 소록소록 커 나갈 수 있을 것이고, 새롭게 떠오르는 새 해의 새 햇살이 우리에게 그걸 약속하고 있음이다.

 

  © 림삼



도도 24/12/28 [15:56] 수정 삭제  
  비상계엄 아니라 그보다 훨씬 더한 고난이라 하더라도 이겨낼 수 있으리라. 그리고 그건 필자 뿐만 아니라 모든 우리 국민들이 선천적으로 지니고 있는 유전자요, 오래 전부터 역사가 증명하는 빛나는 저력인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는 사실이다. 지금 전 세계가 우려하는 가운데에도 가장 확실하고 분명한 대처와 단합된 실천력으로 극복의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는 우리 국민들의 모범적인 일상과 불굴의 의지에 무한한 찬사와 긍지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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