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회 코벤트가든문학상 대상, 신연옥 "노을"

강명옥 | 기사입력 2023/05/05 [10:27]

제53회 코벤트가든문학상 대상, 신연옥 "노을"

강명옥 | 입력 : 2023/05/05 [10:27]

노을

신연옥


낮에는 만날수 없는 사람을 저녁에 만났다
바다를 좌아악 펼쳐 놓았더니
그 속에서 당신의 빛깔이 떠올랐다
하루에 피로가 파도에 씻겨갈 무렵
바다가 불콰하게 취해 흔들렸다
그도 발그레한 얼굴로 수평선에
드러눕기 전까지는
몸에서 짠내가 진동했다

이별없는 이별을 하는 사람
노을로 왔다 노을로 가는 당신은 노을의 사생아다

그대 때문에 저녁 종소리가 울려오고
새들도 해변을 떠났다
자기만의 색깔을 지우겠다고 바다의 봉제선을 찢고
무모하게 뛰어드는 당신은,
칠흑같은 바닷속 깊이깊이 수장시켜
가슴 속에 간직 하려 했다

늘 허락없이 잠수타는 사람
나는 *푸쉬케가 된 것 같았다
파도는 노을의 문장으로 출렁이고
밀물이 밀고 들어오면
모랫벌도 마구 바다로 뛰어든다
짧은 만남,
떠날때는 소리도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사람
나는 오늘밤 또 혼자였다.

*푸쉬케- 그리스 신화 (밤에 왔다 아침에 사라지는 에로스의 연인)

▲ 시인 신연옥  © 강원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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