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석<콩트인고야?>-신데렐라 정

신데렐라 정

최병석 | 기사입력 2023/01/07 [01:01]

최병석<콩트인고야?>-신데렐라 정

신데렐라 정

최병석 | 입력 : 2023/01/07 [01:01]

코털선생이 간밤에 수지 맞았다.

담배도 피울겸 바람도 쎌겸해서 동네를 돌다가 

반짝거리는 유리구두를 하나 발견한것이다.

그것도 한 짝이 아닌 한켤레였다.

빨간색 예쁜 상자에 곱게 들어 앉은 반짝이는 유리구두 한 켤레였다.

코털선생의 뇌리를 스쳐가는 이미지가 하나 있었는데 그건 바로 신데렐라 였다.

아리따운 공주가 자정을 넘길까 전전긍긍  하다가 유리구두 한짝을 남겨두고 홀연히 자리를

뜨게 되고 유일한 구두 한 짝을 가지고 신발주인을 찾는다는 스토리...

코털선생이 그 스토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걸까?

담배속에 도사리고 있던 니코틴을 연기로 만들어서 몸 속 깊은곳까지 빨아들이고 다소 몽롱한

정신 머리로 시계를 들여다보니 때 마침 자정을 막 넘기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혹시?

주변을 둘러보는 코털선생이다.

스토리에 의하면 이 주변 어딘가에 분명 신데렐라의 흔적이 있을텐데 ...

담배연기 때문일까?

깜깜한 어둠에 편의점에서 흘러 나오는 형광등 불빛 말고는 아무것도 안 보인다.

코털선생은 평소 같았으면 거들떠도 보지 않았을 그 유리구두에 시서을 꽂았다.그리고 두근

거리는 마음까지 한데 싸잡고 뭉퉁거려 두 손에 빨간색 예쁜 상자를 들었다.

코털선생의 집구석으로 끌려 온 유리구두 한 켤레가 빛을 발하더니 칙칙한 총각냄새를 두들겨

패서 밖으로 내어 쫒는다.

다음날이다.

코털선생이 탐정으로 변신했다.

유리구두가 들어앉은 빨간색 예쁜 상자를 뒤집어 까고 유리구두의 온 곳을 스캔했다.

"앗,있다 있어!"

유리구두 밑바닥에 싸인펜으로 적은듯한 작은 글자가 보인다.

<신데렐라 정  010-0101-XXXX>

기가막힌 우연이다.

코털선생의 마음을 정확히 꿰뚫고 적혀있는 메모까지 신데렐라 였다.

코털선생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문자를 넣어 보았다.

'저,혹시 신발 잃어 버리지 않으셨나요?'

답이 없다.

코털선생이 갑갑하다.그리고 좀 더 기다려 보기로 했다.

밤12시가 넘었는데 깨톡소리가 요란하다.

'제 신발 가지고 계신가요?'

'그 그렇습니다만...'

'저,혹시 내일 점심때쯤 시간 되실까요?'

'아,내일 점심때면 가능합니다.'

'그럼 근처 전철역 녹사평역4번 출구에서 뵙겠습니다 '

코털선생이 쾌재를 불렀다.

'아,이제 나 총각신세를 졸업하는건가?'

코털선생이 트레이드마크인 코털을 밀었다.그만큼 이번 만남이 중요했다.

이왕이면 깔끔하게,기왕이면 세련된 분위기로 신데렐라 정을 만나고 싶은거 였다.

옷장에서 몇벌의 자켓이 들락날락 했다.

45년을 살면서 이다지도 공을 들인 외출은 난생 처음이다.

전철역4번출구에 당도했다.

소위 말해서 녹사평역4번 출구가 빛이 나도록 멋지게 보인  적이 과연 있었던가?

코털선생이 코털을 밀어 버리고 말끔하게 차려입고 녹사평역4번  출구에 서 있는 꼬락서니가

우습다.

게다기 유리구두  한 켤레가 담긴 빨간 상자를 들고있다.

이제 그녀 '신데렐라 정'만 나타나면 된다.

이제 잠시후면 코털선생이 백마탄 왕자가 되고 신비한 신데렐라 공주를 맞아들이게 된다.

두근 거리는 심장을 주체하기 어렵다.

 

이때.펑퍼짐한 점퍼차림의 마부같은 남자가 나타났다.

"혹시 신데렐라 정씨와 만나기로 하신 분이신가요?"

"아,네 맞습니다만..."

"당신을 유리구두 절도혐의로 체포합니다"

"허걱쓰!"

코털선생이 절도범으로 둔갑했다.

백마탄 왕자가 아니라 경찰차탄 절도범이 되었다.

우짜쓰까나?

 

알고보니 이 신발은 도둑맞은 신발이었고 그 신발안에 있던

귀중품만 빼고 내다버린 거였다.

▲ 이 유리구두 낯이 익쥬?  © 최병석



콩트집'콩트IN고야'저자(도서출판 신정,2021,10/15초판발행)
교보문고나 인터파크 주문 가능!!
첫시집'먹보들'저자(도서출판 신정,2022,8/15초판발행)
꼰대 23/01/08 [08:00] 수정 삭제  
  아이!쩌위으글속,유리구두에 "시서"을 꽂았다 중 요,"시서" 으 뜻은모여라? 글고,고 유리구두으,주인은,유리구두속에 몬귀중품을 넣었다는거여라? 아이?귀중품을우에따로보관하지않코스리,구두속에느논다말여라? 지나가던,ㄸ거시가 피식허구 ㄸ을 지리고 가겄 쓰라,니?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및 그의 배우자, 직계존·비속이나 형제자매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거나, 이들을 비방하는 경우 「공직선거법」에 위반됩니다. 대한민국의 깨끗한 선거문화 실현에 동참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주간베스트 TOP10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