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석<콩트인고야?>-언더독의 반란

12/30 언더독의 반란

최병석 | 기사입력 2022/12/30 [01:01]

최병석<콩트인고야?>-언더독의 반란

12/30 언더독의 반란

최병석 | 입력 : 2022/12/30 [01:01]

드디어 결전의 날이 밝았다.

기나긴 코로나시국이 살짝 뒤로 물러나 앉아 숨을 쉬기가

그나마 편해졌다.

이 와중에 월드컵이다.

장닥씨는 이 분위기를 반신반의했다.

아무리 월드컵이라지만 바닥에 가라앉은 분위기를 끌어 올리기는 쉽지 않겠다는 합리적인

판단이었다.

그래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로서 큰 기대없이 닭을 튀겨댔다.

그저 '축구경기가 있는 날이니 다른 날보다는 조금 더 주문량이 늘어 나겠지'정도의 생각이었다.

게다가 얼마전에 이태원에서 일어난 참사의 여파로 심각하게 다운된 이 분위기를 무시할 수는

없겠다고 생각을 하였던거다.

월드컵1차전이 열리던 날..

장닥씨는 땅을 치며 후회했다.

평소와 같은 속도로 닭을 튀겨대는데도 주문량을 따라 잡을 수가 없었다.

나오는 닭은 정해져 있는데 주문은 폭주했다.

급기야 주문후에 닭을 받기 위해서는 세 시간이상 기다려야  했고 참다못한 대기 손님들의

주문 취소사태까지 벌어졌다.

여러가지 모양으로 꼬이고 꼬여서 회복하기 어려운 불경기의 한 복판에 서 있는 자영업자의

허탈함이 바로 이런거였다.

늦은 시간까지 뜨거운 기름 앞에서 닭을 튀겨내며 오랫만의 주문폭주를 경험했지만 손에 쥔

이득은 별 볼일이 없었다.

되레 튀겨지는 닭을 이리저리 배달해주는 플랫폼 배달업체들만 잔뜩 배가 불러서 콜을 해대도

잘 와주질 않아 애를 태우는 형국이었다.

'세상에! 닭 한 마리 먹으려면 세 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니 나 부터도 차라리 안 먹고

말겠다'는 생각이다.

장닥씨가 이를 갈았다.

'1차전에 이 정도면 2차전도 이에 못지 않을 터'

더군다나 1차전에서 태극전사들의 성적이 나쁘지 않았다.

2차전에 더욱 기대가 되는 이유였다.

그리고 장닥씨는 사업수완을 발휘해  볼 때라고 생각했다.

2차전이 벌어질 당일에 주변의 선,후배들을 불러모아 정심시간이 되기전부터 닭을 튀겨내기로

계획했고 치킨만 고집할 게 아니라 떡볶이및 튀김류까지 메뉴의 선택폭을 넓혀서 대기시간을

줄여 보기로 하였다.

장닥씨는 '치킨보다 분식'을 기대했다.

그래서 결전의 2차전을 위해 미리 준비한 재료들의 면면을 보면 치킨은 보통때와 같은 양을,

떡볶이와 튀김들은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의 양을 준비했다.

명분은 그럴듯했다.

'손님들의 대기시간을 줄이자'였다.

물론 속 마음은 치킨보다 수익률이 좋은 분식을 이번 기회에 팔아 보자는 심보였다.

그리고 2차전이 열린 날 점심때 부터 장닥씨는 정신없이 바쁘고 또 바빴다.

우리의 태극전사들의 활발한 움직임에 준비해놓은 닭들이 하나씩 둘씩 나가고 나가고 또 나갔다.

그리고 또 또 나갔다.

물론  닭과 닭이었고 치킨과 치킨뿐 이었다.

준비했던 떡볶이와 튀김들은 고스란히 남고 또 남았다.

순전히 계산착오였다.

"축구에는 치맥이다"라는 공식이 성립되었다.

다른 공식을 세울 수가 없다.

장닥씨는 당분간 축구의 공식을 깨트릴 수가 없을거 같다.

축구경기에 끼이고 싶은 언더독들..떡볶이와 튀김 순대들의 반란은 무위에 그치고 말았다.

 

장닥씨도 치킨들 앞에 무릎을 끓었다.

아니 축구경기=치맥이라는 공식 앞에 무릎을 꿇은 것이었다.

▲ 우리 너무 치킨만 예뻐하지 말자고요,,ㅎㅎ  © 최병석



 

콩트집'콩트IN고야'저자(도서출판 신정,2021,10/15초판발행)
교보문고나 인터파크 주문 가능!!
첫시집'먹보들'저자(도서출판 신정,2022,8/15초판발행)
꼰대 22/12/31 [15:06] 수정 삭제  
  아이?치킨십운영자가,츰에두치킨이읎시가뭇팔정도면,그래 기런 턱히 축구겡기가있는날에는 말그대로,치맥이 쵝오로잘팔리는거인디? 글고 치킨집에스리,몬 떽볶이,티김을판답시구,기런걸준비해라? 몬가 치킨집으발생이 잘뭇됭거제라?아님요런글루,워치기 반전을 히보것다구,헝거라면,누가 보구생각히두,궁민핵생두않되는,거시기으발상이며,기런발상으글을맹근것이,증말 거시기헌,거시기여네라,니? 앙글쏘까? 이런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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