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석<콩트인고야?>-구세견(犬)

구세견(犬)

최병석 | 기사입력 2022/05/16 [11:07]

최병석<콩트인고야?>-구세견(犬)

구세견(犬)

최병석 | 입력 : 2022/05/16 [11:07]

이놈의 방뎅이는 엄청스레 탐스럽다.

아니 탐스럽다기 보다는 귀엽다는 말이 더 어울리겠다.

특히나 저 놈,귀뽕이의 자태는 귀엽기가 한량없다.

귀뽕이는 태생이 족보스럽지 않다.

언뜻 보기에는 살짝 시바견처럼 보이는데 또 살짝 뒤틀어서보면 진돗개를 닮은것 같기도하다.

다시 말해순수 혈통을 간직하고 모습조차 질긴 뿌리모양을 간직한게 아니라 다소 커다란

믹서기안에서 서로 끌어안고 이리저리 외관의 모습을 나눠먹기로 결심한 듯한 시바견아닌

시발견(?)귀뽕이를 만난건 그제 저녁이였다.

지긋지긋한 꼬로나2년여를 견디다 못해 가게문을 닫겠다는 수순에 돌입하고 하나씩 둘씩

값나가는 집기와 비품들을 처분하고 씁쓸한 입맛을 다시며 쐬주잔을 기울이고 있던 문점씨였다.

편의점앞을 떠나지 못하고 어물쩡거리는 모습은 '내가 바로 유기견입네'하는 시그널의

표현이었다.

요놈은 배가 고팠는지 문점씨가 의자에 앉아있는데도 슬금슬금 다가와서는 친한 척을 해댄다.

가뜩이나 착잡한 심정을 가눌 길어 없던 문점씨는 동병상련의 기운을 살짝 느껴가며

꼬질꼬질한 길강쥐를 주목했다.

깡쐬주가 싫어 두어개 마련했던 닭꼬치와 어묵부스러기를 살짝 던져주니 눈 깜짝할 사이에

채가더니 좀더 달라고 눈을 껌벅인다.

그러더니 요놈 수차례 방귀를 뀌어댄다.

구여운 방뎅이에서 뿜어져 나오는 방귀뽕소리 귀엽지 않은가?

문점씨의 입가에서 사그라들었던 미소가 번져 나왔다.

'에효,쪼그라들었던 웃음이 겨우 저따위 강쥐때문에 펼쳐지는게야?'

신세가 급 처량해졌다.

강쥐에게 던져주었던 안주꺼리가 바닥나고 이제 쐬주조차 다 떨어졌다.주변을 정리하고

자리에서 일어서려는데 그 방귀쟁이 시발견이 문점씨를 쳐다보며 한 자리에 앉아 있었다.

'얘네 집이 혹 여긴가?'

쓰레기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는데도 강쥐는 여전히 그 자리에서 요동이 없다.

그러거나 말거나 문점씨는 얼큰한 취기가 전신을 감싸옴을 느끼며 집으로 향했다.

'이제 가게문을 닫으면 무얼 어떻게 해 나가야 할 것인지 감이라도 잡으려 이 생각 저 생각

꺼냈다 집어넣었다 애를 써 보는데 도무지 감감 무소식이다.

깊은 한숨과 함께 하늘을 올려다보다가 고개를 떨구는데 편의점에서 닭꼬치를 받아먹더니

귀여운 방귀소리로 문점씨를 웃게 만들었던 그 강쥐가 보였다.

'어라,이 놈 줄곧 나를 따라온게야?'

문점씨는 결국 집앞까지 뒤를 따라온 강쥐에게 집안으로의 들임을 허락했다.

눈만 꿈벅꿈벅하는 이 귀여운 강쥐를 어이할꼬?

문점씨는 우선 이 강쥐를 따끈한 물로 씻어주었다.

그리고 그 귀여운 방귀가 떠 올라 이름을 방귀뽕 아니 방자는 빼고 귀뽕이라 부르기로

하였다.

그리고 날이 새면 어제의 그 편의점에 들러서 강쥐의 주인이 누구인지 수소문해 보기로

하였다.

편의점알바생이 그랬다."개 주인이 누군지 몰라유,어제 갑자기 나타났고 저도 모르는 개여유"

주인 없는 개를 집에 들인 꼴이 되었다.

땅바닥에 닿을듯한 귀뽕이에게 가끔씩 튕겨주기 위해서라도 목줄을 낑겨주었다.

귀여움을 배가 시키기위해 요즘 유행하는 춘식이 캐릭터가 새겨진 외투도 한벌 장만해주었다.

이제 귀뽕이는 그럴듯한 반려견의 신분을 회복했다.

그리고 착잡한 심정을 달래보려 귀뽕이를 데리고 공원산책도 나서보았다.

',뭘 해야 할까나?'

고민의 상자속에 귀뽕이가 드나들었다.

귀뽕이를 데려온지 일주일밖에 안 되었는데 애물단지였다.

밖으로만 떠돌던 애라 그런지 하루종일 온 몸을 긁어대고 핥느라 정신이 없다.

가뜩이나 돈도 없는데 이놈을 데리고 병원에 드나든다.

사람치료비보다 더더욱 비싼 댓가를 지불해야만 한다.

"아무거나 마구 먹어대서 그럽니다.반드시 애견용 사료나 간식을 주시고 주사맞고 연고도

꾸준히 발라주셔야 합니다"

'에효..돈이 없어서 문점씨도 못 먹는데 쌩뚱맞게 귀뽕이의 사료나 간식거리를 위해 많은

부분을 써야만한다'

환장할 노릇이다.

문점씨는 귀뽕이를 데리고 산책길에 올랐다.

걱정은 걱정이고 밖으로 나가자고 보채는 귀뽕이의 보챔에 어쩔 수가 없었다.

귀뽕이는 신이 났다.피부병때문에 죄인인양 큰 칼(?)을 목에 두른 채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한다.

하도 몸부림치는 귀뽕이를 잠시 자유케 해주자고 목줄을 풀어주었다.

저만치서 돌아오는 귀뽕이의 입에 웬 지갑이 물려있다.

고급스러운 향수내음에 쩔어있는 명품지갑이었다.

지갑속에는 현금은 없고 자기앞수표 몇장과 카드두어장,그리고 명함도 들어있었다.

누군가 지갑속의 현금만 빼고 버리고 간 걸 귀뽕이가 물어왔나보다.

문점씨는 지갑속의 명함에 기재된 연락처로 전화를 걸었다.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나긋한 여자의 목소리였다.

 

귀뽕이는 문점씨의 구세견으로 등극했다.

지갑의 주인은 요즘 잘 나가는 핫 인플루언서 였다.

귀뽕이는 확실히 복이 있는 놈이다.

'유기농 애견간식으로 유명한 너튜버'의 지갑을 물고 나타난 귀똥이덕분에 문점씨의 차기

사업에도 길이 열렸다.

아울러 귀뽕이의 주인이 하나에서 둘이 되었다.

어떠하신가? 귀뽕이를 구세견으로 불러줘도 괘안은거쥐?

구세견 귀뽕이를 찬양하라!

 

▲ 시바견 아닌 시발견의 재발견 ㅎㅎ  © 최병석



콩트집'콩트IN고야'저자(도서출판 신정,2021,10/15초판발행)
교보문고나 인터파크 주문 가능!!
첫시집'먹보들'저자(도서출판 신정,2022,8/15초판발행)
꼰데 22/06/05 [10:20] 수정 삭제  
  몬?아근지?당췌알수가읎당께라! Hu~%%@Passing Yellow Color's Dung Dog 가,피식뗑을지리구,지나가것쓰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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