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석<콩트인고야?>-제발,플리즈~

제발,플리즈~

최병석 | 기사입력 2022/05/21 [01:01]

최병석<콩트인고야?>-제발,플리즈~

제발,플리즈~

최병석 | 입력 : 2022/05/21 [01:01]

한 바퀴가 아니다 자그마치 동네를 다섯바퀴 돌아야했다.

요즘 어려운 상황이 맞는건가? 자동차가격이 싸지기라도 했는가?

다들 어렵다고는 하는데 점점 늘어만가는 마이카의 여파로 온 동네가 주차장이다.

짐짓 동네의 한곳에 불이라도 날라치면 소방차가 드나들 통로조차 없어진지 오래다.

오늘은 불금인지라 퇴근시간이 늦었다.

아니나 다를까 집 앞에 떡하니 다른 차가 자리 잡고 있었다.

'집문앞 주차금지'

기껏 만들어 놓은 장애물까지 저만치 밀어내고 자기 차를밀어 놓았다.

일단 차를 세우고 어딘가 모를 곳에 기록되어 있을 연락처 라는 것을 눈 씻고 찾아봤는데

없었다.

불현듯 깊은 곳에 꽁꽁 숨어있던 열불이란 것이 솟구쳐 올라올 태세다.

어쩔 수 없이 다시 차에 올라타고 주변을 살폈다.

한바퀴,두바퀴..그러기를 벌써 다섯번째다.

'다같이 돌자 동네 한바퀴'이 노래를 다섯번 불러 보다보니 자리가 보인다.

급하게 비상등을 켜고 보이는 자리에 꾸역꾸역 애마를 집어 넣었다.

그리고 터벅터벅 집으로 향했다.

차를 대기 위해 헤매다 보니 동네초입까지 와버렸다.

피곤이 도둑처럼 찾아와 어깨를 누르고 있는데 집 앞의 차때문에 피곤함을 더하니 온 몸이

늘어진다.

성갈씨는 속상한 마음에 무심히 세워져 있는 남의 차를 있는 힘껏 발로 차본다.

"삐용 삐용~"그놈의 차가 아프다고 비명을 질러댄다.

그리고 한참을 울어대는데도 차주인은 안 나타난다.

꼼짝없이 귀를 틀어막고 버텨내야한다.

이가 갈린다.

종이를 꺼내 들었다.그리고 이렇게 썼다.

'남의 집 문앞에 차를 대시면 최소한 연락처는 남겨 주시는 게 예의 아닌가요? 정중히 부탁드립니다.가급적 저희 집 문앞에는 주차를 안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드나들기 힘이 듭니다'

일말의 기대감을 와이퍼밑에 슬며시 끼워놓는 늦은 저녁시간이었다.

그리고 다음날 혹시나 하는 맘으로 퇴근했는데 역시나 꼭 같은 차가 어김없이 주차되어

있었다.

'아니,그렇게 정중하게 당부말씀을 적어놓았는데도..'

또다시 화가 치밀어 오르는 성갈씨였다.

오늘도 동네를 꽤많이 돌던 끝에 집으로 들어왔다.

'이놈의 차에 그냥 확 생채기라도 낼까부다'

끓어 오르는 울화통을 진정시키며 다시금 마음을 다 잡는 성갈씨였다.

정말 무던히 참고 있는 중이었다.

예전의 성갈씨였으면 문 앞에 대놓은 남의 차가 웬말이더냐?

아마도 흔적도 없이-잠깐,온통 흔적 투성이 일것 같기도-작살냈을 터였다.

그렇지만 오늘도 마음을 다 잡고 다시금 편지를 썻다.

'두번째로 드리는 부탁입니다.저희 집 문앞에 이런 식으로 차를 대시면 곤란합니다.

오늘 이후로는 대지 말아주십시요,거듭 부탁드립니다'

이렇게까지 정중한 표현을 쓴 적이 있었든가?

성갈씨는 어찌되었든 불타오르는 성깔을 눌러가며 힘주어 글씨를 쓰고 있었다.

이윽고 또 다음날이다.

그러잖아도 회사에서 부장꼰대로부터 어지간한 스트레스펀치를 맞고 나온 뒤인데 또다시

아픈 데를 맞는다.

여전히 똑 같은 차가 성갈씨의 집문 앞에 주차되어있다.

이번엔 정말 못 참겠다.

그놈의 차를 인정사정없이 걷어찼다.

삑삑삑 울어대는 소리고 뭐고 다 필요없다.

동네가 난리다.너도 나도 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기에 바쁘다.

그런데도 유독 차주인은 별반 소식이 없다.

돌아버리겠는 성갈씨다.

다시한번 경고문을 쓰고 있다.

'여기다 주차하지 말라는데 자꾸 주차하는 네 놈은 대체 누구냐? 죽고 싶은거냐? 한번만 더 여기다 주차하면 가만 안 둔다.나 살인전과 있는 사람이닷 '

이렇게 거칠게 글자도 아주 난폭하게 썼다.

그랬더니 다음날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성갈씨 집문앞이 멀쩡하다.

'짜슥..진작 그럴것이지!'

회심의 미소를 얼굴가득 지어 보이는 상갈씨였다.

 

그리고 이틀이 지났다.

집문밖에 경찰관이 서 있었다.

"공갈 협박 고소가 접수 되었습니다.같이 서로 가시죠"

"! 성갈씨가 죄인이 되는 순간인가 보다"

"성갈씨! 성깔을 제대로 부린거 맞는거쥐?"

 

▲ 제발,제발요..정말 이럴꺼예요?  © 최병석



 

 

 

콩트집'콩트IN고야'저자(도서출판 신정,2021,10/15초판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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