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중에 제일은 인화(人和)니라

[고전으로 읽는 세상]

학당 지란지실 | 기사입력 2012/06/26 [08:49]

그 중에 제일은 인화(人和)니라

[고전으로 읽는 세상]

학당 지란지실 | 입력 : 2012/06/26 [08:49]


서구 사상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책 중의 하나인 성경에는 유명한 세 덕목이 있다.
바로 믿음(信), 소망(望), 사랑(愛)이다.
그러나 연이어 이들 덕목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고 말한다.
서구의 침략 역사가 어찌 되었든,
사랑을 최고의 덕목으로 내세우고 있다. 

동양에서 덕목이자 사상을 떠받치고 있는
중요한 기둥 중의 하나는 하늘(天), 땅(地), 사람(人)이다.
흔히 삼재(三才)라고도 하는 이 세 덕목은
여러 경전들 속에 골고루 뿌리내려 있다.
<맹자>는 의미 있게 이들 세 가지를 전개한다. 
 

孟子 曰 天時 不如地利오 地利 不如人和니라
- [맹자, 공손추 하]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천시(天時)는 ‘지리(地利)’만 못하고 지리는 ‘인화(人和)’만 못하다.”

 
조금 더 풀어서 부드럽게 해석하면,
“하늘의 때는 땅의 다스림만 못하고
땅의 다스림은 사람들의 하나 됨만 못하다.”
세 덕목 중에 다른 두 항목을 경시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사람들의 하나 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문구이다.

104년만의 가뭄이라고 한다.
우리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하늘이 행하신 일이다.
예부터 천문대나 기상청을 왕궁 곁에 둔 것은
하늘의 행동 기미를 미리 파악하기 위함이다.
과학이 발달된 현대에도
하늘의 행동을 미리 파악하지 못한다는 것은
매우 한심스러운 모습이다. 

먼 옛날 가뭄이나 홍수가 들면 지도자를 문책하였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하늘 일을 내가 어떻게 할 수 있겠느냐고
나라의 지도자가 변명할 수도 있지만,
기미를 미리 파악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몇 번이고 문책 받아 마땅하다.

만일 기미를 알았다면,
지도자는 대처할 방법이 분명 있다.
땅의 다스림(地利)이다.
땅의 다스림에서 중요한 것은 물의 다스림이다.
지도자는 모든 역량은 쏟아 부어 물을 다스려야 한다.
이를 계획하고 시행하는 것은 칭찬받을 일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하나 됨이다.
어떤 일보다 백성들의 하나 됨을 이루어 가는 것을
최선의 일로 여겨야 한다.
제대로 인지는 모르겠지만
무엇보다 하늘의 기미를 알아차려
물을 다스려보겠다고 4대강사업을 벌인 건 잘한 일이다.
그 정도 재정을 쏟아 부었으면 어떤 효과라도 나타날 것이다.

문제는 인화(人和)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정치인들은 서로를 탓하며 갈가리 찢겨져 있다.
상대방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
국민들을 분열시키는 행태는
지도자가 어떤 정치철학을 가지고 있고
어떤 훌륭한 계획이 있다고 해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가뭄이 더 깊어지기 전에 국가의 지도자들은
겸허하게 하늘과 땅과 국민 앞에 무릎 꿇어야 한다.
목이 곧고 무릎이 뻣뻣한 지도자의 마침은
亡뿐이기 때문이다. 
 

<학당 지란지실>

고전강독(맹자) : 매주 화요일 저녁 7시
문의 : 033-261-4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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