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에 발을 들여 놓은 지가 어언3년째이다. 풋풋한 새내기로 입사시험에서 당당히 합격하고 신입사원으로 첫 발을 뗀지가 벌써 3년이 흘러다는 얘기다. 누가 그러더라. "젊었을 때는 돌을 씹어도 소화가 된다"고... 준팔이는 젊다.누가봐도 새파란 청춘이다. 그런데 돌을 씹게 되면 탈이 날것이 분명하다. 왜냐면 회사내에서의 조직의 일원으로서의 막내는 늘상 소화불량이다. 바로 위의 선배는 물론이고 대리에 과장에 꼰대로 명명되는 부장님까지 모든 일의 하찮은 부분은 모두 막내차지다. '하..이 막내신세는 언제나 면하려나?' 날마다 참고 또 참는다. 이제 다음달이면 꽉 채운3년이다. '다른곳을 알아봐야 하나?' 생각이 많고 또 많다. 한껏 올라서 있던 텐션도 요즘은 줄곧 다운이다. 그렇게 시무룩하게 출근했는데 준팔이 책상 맞은편에 못 보던 책상 하나가 놓여졌다. "저,혹시 신입 들어 오는건가요?" "레알? 참? 진실인가요?" 똑같은 질문을 세번 반복했다.그만큼 절실했다. 준팔이는 신이 났다. 갑자기 텐션 최고조이다. 회사로 향하는 출근길이 즐겁다. 새로 입사한 신참의 이름은 준영이다. "준영아! 이럴 땐 이렇게 하는거고 저럴 땐 요렇게 해야 해" 준영이가 낙심할까봐 노심초사했다. 왜냐면 막내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그랬다. 막내생활 어언 3년이 아니던가? 오늘도 준팔은 뜨거운 날씨에 전전긍긍하고 있을 준영에게 주려고 '얼죽아'를 세컨 투샷으로 준비해서 회사로 복귀하는 중이다. "헬로 준영! 이리 와봐" 준팔은 정말 누구보다 더 애정어린 눈빛과 다정함으로 준영을 대했다. 이런 마음..그는 알까? 준비해 온 시원한 아메리카노를 벌컥벌컥 마셔주는 신참. 준영을 대견해하며 바라보고 있는 준팔에게 김부장이 다가왔다. 뭔 일일까? 갑자기 그가 준팔이의 귀를 잡아당기더니 이렇게 이야기 했다. '너무 그렇게 애 쓰지 않아도 돼..준영이는 사장조카여!" '허걱쓰..'
준팔이의 몸이 얼죽아에서 쏟아져 나온 몇 안되는 얼음조각처럼 아니 그 이상되는 얼음마냥 차갑게 굳어져갔다. 흐미..에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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