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석<콩트인고야?>-탈탈탈!

탈탈탈!

최병석 | 기사입력 2021/09/04 [01:01]

최병석<콩트인고야?>-탈탈탈!

탈탈탈!

최병석 | 입력 : 2021/09/04 [01:01]

기찬이는 죄인이다.

결혼해 달라고 쫓아다니며 꼬실 때는 언제고  그렇게 결혼에 골인하고 나서는

20년이 가까와 지도록 결혼 기념일을 그냥 지나치기 일쑤였다.

그렇게 지내다보니 기찬이는 이미 무신경의 극치를 달리고 있었다.

'옆에서 돕는이로 거듭난 아내의 수많은 시그널을 애써 무시 하다보니 불현듯

미안함이 훅 파고들었다.

'그동안 내가 너무 했던것 같아!'

별볼일 없는 낭군을 의지하고 지켜봐 준 아내가 슬그머니 머리 위로 올라섰다.

그래서 결심했다.

이번에 돌아오는 결혼 기념일에는 뭐라도 해야겠다고 굳은 결심을 하는 기찬이었다.

기찬이는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컴터 앞에 자리하고는 각종 이벤트의 방법이며 선물등에

대해 검색하고 또 검색 하고 또또 검색했다.

그리고 한숨만 내쉬었다.

모든게 다 돈이 있어야 가능하다.

기찬이의 하루 용돈은 밥값포함해서 삼만원이다.

요즘 밥값은 기본이 만원이다.조금 괜찮다 싶으면 만오천원에서 이만원을 후딱

넘긴다.거기다가 담배라도 살라치면 모자라기 일쑤였다.

어쩌다가 술한잔이라도 하는 날이면 군화라도 신고가야 할판이다.

대뜸 신발끈이 많은 군화라도 신고 가야 면이 설 일이기 때문이다.

이러니 뭐라도 할수는 있으려나?

기찬이는 다시 한번 굳은 결심을 하였다.

이를 악물고 용돈이라도 모아서 꼭 아내를 기쁘게 해주리라

한푼두푼 모으고 또 모았다.

연기로 날아가는 돈이 보이기 시작했다.담배를 줄였다.

뱃속으로 들어가는 돈의 양도 줄이기로 했다.

퀄리티는 다소 떨어지지만 배고파 스러지지는 않았다.

술자리도 가능하면 사양했다.

술은 휘발성이 강해서인지 돈으로 변해서 날아가는 속도가 상상을 초월했다.

결심을 한지 수개월째..제법 목돈이 모아졌다.

'이걸 아내 몰래 감춰둬야 깜짝이벤트가 되는거닷'

비자금으로 변신한 고귀한 용돈의 위치가 애매해졌다.

'이걸 어디다 꼬불쳐둬야 잘했다고 소문이 날까?'

불현듯이 머리를 스치는 장소가 있었다.

집안의 은밀한곳은 아니다.

그렇다고 자켓의 숨겨진 내밀한 비밀주머니도 아니다.

서재에 꽂혀있는 자주보는 책 사이도 아니다.

그렇다.바로 아침저녁 출퇴근으로 내 발이 되어주는 애마속의 수납공간..바로 거기였다.

'여기야말로 최적의 장소가 아니런가?'

이제 내일모레면 결혼기념일이다.

기찬이는 아내의 기뻐하는 모습을 떠 올리며 , 이렇게 용돈을 모을 수 있었던

의지력에 급상승하는 자존감을 온몸으로 느껴본다.

집앞에 도착했다.

주변을 살폈다.일단 아무도 안 보인다.

운전석 옆의 수납장을 조용히 열었다.

아무일없다는듯 멀쩡히 안착해 있는 목돈봉투였다.

'이제 내일은 이 돈으로 생각해두었던 목걸이셋트를 구매 해야지..케잌과 함께..'

오늘 밤은 잠도 잘 올것 같았다.

 

기찬이는 기도 안찼다.

아침에 출근 하려고 차 문을 여는데...

'아뿔싸! 문이 열려있다..

엊저녁에 너무 기분 좋은 나머지 문 잠그는걸 깜빡했나보다.

',혹시?'

이를 어쩌나..다 털렸다. ㅠㅠ

 

▲ 에효,그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내 삶의 주변에 널브러진 감성들을 주우러 다니는 꾸러기 시인, 혹은 아마추어 작가
까리맨 21/09/05 [18:26] 수정 삭제  
  노냥,도대체,몬소린디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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