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와 공짜 골프

김덕만 | 기사입력 2021/08/31 [20:50]

공직자와 공짜 골프

김덕만 | 입력 : 2021/08/31 [20:50]

▲ 청렴교육자 김덕만     ©강원경제신문

김덕만박사(정치학)/전 국민권익위원회 대변인 ·한국교통대교수

 

공직자와 공짜 골프 

  

골프하기 좋은 계절입니다. 코로나-19 여파로 경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골프장업계는 초호황입니다. 수요공급 원칙에 따라 골프비용도 많이 올랐다고 합니다. 비즈니스 접대로 골프가 매우 인기죠. 인사·예산·평가 등의 권한을 가진 공직자들도 골프접대로 인한 구설이 종종 보도되곤 합니다. 산업화 시절 한동안 골프자제령 골프금지령 같은 용어가 매스컴에 자주 등장했는데요. 이런 저런 부패유발 요인을 안고 있는 접대골프 때문이었지요.

 

□골프금지령 비사(祕史)

국민권익위원회의 전신인 국가청렴위원회 공보담당관 재직 시절 얘깁니다. 2007년 봄 쯤으로 기억됩니다. 대통령 소속 국가청렴위원회는 청와대 주재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 간사기관으로 공직기강 지침들을 쏟아내면서 공직사회에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대표적으로 ‘골프 및 사행성 오락 관련 공직자 행위기준에 관한 지침’을 들 수 있습니다. 공무원은 물론이고 공기업 등 공직유관단체임직원 모두 직무와 관련된 민간인과 골프를 일체 금지한 것입니다.

 

공보책임자인 필자는 기자출신 감각으로 볼 때 ‘꺼리’가 된다고 판단하고 보도 잘되는 요일을 택해 대대적인 공보활동을 펼쳤습니다. 어느 국무총리가 삼일절에 골프를 쳐서 보름 만에 낙마한 직후에 나온 것이어서 그 파장은 매우 켰습니다. 전국적으로 골프장 예약 취소사태가 벌어질 정도였으니까요. 사태가 확산되자 다시 완화된 정정자료를 냈습니다.

 

수정보도자료는 ‘모든 공직자가 직무관련 민간인과 골프를 금지한다’는 데서 후퇴해서 ‘직접적이고 현실적이며 사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민간인’으로 국한했습니다. 다시 말해 ‘현재 진행 중인 특정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관련 민간인과 골프를 치는 것’만 금지한다는 것입니다. 미래 소관 업무와 관련이 있거나 공직자가 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면 골프를 칠 수 있다는 얘기였죠.

 

□골프는 무조건 금지

당시 이런 설명도 했습니다. 경찰간부가 관내 유흥업소 주인과 골프를 치더라도 비용을 본인이 부담하고, 그 시점에 유흥업소가 불법영업으로 조사를 받고 있지 않다면 골프를 쳐도 된다는 것이죠. 결국은 골프금지령이 해제된거나 마찬가지죠.

 

골프금지령은 2014년 세월호 사태 때 골프치다 적발된 고위 공직자가 나오면서 내려진 적이 있습니다. 2년 여 전에는 국세청에서 한 간부가 세무서장 재직 당시 골프로 물의를 빚어 국세청 자체적으로 골프금지령이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세월이 흘러 공직자 윤리교과서로 불리는 청탁금지법이 나오면서 공직자는 골프금지령이 내려지든 안 내려지든 직무관련자와 골프를 치는 것을 금하고 있습니다. 대통령령인 공직자행동강령에도 직무관련자와 골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공직자행동강령(14조)에는 ‘금품 등을 받는 행위’로 골프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직무관련자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는 행위는 물론 비용을 자신이 지불해도 직무관련자와 골프는 부정청탁금지법 위반입니다. 퍼블릭골프장 실내골프 스크린골프 인도어골프 골프연습장 골프무료회원권 골프장입장권 등 ‘골프’ 단어가 들어가면 무조건 금지대상입니다.

 

□철저한 자기관리

공직자가 직무관련 단체에 골프장 예약을 요구하거나, 회원가로 할인받는 행위도 행동강령 위반입니다. 유관기관이 운영하는 골프장에 가명으로 예약해도 처벌대상입니다.

 

여기서 ‘직무관련자의 범위’를 어디까지 볼 것인가에 대해서는 지금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미래 또는 잠재적 직무관련자로 생각되거나 아리송할 때는 이렇게 하시면 어떨지요.

 

철저하게 각자내기를 하는 거죠. 본인 명의의 신용카드로 계산해서 증빙근거를 남기고요. 라운드 후 식사를 할 적에도 같은 방법으로 밥값을 계산하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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