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석<콩트인고야?>-침소봉대

침소봉대

최병석 | 기사입력 2021/08/14 [01:01]

최병석<콩트인고야?>-침소봉대

침소봉대

최병석 | 입력 : 2021/08/14 [01:01]

▲ 참아라,참아야 하느니라..ㅋㅋ  © 최병석

 

소봉이는 침대에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

머리를 제대로 일으켜 세울 수도 없었고,어깻죽지에 커다란 바윗덩어리를 올려 놓은 것처럼 옴짝달싹 못하고 그저 누워만 있는 형국이었다.

'아니,어제 까지만 해도 멀쩡했었는데 하룻밤새 아무것도 한 일이 없는데 왜 이러는거지?'

도대체 알 수없는 일이었다.

그나저나 이거 출근은 커녕 일어나 세수도 못 할 판이니...

서둘러 회사에 전화를 했다.

"저 이 소봉입니다.아침에 일어나기조차 힘이 들어서 한의원에라도 들려 치료받고 가야 할것같은데 괜찮겠습니까?"

조심스럽게 전화를 드렸다.요즘 코로나시국이라 직장에 잘 붙어 있어야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그러했다.

예전처럼 아프니까 무조건 쉬겠다는 통보성 멘트는 이제 어림 반 푼 어치도 없는 일이다.

다행히 회사에서도 양해를 해 주겠다는 눈치였다.

한껏 염려로 찌릿한 눈빛을 발사 해대던 옆지기가 대뜸 다가와서는 손을 내밀었다.

그저 웬수같은 존재라고 투덜거리기만 할 줄 알았던 와이프가 소봉이가 찌그러져 있으니 커다랗게 다가와서 큰 힘이 되고 있는 것이다.

와이프의 부축을 받아 차에 오르고 한의원까지 당도함에 소봉이는 감지덕지 눈물이 날 지경까지 이르렀다.

"여봉,내 잘 치료받고 갈 테니 조심해서 집에 가 있엉"

소봉이는 평소에 잘 안쓰던 코맹맹이 애교투를 모처럼 투척해댔다.

와이프는 의외라는 듯 흘낏 쳐다보다가 썩소를 날리며 집으로 고고씽이다.

찌릿한 저주파치료가 시작되었다.

움직일 수없는 몸조차 가끔씩 건드려대는 말초 신경 때문인지 움찔 움찔 반응을 해대고 있다.

이 때문일까? 움직거릴 수 있다는 희망이 솟구친다.

이제 한의사가 걱정스러운 눈빛을 장착한 채 문진을 시작했다.사실 소봉이는 치료를 받으러 온 것이지 묻고 답하는 퀴스쇼에 온건 아니었다.한의사가 열심으로 묻고 또 묻는다.

언제부터 그랬느냐? 어디가 어떻게 아프냐? 혹시 어제 주로 뭘 했느냐? 음식은 무얼 먹었느냐?기타등등..

그러다가 문득 어제는 다른 날과 달리 책상머리에 앉아서 컴퓨터랑 하루 종일 씨름을 했었다는 사실을 도출해 내었다.

한의사는 결국 소봉이의 병명을 선포했는데 바로 '거북목에 의한 경추성좌염'모 하여간

이런 것이었다.

즉 소봉이 몸에 매어달린 머리가 컴퓨터에 집중 하다보니 앞쪽으로 대거 쏠린 채 장시간 일을 했고 경추신경을 눌러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되었다는..

병명이 나왔으니 치료에 들어갔다.

머리끝에서 목 그리고 등짝..그리고 손등까지 죄다 침 침 침으로 도배를 했다.

꼼짝없이 엎드린 채 벌을 받는 중이다.

소봉이는 끙끙거리며 수많은 침들과 누가 누가 오래참느냐 대적질중이다.

사실 거의.못 움직인다.뾰죡한 침이 소봉이의 일거수 일투족을 꽁꽁 묶어 놓고 있기 때문이다.

소봉이는 불편한 몸놀림을 어찌하면 수월하게 바꿀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비교적 자유로운 두다리중 하나를 한쪽에 걸쳐두기로 했다.

세상 편했다.그런데 침 맞는 시간이 좀 길었다.

아마도 자세가 안 나오니 그럴 수도 있었다.게다가 수 많은 침들의 견제에 지나치게 지루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

암튼 길어도 허벌나게 길었다.심지어 엎드려 올려 진 두 팔에 쥐가 나서 죽겠을 때까지 참았다. 그리고 도저히 안되겠어서 간호사를 불렀다.

"저기여..온 몸이 마비 될 거 같아요.."

놀란 간호사가 후다닥 뛰어 들어 와서는..

"어머낫,여기 타이머가 왜 안 울렸지?"

"어머,혹시 발로 여기 건드리셨어요?"

..소봉이가 타이머를 건드렸었다.그래서 20분째 이러고 있었다.

"소봉아! 괜찮은거니?" ㅎㅎ

온 몸이 마비되지 않은 소봉이니까...그래도 괘않다.

다만 억울하게 참았다는 사실만 떠 오를 뿐...


 

내 삶의 주변에 널브러진 감성들을 주우러 다니는 꾸러기 시인, 혹은 아마추어 작가
까리맨 21/08/14 [10:42] 수정 삭제  
  도대체,노냥 몬소린디여라?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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