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에도 귀가 있다(Walls have ears)

강명옥 | 기사입력 2021/08/04 [15:41]

벽에도 귀가 있다(Walls have ears)

강명옥 | 입력 : 2021/08/04 [15:41]

김덕만박사(정치학)/전 국민권익위원회 대변인·홍천군홍보대사

   

‘교육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말은 어제 오늘의 교육철학이 아니죠. 인류가 존재한 이래 늘 강조돼 온 것이지요. 요즘 언론보도를 보면 교육계 공직자(공무원+공직유관단체 임직원)들의 비위 행위가 부쩍 많아 보입니다. 아주 추한 짓거리가 있는가 하면 ‘이런 것도 법에 위반되느냐’는 볼멘 주장도 있습니다. 청탁금지법에 비춰 공직자의 부적절한 금품 수수행위를 짚어봅니다.

 

금품 수수행위로 시끄러운 세종시 교육감의 사례를 따져 보죠. 최교진 세종시 교육감이 이태환 세종시 의장과 수백만 원 상당의 금품을 주고받은 혐의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청탁금지법) 위반 여부를 따지는 것이지요.

 

세종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최 교육감과 이 의장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형사 입건했습니다. 경찰은 지난달 중순 내사에 착수한 뒤 최근 정식 수사로 전환했어요.

 

뭘 잘못해 지역 거물 정치인들을 소환했을까요? 최 교육감은 지난해 4월 결혼을 앞둔 이 의장에게 축의금 명목으로 현금 200만 원과 시가 100만 원 상당의 양주를 건넨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비싼 양주가 주로 뇌물 수단으로 이용되는가 봅니다. 저는 양주를 사 본 기억이 없습니다. 이 의장은 당시 시의원 신분이었으며, 지난해 6월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됐습니다.

 

이 의장은 2012년 최 교육감이 선거에 출마했을 당시 수행비서를 맡았다고 합니다.

 

이 수수행위를 청탁금지법으로 따져 보죠. 공직자가 직무 관련 여부 및 기부·후원·증여 등 그 명목에 관계없이 동일인으로부터 1회에 1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받아서는 안 됩니다. 또 수수금지 금품 등을 받은 공직자는 소속 기관장에게 즉시 서면으로 신고해야 합니다.

 

공직선거법도 위반 여부를 따져야 합니다. 세종시선거관리위원회는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선출직인 이 의장 등을 최근 소환해 조사했다고 합니다. 공직선거법은 선출직 공직자와 배우자의 기부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 의장은 최 교육감과 친가족처럼 지냈던 사이라 결혼 축하 명목으로 금품을 받긴 했으나 수개월 후 결혼이 파경에 이르게 되자 되돌려줬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의장은 올해 초 부동산 투기 의혹 등으로 더불어민주당 세종시당 윤리심판원으로부터 1년 6개월의 당원자격 정지 처분을 받기도 한 인물입니다. 최 교육감은 지난 2월 방역수칙 위반으로 과태료 처분을 받은 데 이어 불미스러운 일에 또 이름을 올려 3선 도전을 앞두고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직무관련자로부터 골프접대 논란도 공직사회에서 그치지 않는 단골 비위행위죠. 청탁금지법과 공무원행동강령은 직무관련자로부터 골프접대를 금하고 있습니다. 골프단어가 들어간 모든 시설 접대가 금지됩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성남시 공무원들은 성남시의 코로나19 특별방역대책기간(4월 29일~5월 9일)인 지난 5월 연가를 내고 직무관련 사업자와 골프를 치는 등 향응을 받은 공무원 3명을 중징계하라고 성남시에 요구했습니다. 징계 요구를 받은 공무원들은 지난 5월 1박 2일 일정으로 전남 무안에서 직무 관련자로부터 2차례 골프 접대와 식사비 등으로 모두 180여만 원 상당의 향응을 받아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직무관련자로부터 1회에 1인당 60만원 선의 금품을 수수했다면 수수금액의 최대 5배까지 과태료 처분대상입니다. 1회당 수수금액이 100만원 이하니까 형사처벌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법을 위반했으니 징계처분도 받아야지요. 성남시는 경기도 인사위원회에 이들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고 경기도는 해당 공무원들의 골프모임 자료를 넘겨받아 인사위원회에서 징계 수위를 논의하게 됩니다.

 

노출되기 쉽지 않은 토호세력들의 경조비와 골프접대가 드러나는 걸 보면서 ‘벽에도 귀가 있다(Walls have ears.)’는 서양속담이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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