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예찬

김덕만 | 기사입력 2021/05/11 [19:53]

청렴예찬

김덕만 | 입력 : 2021/05/11 [19:53]

 

김덕만박사(정치학)/홍천출생, 전 국민권익위원회 대변인·홍천군홍보대사

 

청렴예찬

 

 

수필가 민태원 선생의 ‘청춘예찬‘이 있습니다. 뛰어난 수사와 힘찬 문체로 청춘의 피 끓는 정열, 원대한 이상, 건강한 육체를 예찬하고 있는 유명한 수필이죠. 이 청춘예찬의 운율에 맞춰 ’청춘‘을 ’청렴‘이란 단어로 좀 바꿔 보겠습니다.  

 

청렴 ! 이는 듣기만 하여도 설레는 말이다. 청렴! 너의 두 손을 가슴에 대고 폭포수 같은 심장의 고동을 들어보라. 청렴의 피는 끓는다. 끓는 피에 뛰노는 심장은 로켓의 기관같이 힘있다. 이것이다. 인류 역사를 인도해 온 동력은 바로 청렴이다. 청렴은 투명하되 얼음과 같으며, 부패는 군침이 돌지만 갑 속에 든 독이다. 청렴의 끓는 피가 아니더면, 인간이 얼마나 쓸쓸하랴? 통속에 갇힌 만물은 부패가 있을 뿐이다. 청렴을 불어넣는 것은 자기 통제력이 강해야 한다. 마음에 속잎 나고, 정신에 싹이 트고, 꽃 피고 새 우는 봄날의 천지는 얼마나 기쁘며, 얼마나 아름다우냐? 인생에 냉철한 판단력을 이끌어 내는 것은 청렴의 끓는 피다. 청렴의 피가 뜨거운지라, 청렴의 동산에는 건전의 풀이 돋고, 양심의 꽃이 피고, 희망의 놀이 뜨고, 열락(悅樂)의 새가 운다. 청렴의 풀이 없으면 인간은 사막이다. 오아시스도 없는 사막이다. 보이는 끝까지 찾아다녀도, 목숨이 있는 때까지 방황하여도, 보이는 것은 거친 모래뿐일 것이다. 청렴의 꽃이 없으면, 쓸쓸한 인간에 남는 것은 영락과 부패 뿐이다. 청렴을 장식하는 천자만홍(千紫萬紅)이 어디 있으며, 청렴을 풍부하게 하는 온갖 과실이 어디 있으랴? 청렴! 인간이 가장 많이 새겨야 할 청렴! 이것이야말로 무한한 가치를 가진 것이다. 사람은 크고 작고 간에 청렴함으로써 정직하고 굳세게 살 수 있는 것이다.

 

억지로 꿰맞춘 듯한 인상을 받으셨죠? 아무튼 마지막의 문장처럼 청렴의 가치는 무한한 것 같습니다.

 

 

◇‘청렴’의 어감 분석

  청렴과 관련해서 국민권익위원회 전신인 부패방지위원회가 국가청렴위원회로 기관명칭을 변경한 일화를 곁들일까 합니다. 2006년경 부패방지위원회 기관명칭이 너무 부정적이고 과거지향적이라는 일각의 지적이 있었습니다. 언어관습상 ‘부패방지’란 단어는 후진성을 띠고 있습니다. 미개발국 또는 개도국에서 산업화 하는 과정에서 공직자와 권력자들이 각종 이권개입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이기도 하죠. ‘부패방지’는 또한 타율적이고. 수동적이고 통제적이기도 하고요. 굳이 더 사족을 달아 보면 방어적이고 소극적이며 어두운 면도 내포하지요. ‘부패방지’에 내재된 강압적 어감도 부담스럽습니다.

  

반면 '청렴' 어감은 어떻습니까? '부패방지'에 비해 긍정적이고 미래 지향적이며 적극적이지요. 자율적이고 능동적인 뉘앙스도 지니고 있습니다. ‘청렴’은 누가 시키는것보다는 스스로 깨끗해지려는 노력이 강하죠.

 

맑은 하늘(선진국)이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때로 찌든 유리를 약품(형벌)으로 세게 닦아내고 맑은 하늘을 쳐다보려는 움직임이 '부패방지'이고, 비가 내려 저절로 씻겨진 후 열린 문(자율)으로 맑은 하늘을 내다보는 편한 감정이 '청렴'이라면 어떨까요.

 

 

◇역사속의 청렴

  다산 정약용 선생의 명저 목민심서는 청백리의 모델을 제시한 도덕교과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청심(淸心)편에 나오는 아래 글은 이 책의 요지라고 할 만합니다.

  

廉者(염자)牧之本務(목지본무)萬善之源(만선지원)諸德之根(제덕지근).

 

해석하면 청렴은 목민관의 기본 임무요, 모든 선(善)의 근원이며 모든 덕(德)의 근본이니라. 이 표현은 청렴의 의미를 가장 잘 전달하는 명문으로 후손 목민관들에게 사욕없이 청렴하라는 큰 교훈을 남기고 있습니다.

  

물질에 찌들고 내로남불과 위선이 판치는 세상이 바로 서는 길은 바로 미래 최고 정신자원인 청렴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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