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가 차용국, 좋은 문장을 위한 소고

고가 후미타케 <작가의 문장수업>*을 중심으로

강명옥 | 기사입력 2021/03/10 [21:35]

문학평론가 차용국, 좋은 문장을 위한 소고

고가 후미타케 <작가의 문장수업>*을 중심으로

강명옥 | 입력 : 2021/03/10 [21:35]

 

차용국 시인ㆍ문학평론가

 

좋은 문장을 위한 소고

 고가 후미타케 <작가의 문장수업>*을 중심으로

 * 고가 후미타케 지음, 정연주 옮김, 2016.

 

 

1. 문장력, 미래를 위한 최상의 투자

  말 잘하고 글 잘 쓰면 더없이 좋으련만, 두 가지 재주를 다 갖기란 쉽지 않은 듯싶다. 언문일치가 무색하게도 말과 글은 서로 다른 방식의 교육과 훈련이 필요한 분야처럼 보인다. 매일 말하고 쓰면서 살고 있지만 자동으로 습득할 수 없는 것같다. 특히,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언어의 규칙과 형식을 배우고 익혀야만 하는 이유다.

 

이 책은 좋은 글쓰기를 갈망하는 사람들을 위한 텍스트다.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 고가 후미타케가 진행하는 문장수업이다. 그는 머릿속에 뱅글뱅글 돌아다니는 생각은 말이 아니라, 말이 되기 이전의 막연한 느낌이다(16쪽)이라고 한다. 머릿속에 맴도는 '뱅글뱅글'을 말이 되는 언어로 번역(17쪽)했을 때 비로소 문장이 된다는 견해다. 뻔히 아는 말이지만 번역이 쉽지만은 않다. 글은 소리를 단순히 표기하는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말에는 감정이 실린다. 자기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번역할 수 있어야 비로소 만인에게 통하는 문장을 쓸 수 있다.

 

문장을 잘 쓰지 못하였다는 것은 말의 번역에 대한 인식과 기술의 부족일 수도 있지만, 독자에 대한 배려의 부족일 수도 있다. 말의 번역은 그것을 읽을 사람이 있을 때 비로소 성립하는 것이다. 만일 스스로 제대로 번역했다고 생각하더라도 그 말을 독자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 번역은 실패한 것이다. 독자 없는 번역, 독자를 무시한 번역은 의미가 없다.

 

쓰기는 생각하기의 한 방법이다. 애매한 기억과 막연한 감정을 논리라는 꼬챙이로 꿰어 내야 글이 된다(25쪽). 글쓰기는 생각하기이므로 글쓰기의 기술을 몸에 익힌다는 것은 생각하기의 기술을 체화하는 것과 같다.

 

누군가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때는 반드시 '자신'이라는 필터가 들어간다(30쪽). 어디에 초점을 맞추고 들은 이야기를 번역하여 전할 것인가는 그 사람의 자유이이며, 개성 있는 문장이라 할 것이다.

 

지금 지구촌은 제4차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디지털 문명의 시대로 빠른 변화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앞으로도 쓰고 작성하는 시대는 계속될 것이다. 종이에 쓰느냐, 컴퓨터 화면에 쓰느냐가 인간의 쓰는 행위 자체의 감소를 의미하지 않는다. '글쓰기=생각하기'이므로 그것만큼은 기계에 맡길 수는 없다(37쪽). 디지털 문명의 시대에도 '글쓰기=생각하기'는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문장력은 현재와 미래를 위한 최상의 투자임이 틀림없다.

  

 

2. 문장의 목적은 정확한 전달

  글을 쓰면서 경계해야 할 일이 익숙한 미사여구를 나열하는 것이다. 익숙한 말이란 이미 과거 언제부터 계속 사람들이 흔히 써오고 있는 말이다. 분명한 것은 미사여구를 넣으면 넣을수록 정확한 묘사에서 멀어진다. 문장은 아름답게 쓰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쓰는 데 목적이 있다. 문장이 아름다우면 좋지만 아름다움보다 '정확함'이 우선되어야 한다(55쪽)는 말이다. 글의 요점은 글쓴이의 의견이며, 그것을 독자에게 정확히 전달하는 것이 문장이 가진 본래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아름다움이라는 개념은 어디까지나 주관적이다(56쪽). 풍부한 미사여구는 단지 눈에만 잘 띌 뿐이다(58쪽). 특히 SNS에 널려 있는 글들을 보면, 뻔한 미사여구를 무의식적으로 혹은 좋은 표현이라고 오인하여 붙인 시를 볼 수 있다. 그 헛된 노력도 고생이니 의례적으로 '좋아요'를 눌러주기도 한다. 어떤 이는 2천년도 훨씬 전에 성현이 했다는 백 번 천 번 변함없이 지당하신 말씀을 끌어와 써놓고 좋은글이라고 빡빡 우기기도 한다. 그 글이 옳은 글임을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다고, 그러는지 참 난감하기만 하다. 미사여구를 나열하는 것이나, 뻔히 다 아는 글을 늘어지게 깔아놓는 것이나, 자신의 글쓰기 노력을 게을리 하고 독자를 무시하는 불성실한 태도일 뿐이다. 잘못된 글쓰기의 유혹에 풍덩 빠져있어서 여간해서는 해어 나오기 힘들 것이다.

 

좋은 문장에는 좋은 문체가 생성된다. 문체란 리듬의 돋보임이다. 리듬은 논리적이고 감각적인 언어 배열에서 나온다. 각 문장의 연결 방식이나 전개 방식이 이상할 때, 그 주장은 지리멸렬한 글이 되고, 리듬감 있게 읽히지 않는다(46쪽). 결국 논리 전개가 정연한 문장은 리듬도 살아있다.

 

더하여, '시각적 리듬'도 중요하다. 시각적 리듬이란 무엇인가? 구두점 찍기와 행갈이의 적절성 등이 이에 해당한다. 독자는 문장을 먼저 '눈'으로 읽기(62쪽) 때문이다. 먼저, 쉼표를 넣음으로써 글의 의도를 명확하게 만들어 독자의 이해를 돕는 것(65쪽)이다. 쉼표를 찍는 위치는 소리 내어 읽으면서 확인하는 것이 제일 좋다. 소리 내어 읽으면서 잘라야 하는 장소에 반드시 쉼표를 넣는다(66쪽). 한편, 행갈이는 '한숨' 돌리는 포인트이다(67쪽). 행갈이는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강조하는 역할도 한다. 음독해 보면 명백하게 알 수 있듯이 행갈이 한 장소는 구두점보다 더 큰 '한숨 돌리는 포인트'가 된다. 구두점과 행갈이 하는 부분을 의식적으로 잘 활용하면 시각적인 리듬이 꽤 좋아진다(68쪽). 음독은 문장의 리듬과 객관성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다. 같은 말이 여러 번 겹쳐서 나오면 문장의 리듬은 순식간에 나빠진다(72쪽)는 것을 음독을 거치면서 느끼고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잠깐, 말과 글의 논리에 관해서 생각해 볼 일이 있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결코 논리적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말, 나아가 논리적으로 엉터리인 말을 하는데도 크게 오해를 사지 않으며 대화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왜 그럴까? 답은 간단하다. '말 이외의 요소', 즉 얼굴 표정, 목소리의 높낮이나 템포, 시선, 손짓 발짓 등을 구사하며 대화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비언어적 의사소통'이라 부르는 이들 요소는 대화하는 중에 말 이외의 영향력을 발휘한다(49쪽). 하지만 문장에는 이런 비언어적 요인들이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글은 말보다 더욱 논리 정연하게 전개해야 하는 이유이다.

 

디지털 시대의 변화 조류에 부응하여 흥미로운 경향을 발견할 수 있는데, 바로 SNS가 보편화되고, 스마트폰 앱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모티콘을 통한 소통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모티콘의 원형은 원시 상형문자에 가깝지만, 첨단 디지털 기술과 결합하여 새롭고 친밀한 문자의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부연하면, 이모티콘은 휴대전화가 스마트해지면서 자연스럽게 발생한 매우 흥미로운 문자이다. 이모티콘은 감정을 표현하는 기호의 형태로 '비언어적 의사소통'의 도구이다. 지금까지 문장으로 쉽게 표현할 수 없었던 감정도 이모티콘을 사용하면 보여 줄 수 있다. 말 그대로 문자에 '표정'을 더해 준다. 이모티콘을 활용하면 문자를 이야기하듯이 쓸 수 있다(50쪽). 이모티콘이 어느 정도 문자의 기능을 대신할 지, 신인류의 새로운 문자로 창조되어 정착할 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지만, 디지털 문명의 한 조류로써 발전할 것임은 분명하다.

  

 

3. 독자와 같은 의자에 앉아라

   재미있는 글은 구성이 맛깔스럽다(81쪽). 구성이란 문체의 교묘함, 문장의 개성, 문장의 재미 등을 정하는 것이다. 같은 소재라도 논리를 진행하는 방법이나 요리하는 방법에 따라 문장은 전혀 달라진다(82쪽). 논리 전개가 달라지면 문장의 재미, 까다로움, 리듬에도 명확하게 차이가 생긴다(83쪽). 구성은 논리적이면서도 독창적인 기술이기도 하다.

 

서론이 너무 길면 독자는 지루해할 것이고, 결론이 너무 장황하면 마무리가 깔끔하지 않다. 논리의 전개에 따라 다르겠지만 '서론 2 : 본론 6 : 결론 2' 정도의 비율이 무난하다(118쪽)고 생각한다.

 

어느 글이건 문장의 도입부는 중요하다. 영화의 예고편처럼 독자가 더 보고 싶다는 마음의 움직임을 끌어내야 힌다. 독자는 언제나 '읽지 않는다'라는 최강의 카드를 손에 들고 문장과 대치한다. 이렇게 되면 도입부가 가진 목적은 하나뿐이다. 독자를 극장에 오라고 유도하여 우선 '관객석'에 앉혀야 한다(93쪽). 도입부에서 독자의 흥미를 유도하는 패턴으로는 3가지다.

 

첫째, 임팩트 우선형이다. 원경을 보여 주기에 앞서 갑자기 강렬한 결론을 선보이는 패턴이다. 일부러 서두에서 독자가 '오! 뭐지?' 하고 흥미를 끌 법한 결론을 보여 준 후 그곳에서 카메라를 롱 숏으로 바꾸는 것이다(95쪽).이처럼 결론을 앞에서 이야기하는 방식은 영화 예고편에서 주요 액션신이나 핵심 대사를 보여 주는 것과 같다. 언뜻 보면 스포일러 같지만 전후의 문맥을 잘라 버리고, 관심을 집중시키기 위해 삽입하면 관객은 극장을 찾게 된다(96쪽)는 점이다.

 

둘째, 감질 내기형이다. 호러 영화 예고편에 주로 사용하는 '보여 주지 않기' 수단도 관객의 기대를 자극하는 데 효과가 있다(96쪽). '타이거 마스크 이론'이라고 부르는 방법으로, 사람은 정체를 숨기고 있으면 어떻게 해서라도 내용을 알고 싶어 한다는 심리를 이용한 것이다(97쪽).

 

셋째, Q&A형이다. 이는 영화보다 다큐멘터리 등 정보ㆍ교양방송의 예고편에 많이 사용되는 스타일이다(98쪽). 만일 도입만 읽고 읽기를 그만두었다 하더라도 메시지의 핵심은 전달된다(99쪽).

 

문장에는 객관적인 사실과 이유 있는 주장을 담아야 한다. 논리적이라는 말은 곧 '이론이 이치에 맞다.'는 뜻이다(101쪽). 자신의 주장이 확실한 이유로 뒷받침될 때 '논리적인 문장'이라고 말할 수 있다(102쪽). 말하고 싶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이유는 오직 하나, 독자를 움직이기 위해서(105쪽)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진정한 리얼리티는 세부 묘사에 있다(111쪽). 문장은 '귀찮은 세부 사항'을 그렸을 때 비로소 현실성을 얻는다. 그리고 '귀찮은 세부 사항'을 묘사하면서 얻은 현실성으로 독자의 이해를 얻고 문장의 설득력을 강화할 수 있다(113쪽).

 

문장이 있는 한 거기에는 반드시 독자가 존재한다(126쪽). 당신과 같은 문제를 안은 채 같은 풍경을 보며 똑같이 초조해하고 괴로워하는 사람은 반드시 있다(131쪽). 인간은 어떤 시대라도 동일한 것(보편적인 것)을 생각하고 동일한 것을 고민하며 괴로워한다. 자기밖에 모르고 누구도 이해해 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뿌리 깊은 문제야말로 실은 보편성을 가진 고민이다(130쪽). 독자의 옆에 서는 것이 아니라 독자와 같은 의자에 앉는 것이 중요하다. 독자와 같은 의자에 앉아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같은 풍경을 보는 것이다. 그래야 자신도 독자의 일인이 되어 진정한 의미의 독자가 될 수 있다.

 

독자는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만큼만 문장에 흥미를 갖는다.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쉬운 문장을 쓰라(136쪽)는 주문이다. <공동환상론>을 쓴 철학자 요시모토 다카아키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은 가능한 한 말의 표현을 쉽게 고치는 것이었다(137쪽).''고 말했다. 또한 그는 ''저자의 이해도가 깊으면 깊을수록 아무리 어려운 내용이라도 알기 쉬운 표현으로 말할 수 있다(138쪽).''고 했다. 난해한 문장이 지성적인 사람의 문장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다. 난해한 문장이란 독자의 독해력에 어리광을 부리는 문장에 지나지 않는다. 많은 사람에게 열려 있는 평이한 문장만큼 쓰기 어려운 문장은 없다(139쪽). 독자에게 제대로 전해지는 문장을 쓰는 것은 그 만큼 어렵다.

 

글쓴이와 독자 사이에 인식의 차이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빠뜨리고 읽기'가 종종 일어난다. 그러나 나는 독자가 빠뜨리고 읽거나 오독한 경우도 최종적으로 글쓴이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정보란 거기에 적혀 있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제대로 전해지게 적혀 있어야만 비로소 문장으로서 기능하는 것이다(146쪽). 설득하지 말고 문장으로 납득시켜라(147쪽). '이야기'라는 무기를 사용해서 독자를 '납득'하게 만드는 것이다(149쪽).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남의 일에 흥미가 없다(151쪽). 주장하는 내용의 어딘가에 '이건 남의 일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요소가 포함되지 않으면 사람의 마음은 움직이지 않는다. 당사자 의식을 싹트게 해서 남의 일을 '자기 일'로 변환해 주는 장치가 필요한(152쪽) 이유다.

 

서두인 '기'만 바꾸면 문장의 모습이 변화한다. 문장의 '기승전결'을 성립시키려면 서두에 '자신의 주장과 정반대인 일반론'을 배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올바르기만 한 문장은 소통을 막는다(161쪽). 끼어들 틈이 없을 정도로 올바르기만 한 문장은 독자 입장에서 보면 논리의 정당성은 인정하지만 어딘가 억지로 설득당하는 듯한 석연치 않은 기분이 남는다. 이는 문장이 자기완결성을 띠고 있어서 독자가 의논 테이블에 참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162쪽). 제대로 된 주장에는 당연히 반론이 따라오며, 반론에 대답하는 것이 독자와 나누는 값어치 있는 대화(165쪽)가 될 것이다.

 

잘못된 세부 사항은 문장에 치명적이다. 문장을 쓸 때 절대로 범하면 안 되는 실수가 있다. 바로 세부 사항을 틀리는 것이다(169쪽). 사물의 묘사는 세부적일수록 소홀히 하면 안 된다(170쪽). '귀찮은 세부'를 이야기하지 않으면 문장은 현실성을 갖출 수 없다. 세부 묘사에 실패하면 문장의 현실성은 완전히 무너지고 만다. 세부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가, 이는 문장을 쓰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자세임(171쪽)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문장에는 '자기 머리로 알게 된 것' 이외에는 쓰면 안 된다. 취재를 통해 어떤 해답을 알게 되었다 하더라도 이를 그대로 문장에 쓸 수는 없다. 문장이란 답이 아니라 그 풀이법을 보여 줘야 하기 때문이다. 독자에게 결승점이 아니라 '결승점에 이르는 길'을 보여 주는 것이 문장이 해야 할 역할이다(173쪽). '말할 수 없는 것에 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174쪽).'는 비트겐슈타인의 명언을 경청할 필요가 있다. 자신이 '아무것도 모르는 독자'로 출발해 걸어와서 이해하게 된 길'을 충실하게 재현하면 독자도 이해ㆍ납득하게 된다(182쪽). 우리가 실제로 만나고 말을 나누며 같이 일을 하거나 함께 웃고 싸우며 사랑하는 상대도 독자이다. 그러므로 '독자의 의자에 앉는다'는 생각은 모든 커뮤니케이션의 근본 의식이 되어야 한다(183쪽). 결국 문장은 독자와의 대화이다.

 

 

4. 마무리는 편집자의 눈으로

  퇴고는 자신이 쓴 문장을 다시 읽으면서 윤색하는 과정이다(187쪽). 자신의 문장에 가위질을 하여 잘라 내야 할 부분을 싹둑 잘라 내고, 문장의 '이 단락'과 '저 단락'을 대담하게 교체하며, 부족한 부분에는 수 페이지 분량의 장문을 더 추가한다. 자르고, 붙이고, 더하고 나서야 비로소 '퇴'를 '고'로 바꾸는 작업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다. 붉은 펜으로 찔끔찔끔 고치는 건 좋은 퇴고라 할 수 없다. 자신이 쓴 문장에 주저 없이 가위질할 용기가 있을 때 비로소 진정한 퇴고를 할 수 있다(188쪽). 주제와 관련하여 일강적인 경향으로만 흘러가지 않으면서 더 넓은 범위를 포괄하는 내용을 포함할 지 잘라낼 지를 선별하는 일이어야 한다.

 

문장이란 자칫하면 자아도취나 시야 협착에 빠지기 쉬운 도구이다. 자신에게 취하지 않고, 자신의 힘을 과신하지 않으며, 언제나 '의심'하면서 글쓰기에 임하도록 하자(200쪽). 뭔가 의도가 있어서 촬영한 컷을 냉정하게 자르고 연결해 가는 작업, 그것이 편집이다. 어째서 여기에 이 문장이 들어가지 않는가를 확실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글쓴이는 모두 '편집자'의 눈을 가져야 한다(203쪽).

 

퇴고할 때 절대로 하면 안 되는 말은 바로 '아까워'이다. 독자는 당신의 '노력'이나 '고민한 양'을 평가하지 않는다. 문장의 재미, 읽기 쉬운 정도, 쓰여 있는 내용을 평가할 뿐이다(206쪽). 퇴고를 할 때 문장 지우기와 동시에 '문장 자르기'를 따져 봐야 한다. 문장 자르기란 장문 하나를 단문 여러 개로 잘라서 나누는 것을 말한다. 되풀이해 읽으면서 조금이라도 긴 문장을 발견하면 바로 가위질을 해서 문장을 짧게 자르는 것이 좋다(208쪽). 가급적 짧고 간결하게 논리적으로 전개 하고 있는 글은 동영상처럼 생동감이 있다. 좋은 문장이란 바로 살아 꿈틀거리는 글. 그리하여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고, 기꺼이 행동할 수 있도록 하는 부추기는 글이다.

▲ 작가의 문장수업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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