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라 감성이 있는 풍경-녹슨 자전거 / 이수진

시 감평

박선해 | 기사입력 2021/01/26 [12:07]

시나라 감성이 있는 풍경-녹슨 자전거 / 이수진

시 감평

박선해 | 입력 : 2021/01/26 [12:07]

                             

  © 박선해

녹슨 자전거 / 이수진

 

대문 열고 들어서니

연민의 마른 소리가

토방 위에 서성이고 있다

 

헛기침 싣고 달리던 안장에는

구절초 바스락 소리가 자리잡고

긴 한숨 소리도 듬성듬성 앉아 있다

 

흔적만이 아버지를 기억하는 듯

시린 통증이 몰려들다

시간의 무게도 조금씩 휘어 간다

 

쇠붙이도 마디마디 녹슬고

잔잔한 목메임마저

그 자리 묶어 버린다

 

밋밋한 손잡이에 조막손이

달았던 작은 종이 댕그랑 댕그랑

기억 더듬거리며

한생 짓무른 살점이 무너져 내린다

 

시린 관절과 담배 연기가

흙먼지 뒤집어쓰고 달렸던 추억이

하나씩 허물 벗고 있다

 

건너편 산자락에 누워 있는

원망 소리가 넝마 같은 안장에 내려앉아

가슴속으로 달려온다

 

지난날이 지금도 외로운 문지기로 서 있다.

 

♤이수진 프로필♤

상지대 경영학과 졸업. 현)한국방송통신대 재중

한국문인협회 회원.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회원

도산 안창호 우수상. 영산강 빛고을 백일장 대상

김영랑 백일장 수상. 산림문화공모전 수상

제 19회 국제지구사랑공모 수상

이효석 백일장 수상외 다수

저서 시집 그리움이라서. 사찰이 시를 읇다

     시조집 어머니의 비녀

 

♧시 감평 / 시인 박선해♧

자전거는 민중의 원동력이자 문명 성장의 시간에 기여한 주역이었다. 두발에서 인력거로 이어오던 수단과 교역에 자전거의 탄생은 빈부없이 위대하게 현존하고 있다. '시린 통증이 몰려 들다 시간의 무게도 조금씩 휘어 간다.' '건너편 산자락에 누워 있는 원망 소리가 넝마같은 안장에 내려 앉아 가슴속으로 달려 온다' 시의 작법에 의한 표현과 묘사가 잘 되어 있다. 시인은 개인 삶을 객관적으로도 잘 구성하며 아픔의 미학도 내포하고 있다. '구절초 바스락 소리가 자리잡고 있는'에서는 가부장 시대적 민중에 아녀자의 소리를 내는 시대상으로도 볼 수 있겠다. 삶의 기원이 연명해 가야 할 지금의 우리 사회는 난해 하다. 사회상으로 볼때 역사로 부터 충실과 조형의 의의로 인한 시대의 녹이 아닐까! 시인에게 '외로운 문지기'로 섰는 허무한 만남은 을씨년스럽고도 잊혀진 애정을 불러 들였다. '원망소리가 넝마같은 안장에 내려 앉아 가슴속으로 달려 온다' 에서는 삶의 아픈 기억들이 연민의 추억으로 되돌아 왔음을 표현하고 있다. 영혼의 초조함과 사랑관에 애틋함을 드리운다.                          

  © 박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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