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직지소설문학상 대상수상작 [불멸의 꽃] 소설 연재 -37-

고려역사장편소설 [불멸의 꽃]<제37회>-챕터11<지금 잡히면 끝장이다!> 제3화

김명희(시인 .소설가) | 기사입력 2019/09/14 [17:01]

제2회 직지소설문학상 대상수상작 [불멸의 꽃] 소설 연재 -37-

고려역사장편소설 [불멸의 꽃]<제37회>-챕터11<지금 잡히면 끝장이다!> 제3화

김명희(시인 .소설가) | 입력 : 2019/09/14 [17:01]

 

 

 제2회 직지소설문학상 대상수상작 [불멸의 꽃] 소설 연재 -37-

 

▲ 제2회직지소설문학상 대상 수상작 [불멸의 꽃] 표지     ©김명희(시인 .소설가)

 

 

 

 

고려역사장편소설 [불멸의 꽃]<제37회>

챕터11<지금 잡히면 끝장이다!> 제3화

 

▲ 김명희 고려역사장편소설 <불멸의 꽃> 챕터11 간지     ©김명희(시인 .소설가)

 

 

 

 

“맙소사……. 그 영감님이 쫓기시는 이유가 무엇인지요?”

 

도공은 멀리 허공을 바라보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아, 그야……. 거시기 남으 속 사정을 진들 월매나 알것어라. 지도 걍 짐작만 헐 뿐이지 소상히는 몰라라…….”

 

묘덕이 운봉으로 달려오는 사이에, 이평도 장군이 왜놈들을 완파했다는 소식도 그 청자도공을 통해 전해들을 수 있었다. 그것은 참 다행이었다. 그녀는 어제 길에서 보았던 어린 고아들의 눈물이 눈에 선했다. 그녀는 부안진에서 구한 도토와 남원속현에서 구한 도토를 소중하게 받아들고 길을 나섰다.

 

2

 

가는 곳마다 왜적 놈들의 노략질과 그놈들 보란 듯이 격퇴한 이평도 장군의 무용담으로 민심은 떠들썩했다.

 

“좌우당간! 그 문어대가리 넘들이 우리 이평도 장군님이 휘두른 칼에 맞아가꼬 겁나게 죽었당깨라? 그 넘들이 흘린 피루 남원속현 쪽 강물이 벌겋다 안 허요? 앞으루 사나흘은 강물에서 피비린내가 나부러가꼬 마시지 못할 거랑깨요? 참말루 말여! 우리 고려군두 좌우당간 한번 쌈질이 붙었다 하믄, 걍 겁나게 거시기 하긴 거시기 해불지라. 히히히.”

 

왜군 몇몇이 아군들과 접전 중에 도주했다는 소문과 함께 길목마다 관졸들이 지키고 있었다. 묘덕은 수시로 호패를 보여주며 길을 갔다.

 

“어디로 가시오?”

 

“개경으로 가오.”

 

“호패 좀 봅시다.”

 

“여기오.”

 

“왜놈들을 소탕하고 몇몇 놈들이 육지로 숨어들었으니 각별히 조심들 하시오.”

 

“고맙소.”

 

그녀가 탄 가마는 다시 출발했다. 운봉속군에서 다시 인월을 지나자 지리산 팔량치가 나왔다. 가마꾼들은 팔량치(바래봉) 지름길을 택했다. 해가 지기 전에 산을 넘기 위해 가마꾼들은 남은 힘을 모아 속력을 냈다. 팔량치는 높이로 치자면 중간 정도의 고개였다. 가마꾼들의 속도라면 두어 시간이면 넘을 높이였다. 해는 서산으로 기울고 있었다.

 

“아씨. 조금만 가면 팔량치 입구입니다요. 산 밑 민가에서 하룻밤 묶고 내일 고개를 넘을깝쇼?”

 

“아니다. 조금 늦더라도 그냥 서둘러 고개만 넘자꾸나. 고개를 넘어가면 어딘가 하룻밤 묶을 곳이 있지 않겠느냐?”

 

“네, 아씨.”

 

가마꾼들이 속력을 다해 산을 넘기 시작했다. 팔량치 정상 가까이 당도하자 산 속은 이미 어둠이 짙게 깔렸다. 가마꾼들은 가파른 고개에 이르자 힘이 부쳐 속도가 점점 떨어졌다.

 

“금비야.”

 

“네, 아씨.”

 

“가마를 멈추어라. 내가 내려서 잠시 걸어야 저들이 좀 수월하겠구나.”

 

“아씨. 날이 어두워 산길이 위험합니다요.”

 

“괜찮다.”

 

가마꾼들의 힘을 아껴야 남은 길이 수월할 듯 했다. 묘덕이 어두운 밤길을 더듬어가며 가마꾼들의 뒤를 따라갔다. 그 때.

 

‘스스슥!’

 

맞은편 어두운 숲속에서 수상한 기척이 들려왔다. 가마꾼들이 놀라 멈췄다.

 

“게 누구요?”

 

가마꾼이 어둠속을 향해 소리쳤다. 그러나 주변은 고요했다. 그들이 다시 몇 발자국 걸었을 때.

 

‘사사삭!’

 

다시 주변 나무가 흔들리고 이상한 기척이 느껴졌다.

 

“무슨 일이오?”

 

가마꾼들 뒤를 따르던 묘덕이 고개를 빼고 앞쪽을 향해 물었다.

 

“모, 모르겠습니다요…… 저 앞에서 자꾸 이상한 기척이 들립니다요.”

 

“그럴 리가……?”

 

묘덕과 금비와 가마꾼들은 다시 걸었다.

 

‘사-사-삭! 타닥!’

 

가마꾼들이 놀라 다시 가마를 멈췄다. 저 앞에서 나뭇가지가 흔들리다 멈추는 것이 또 다시 가마꾼들 눈에 보였다.

 

“아씨. 아씨.”

 

앞서가던 금비가 놀라 뒤에 있는 묘덕을 나직이 불렀다.

 

“왜 그러느냐?”

 

공포를 느낀 금비가 말을 더듬었다.

 

“아씨. 아, 아무래도 께름칙합니다요. 와, 왔던 길로 다시 돌아가는 게 어떨깝쇼? 저 아랫마을에서 하룻밤 묵고 내일 이 고개를 다시 넘는 게 좋겠습니다요. 자꾸만 저 앞쪽에서 무슨 소리가 납니다요.”

 

“그럴 리가……? 이 밤중에 산중에서 짐승소리밖에 더 나겠느냐?”

 

“아, 아닙니다요. 지, 짐승 소리도 아닌 것이. 암튼 요상합니다요. 아, 아씨! 다시 내려가시어요.”

 

“알았느니라. 그럼 그러자꾸나. 여보시게, 어서 가마를 다시 돌리시게. 아까 그 산 아래 초입에 있었던 마을로 내려가 쉬고 내일 낮에 이 산을 넘으세.”

 

“예. 아씨.”

 

묘덕이 다시 가마에 오르고 급히 아랫마을로 내려가려는 순간, 험상궂은 무리 셋이 나타나 가마 앞을 가로막았다. 가까이 다가온 무리들을 보고 금비는 깜짝 놀랐다. 그들은 낮에 아군에 쫓겨 지리산 어딘가로 도주했다는 왜병들 같았다.

 

“당장! 가마를 내리고 그 문을 열어라!”

 

가마 밖에서 낯선 음성이 들려왔다. 묘덕이 놀라 가마 문을 열며 소리쳤다.

 

“웬 놈들이냐! 웬 놈들이 감히 길을 막는 것이냐?”

 

그중 왜병 하나가 가마 속으로 긴 칼을 들이밀었다. 그가 단칼에 묘덕일행을 베려들었다.

 

“멈춰라!”

 

“소두님. 이것들을 살려 두려굽쇼?”

 

“낄낄낄. 이것들을 묶어서 인질로 끌고 가라! 내일 긴히 쓸데가 있다!”

 

“하!”

 

그 중 상관인 듯 보이는 왜군이 어둠 속에서 부하들에게 명령했다. 묘덕과 일행은 밧줄로 순식간에 몸이 묶인 채 끌려갔다. 묘덕은 객주에서 들은 그 가케이마쿠라 라는 왜군에 대한 이야기가 문득 떠올랐다. 왜군의 행색은 가케이마쿠라와 함께 쳐들어온 징집병사쯤으로 보였다. 가케이마쿠라 수하에 있었던 왜병들인 듯 했다. 그들에게 붙들려 산 속 깊이 끌려가니 희미한 불빛이 보였다.

 

3

 

초막으로 위장한 왜군들의 막사가 여러 개 나타났다. 놈들은 그 안으로 끌고 간 묘덕 일행을 바닥에 꿇어앉혔다. 희미한 등불 아래서 왜병이 묘덕과 금비를 천천히 훑어보았다. 왜병 중 상관처럼 보이는 사내는 얼굴에 상처가 나 있었고 중년쯤으로 보였다. 다른 사병 둘이 그를 히데키 소두라 불렀다. 얼굴에 난 상처는 이번에 고려군의 칼에 맞은 듯했다. 살갗이 붉게 벌어져 흉측했다. 왜병 중 하나가 금비와 묘덕을 위아래로 뚫어지게 훑어보았다.

 

“히데키 소두님! 가케이마쿠라 장군님이 아시면 좋아하시겠습니다요. 계집들이 반반한 게 꽤 쓸 만합니다. 이년들을 어쩔깝쇼?”

 

소두라 불리는 왜병이 묘덕을 뚫어지게 살피더니 대답했다.

 

“킬킬킬. 기집의 행색을 보아하니 고려귀족 같군. 저년을 볼모로 잡고 내일 이곳을 탈출한다! 탈출해서 연안에 매복해있는 가케이마쿠라 장군님의 배로 합류한다!”

 

“하!”

 

그들은 가케이마쿠라 왜군의 부하들이었다. 왜병 둘이 다가와 묘덕과 금비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얼굴을 강제로 들어올렸다. 가마꾼들은 어디로 끌고 갔는지 막사 안에는 보이지 않았다.

 

“너는 누구냐? 네 신분이 무어냐 물었다.”

 

“…….”

 

묘덕이 그들을 노려볼 뿐 아무 대답이 없자 소두가 나섰다.

 

“이런 계집들은 그렇게 고분고분 다루면 말을 안 듣지. 옷을 벗기고 하룻밤 길을 들여놔야, 고분고분해지는 법이지. 헤헤헤.

 

왜병 하나가 금비를 밖으로 끌고나가려 잡아 일으켰다. 그것을 본 묘덕이 눈에 불을 켰다.

 

“네 이놈! 이 못된 도적놈들아! 그 더러운 손 당장 놓지 못 하겠느냐! 나는 이 나라 정안부원군의 부인이다. 네 놈들이 지금 이런 짓을 하고도 무사히 살아남을 성 싶더냐?”

 

“흠핫하하! 고려 부원군의 부인이라……. 월척이 걸려들었군! 내 판단이 맞았군 그래? 인질이 제대로 걸려들었어. 핫하하! 내일 고려군 놈들과의 거래가 재미있어지겠군.”

 

왜군 소두 히데키가 음흉한 얼굴로 크게 웃었다.

 

 

 

 

-> 다음 주 토요일(9/21) 밤, 38회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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