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직지소설문학상 대상수상작 [불멸의 꽃] 소설 연재 -26-

고려역사장편소설 [불멸의 꽃]<제26회>-챕터7 <스님……, 가시옵니까?> 제7화

김명희(시인 .소설가) | 기사입력 2019/06/29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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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직지소설문학상 대상수상작 [불멸의 꽃] 소설 연재 -26-
고려역사장편소설 [불멸의 꽃]<제26회>-챕터7 <스님……, 가시옵니까?> 제7화
 
김명희(시인 .소설가) 기사입력  2019/06/29 [20:01]

 

 

                제2회 직지소설문학상 대상수상작 [불멸의 꽃] 소설 연재 -26-

 

▲ 제2회직지소설문학상 대상 수상작 [불멸의 꽃] 표지     ©김명희(시인 .소설가)

 

 

고려역사장편소설 [불멸의 꽃]<제25회>-챕터7

<스님……, 가시옵니까?> 제6화

 

▲ 제2회직지소설문학상 대상 수상작 [불멸의 꽃] 챕터7 간지     ©김명희(시인 .소설가)

 

 

 

 

아……, 어찌해야 좋지? 어디로 가셨을까? 스님, 너무하십니다. 내가 이토록 스님을 뵙길 원하는데……. 스님은 왜 자꾸만 제게서 더 멀리 가시는지요. 내 마음은 스님을 향해 바람처럼 떠돌고 있는데……. 스님은 제가 그립지도 않으신가요? 스님, 지금 어느 산을 넘고 계세요. 지금 어느 내를 건너고 계세요. 제 생각을 가끔이라도, 아주 조금은 하시는지요. 그립습니다. 하아…… 이제 어찌해야 좋을까. 충청지방 어딘가로 떠나셨다는 스님을 무슨 수로 찾아간담. 무엇으로 이 황량한 마음을 메울 수 있을까.’

 

‘스님…….

 

가시오니까, 그렇게 가시오니까…….

 

저를 버리고 멀리멀리 가시오니까…….

 

저는 어찌 살라고, 저만 두고 자꾸만 멀어져 가시오니까…….

 

떠나가시는 임 붙잡고 싶지만

 

제가 울면 가셔서 영영 아니 오실 것만 같아

 

사랑하는 임, 저 들판 꽃바람실어 아득히 보내오나니

 

임이여 너무 멀리가지 마오소서

 

부디 제게로 속히 돌아오소서…….’

 

 

 

8

 

백운스님은 묘덕이 그토록 애타게 찾아다니는 것도 모르는 채 청주목에 이르렀다. 그곳도 어수선한 시국은 마찬가지였다. 마을마다 백성들의 원성은 하늘을 찌를 기세였다. 오랜 길 위의 삶으로 초췌해진 스님은 차가운 겨울바람도 잊고서 무심천변에서 밤늦도록 홀로 서성였다. 무심천은 곳곳에 얼음이 얼어있었다. 누군가의 안녕을 비는 그의 안간힘처럼, 얼음사이로 물이 졸졸졸 힘겹게 흘렀다. 백운스님은 그 모습을 오래 바라보았다. 자신이 남달리 아꼈던 사람을 아무리 잊으려 애써도 잊을 수 없어 괴로웠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물줄기가 자신의 미련처럼 느껴졌다. 그는 무심천과 흥덕사를 여러 날 오가며 묘덕을 향한 인연의 마음을 비워내고 있었다. 백운스님은 그 후로도 한동안 더 흥덕사에 머물렀다. 그는 시간이 될 때마다 저자거리로 나가 부처님 말씀을 전했다. 그것은 곧 아픈 그리움으로 무너져가는 자신을 새롭게 일깨우는 말씀이기도 했다.

 

“여러분, 깨달음의 공부란 어떤 것일까요?

 

그것은 꼭 화두를 물어 배워야 하는 일은 아니며,

 

꼭 화두를 들고 힘을 써야 하는 일도 아닙니다.

 

그것은 옛 조사 스님들이 대중을 위해

 

대신 말한 선지식의 법문을 공부하는 일도 아니고,

 

또 조사스님들의 말과는 어긋나게 말한

 

선지식의 법문을 공부하는 일도 아닙니다.

 

또 그것은 꼭 부처님의 경전을 보아야 하는 일도 아니고,

 

꼭 논을 짓거나 풀이에 대해 옳고 그름을 따지는 일도 아니며,

 

꼭 이산 저산으로 돌아다니는 일도 아닙니다.

 

그리고 그것은 꼭 시끄러움을 떠나 고요함을 얻는 일도 아니며,

 

마음을 모아 밖을 비추어 보거나

 

마음을 맑혀 잠잠히 안을 비추어 보는 일도 아닙니다.

 

만일 이같이 배워 익혀 하나도 막힘없이 다 안다고 해도

 

이것은 깨닫는 공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총명도 업은 당해낼 수 없고

 

실행이 따르지 않는 지혜로는

 

나고 죽음을 벗어날 수 없다'고 한 것입니다. 

 

성불하십시오, 나무관세음보살……!”

 

길가는 이들은 백운스님의 가르침에 처음에는 무관심했지만, 그의 설법은 신비롭고 힘이 있어 날이 갈수록 그의 주변으로 사람이 몰려들었다. 그 중에는 장마다 돌아다니는 보부상들도 끼어 있었다. 스님은 부처님 말씀을 다 듣고 떠나려는 보부상들에게 다가가 서책을 팔아주었다. 그는 틈틈이 서책들을 읽었다. 한 여인이 마음에 밟혀 마음이 소란스러울 때마다 찬바람 부는 무심천으로 나갔다. 천변에 나가 스산한 마음을 흘러가는 물에 띄워 보냈다. 투명하고 수정 같은 물속에 잠긴 갈댓잎이 스님의 마음을 아는지 끄덕이며끄덕이며 오래 흔들렸다.

 

9

 

“뭐라? 아직도 아씨마님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고?”

 

“예, 나리.”

 

“그럼 선원사는? 그곳은 가 보았느냐?”

 

“예, 나리. 그곳에 찾아가 석찬스님을 잠시 뵈었는데……. 아씨마님은 오래 전에 잠시 들렀다가 집으로 가신다며 산을 내려가셨다 합니다요.”

 

“집으로 간다 하셨다는 게 사실이더냐?”

 

“예, 분명 그리 말씀하셨다 합니다요. 틀림없습니다요.”

 

“이거야 원! 아니 그럼 대체 아씨가 어디로 사라졌단 것이냐? 안되겠다! 혹시 윤필암에 머물고 계실지도 모른다. 너는 어서 지금당장 행랑아범을 급이 내 처소로 부르거라! 이 겨울에 뭔 변고라도 났다면 큰일 아니더냐?”

 

“옙, 분부대로 거행하겠습니다요.”

 

정안군 허종은 행랑아범에게 말을 내주어 급히 윤필암으로 보냈다. 그가 돌아올 때를 기다리며 정안군은 사저에서 애가 탔다. 여행을 잠시 다녀오겠다며 출타 한 지가 달포가 훨씬 지났어도 아무 소식이 없는 묘덕 때문이었다. 정안군은 그녀에 대한 걱정으로 잠시도 자리에 앉지 못했다.

 

10

 

다음날 아침, 금비가 방문을 열고 묘덕을 깨웠다.

 

“아씨, 일어나세요. 이젠 개경으로 떠나셔야지요? 아씨.”

 

“…….”

 

“아씨. 아씨……?”

 

그녀는 아무런 기척이 없었다.

 

금비가 놀라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그녀의 얼굴이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금비가 아씨의 이마에 손을 얹어보았다. 온 몸에 열이 펄펄 끓었다.

 

“아씨. 정신 좀 차려보세요. 아씨!”

 

“금비야. 내가 좀 몸이 편치 않구나…….”

 

“많이 아프세요? 아효, 일 났네……! 아씨. 어디가 가장 많이 아프세요? 예?”

 

“금비야……. 미안하다. 조금만 더 누웠다 일어나마. 그럼 괜찮을 게다.”

 

“아효, 아씨.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닌 듯합니다요. 탕약을 드셔야지 이대로는 안 됩니다요. 아씨 온몸이 불덩이 인걸요…….”

 

금비가 밖으로 나갔다. 묘덕은 천길 벼랑으로 떨어져 내리는 듯 힘에 겨워 잠에 빠져들었다. 금비가 탕약을 다려 와 묘덕을 흔들어 깨웠다. 그녀는 겨우 약을 받아 마시고 다시 맥없이 쓰러졌다. 금비가 물수건을 가지러 밖으로 나갔다. 가마꾼들은 모든 채비를 하고 마당에 대기 중이었다.

 

“개경으로 일찍 떠난다더니 어찌되는 거요? 출발 안 합니까요?”

 

“아씨가 많이 편찮으셔서 오늘은 떠나기 어렵겠소.”

 

“예? 아효. 먼 길에 병이 나셨나보네. 알겠습니다요.”

 

금비는 하루 종일 물수건과 탕약을 들고 묘덕의 머리맡을 드나들었다.

 

“아이고, 아씨. 내 이런 일 생길 줄 알았습니다요. 아씨, 어서 기운 좀 내셔요. 개경으로 돌아가셔야지요? 나리가 아씨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실 겁니다요.”

 

그녀는 일어나지 못했다. 공양간 보살님이 미음을 가져다주었다. 금비는 그녀의 입에 미음을 조금씩 떠 넣었다. 밤이 늦도록 그녀는 끙끙 앓았다. 새벽이 되어서야 약기운이 도는지 조금 몸을 움직였다. 아침이 되었다. 금비는 그녀 곁을 밤새 지켰다. 새벽녘에 묘덕은 간신히 일어나 앉았다. 금비가 아씨의 안색을 살폈다. 금비는 이대로 먼 길을 떠나기는 정말 무리라며 하루 더 머물자고 묘덕에게 졸랐다. 묘덕도 마음과 달리 몸이 전혀 말을 듣지 않았다. 금비 말대로 일행은 어쩔 수 없이 하루 더 칠장사에 머물러야했다. 그 다음날 아침, 묘덕의 안색이 많이 돌아왔다. 금비가 일어나보니 이미 묘덕은 떠날 준비를 다 마친 후였다. 금비가 아씨의 부지런함에 혀를 내둘렀다. 칠장사에 머문 지 벌써 나흘이나 흘렀다.

 

11

 

“어찌 되었더냐? 윤필암에도 아씨가 안 계시더냐?”

 

 

 

-> 다음 주 토요일(7/6) 밤, 27회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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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6/29 [20:01]  최종편집: ⓒ 강원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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