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의 힘

소설 <귀래일기>를 읽고

박현식 | 기사입력 2019/04/08 [11:56]

기록의 힘

소설 <귀래일기>를 읽고

박현식 | 입력 : 2019/04/08 [11:56]

 

▲ 호남제일교회 황규석 목사 ©강원경제신문

인간은 언어를 사용하는 만물의 영장인 동시에 문자를 사용하여 인류문화를 발전시켜 나가는 창조적 존재이다. 문자는 성서와 예술, 과학, 문화, 그리고 민초들의 생생한 삶을 이웃과 공유하고, 또 후대에게 전하는 촉매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일기는 저자가 기록한 그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기후, 종이 변천사, 풍습, 사건사고, 그리고 개인의 삶의 모습을 고스란히 후대에게 전해준다. 이런 중요한 문화유산이란 점에서 16C 충무공 이순신의 난중일기18C의 영성가 존 웨슬리의 일기는 매우 역사적인 가치가 있다.

 

원주시 귀래면의 최영숙님이 15살때부터 50년간 한결같이 써두었다가 주변의 도움으로 국가 기록원에 영구보존이 된 최영숙 일기가 요즘 세간에 화제가 되고 있다. 인물 연구가이자 사회운동가인 박현식박사가 이 일기를 바탕으로 일기 소설 귀래일기를 써서 세상에 내놨더니 인기가 폭발적으로 상승하여 초판된지 1달만에 3쇄에 들어갔다.

 

귀래일기는 가난한 집안에 여자로 태어나서 초등학교에서 1등을 놓치지 않았던 최영숙씨가 중학교 진학을 하지 못한 한 때문에 글을 잃어버리면 어쩌나 하는 염려와 함께 무기력한 자신을 달래기 위하여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이 일기 속에 여자의 일생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여자이기 때문에 외면당해야 하는 서러움 그리고 남아선호사상 때문에 본인의 자식을 낳으면서 친정 어머니를 닮아 영숙이는 계속 딸만 낳는다는 불만”(귀래일기 63) 때문에 가슴 졸여야 했던 심경, 그리고 자식을 키우고, 가르치며, 출가 시키는 과정, 남편과의 애증, 마을 부녀회장으로서 겪였던 일화들, 그리고 한국 현대사의 변천과정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귀래일기에는 역사성이 있다. 먼지나는 시골길을 약간 펴서 포장도로를 만드는 것, 호롱불시대에서 전기시대가 되면서 부잣집에만 있던 TV를 보느라고 모여드는 생활상, 한국전쟁의 뼈아픈 기억, 새마을운동 전개, 88서울 올림픽 상황, 신군부세력의 5공 청문회와 전직 대통령들의 단죄, 그리고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의 소회등, 역사성이 짙은 일이나 또한 본인이 군 웅변대회 최우수상 수상과 함께 인기가 치솟아서 방송출연과 신문기사 취재대상이 되는 등 유명인사가 되어 가는 과정을 여과없이 솔직담백하게 기록하였다. 이 일기가 임자(박현식박사)를 잘 만났기에 날개를 달게 된 것이다. 이것을 가리켜서 기록의 힘이라고 말할 수 있다.

 

기억은 기록을 따라 잡을 수가 없다. 기억은 한계가 있다. 세월이 지나면 흐릿해지고 사라지고 만다. 그러나 기록은 인류역사가 존재하는 한 함께 한다. 성경이 그 좋은 예가 된다. 일기이든지, , 수필, 칼럼 또는 필경(성경 옮겨쓰기)은 좋은 습관이 된다. “사람은 죽으면 이름을 남기고 범은 죽으면 가죽을 남긴다”(한국속담)고 하지 않았는가? 기록하는 좋은 습관이 이름을 남기고 문화를 계승하며, 사상을 전해 주는 기록하는 습관을 키워볼 필요가 있다.

 

귀래일기를 손에 쥐고는 단숨에 읽게 됐던 큰 감동이 가슴깊이 자리를 잡고 있다. 50년간 꾸준하게 일기를 쓴 최영숙여사와 또 일기를 소설화한 박현식박사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기록의 힘이여 영원하여라!   <호남제일교회 황규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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