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작가 한상도의 꽃꽂이

강원경제신문 | 기사입력 2016/10/21 [08:32]

농부작가 한상도의 꽃꽂이

강원경제신문 | 입력 : 2016/10/21 [08:32]

 

▲ 농부작가 한상도     © 강원경제신문

 

태화산 편지 667. 꽃꽂이 / 한상도

 

며칠전 읍내의 어느 기관에 들렀을 때
응접실 탁자 위에 놓여 있던 꽃병입니다.
꽃잎을 펼치고 활짝 피어난 가을국화가
사무실 공간을 아름답게 꾸며 주고 있습니다.

제게도 소녀같은 감성(?)이 있는지라
예전 같으면 코를 대고 향기도 맡고 하겠지만
지금은 그러고 싶은 마음이 추호도 없습니다.
오히려 저 꽃이 안타깝고 애처롭기만 합니다.
뿌리가 잘리고 잎이 뜯긴 불구이기 때문입니다.

이곳 태화산으로 내려와 생활한지 4년.
또 하나 달라진 것이 있다면 바로 그것입니다.
아무리 하찮고 보잘 것 없는 것이라도
한번쯤은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게 됩니다.

꽃의 가지를 잘라 만드는 꽃꽂이.
우리 사람들 입장에서야 예쁘고 향기롭지만
꽃의 입장에서는 고통스럽기 그지 없을 것입니다.
다리를 잘라 매다는 것과 다를 바 없으니까요.

그래서일까요.
예로부터 우리 문화에는 꽃병이 없었습니다.
꺾어다 꽃병에 꽂아 놓고 보는 게 아니라
화분에 심어 놓고 그대로 즐겼습니다.
꽃꽂이는 해방후 들어온 서양문화의 잔재입니다.

그러니 꽃을 사랑한다면
꽃꽂이보다 화분을 가까이 하십시오.
꽃꽂이는 단지 보여주기 위한 억지의 꽃이요,
참다운 꽃의 모습은 화분에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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